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리더십이 금이 가고 있다. 개인적 능력보다는 집권여당의 문재인 대통령의 임기가 1년이 안 남았기 때문에 그로 인한 영향으로도 보인다. 사실 문 정부 출범 초기에 당 대표를 했던 이해찬 전 대표는 카리스마도 있었지만 임기 초라서 당 대표의 말에 여당 의원 누군들 말꼬리를 잡았겠느냐 마는 올해 중으로 여당의 대선주자가 결정나야할 판이니 유력 주자들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가 없다. 그러니 당 문제에 대해 쉽게 결정하지 못하고 끌려 다니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송 대표가 골머리를 앓게 하는 현안들이 몇 있다. 부동산 비위의혹이 제기된 의원 12명의 탈당 처리 문제다. 그는 선당후사(先黨後私)를 호소하며 관련 의원들이 탈당해줄 것으로 믿었지만 결단을 내린 지 2주가 지나도 유야무야한 상태에 이르고 있고, 지역구 의원들이 억울하다며 버티니 뾰족한 수가 없이 계속 그들에게 끌려 다니는 모양새다. 송 대표는 계속 설득을 이어간다는 방침을 정했지만 당사자들이 버티는 한은 탈당이 성사되기가 쉽지만은 않을 것이다.

다음이 경선연기론이다. 이 또한 골칫거리다. 송 대표가 취임하고 나서 ‘경선 연기’ 문제가 나오자 기획단을 만들어 의견을 모아 결정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러다가 지체가 되자 기획단에서 정할 일이 아니므로 곧 경선연기문제에 대해 당론을 정하겠다고 했다. 송 대표는 대선주자를 만나 의견을 듣고 있지만 반대세력들도 만만치가 않다. 당헌․당규에서 규정한 대로 따르자는 것인데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으니 리더십에 혼선이 오고 지도력에 손상이 된다.

당내 일부 세력들은 송 대표가 당 주류인 친문 눈치를 보는 게 아니냐는 의심을 받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경선일정에 대해 현행대로 할 것인지, 연기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빨리 결정해야 한다. 그래야만이 당내 갈등이나 후유증이 없을 것인바, 현재 여권의 대선주자 선두를 달리고 있는 이재명 지사측에서는 경선연기에 강력반대 입장을 표명한바 있다. 반면 후발주자들은 경선 연기를 계속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대선 경선 일자의 결정이 늦어지면 늦어질수록 대선 출마 후보자들의 세 결집 구도는 치열해질 것이고 민주당 내의 갈등의 골도 깊어질 것은 틀림이 없다. 송 대표가 대선 주자들을 만나보고 난 뒤 결정하겠다는 자세다. 사실 경선 연기는 의원총회나 당무위원회의 의결사항이 아닌 대표의 권한이다. 자신의 권한을 행사하는데 이것저것 눈치보고 하자니 그래서 여당내에서는 송영길 대표의 리더십을 의심하고 있는 것이다. 과거와 다른 집권여당의 진풍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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