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가 성김 대표 방한에 관심
한미일 북핵 대표, 北문제 협의
김정은 ‘대화’ 발언엔 평가 갈려
[천지일보=김성완 기자] 주요7개국(G7) 정상회의 등 유럽 순방을 마친 문재인 대통령이 순방 성과 정리를 비롯해 향후 정국 구상에 전념했다.
주말 동안 별다른 일정 없이 순방 성과를 정리하고 그간 발생한 국내 현안에 대한 보고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는데 향후 국내 현안에 집중하는 것은 물론, 특히 외교‧안보의 한축인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재가동을 위한 물밑 작업도 본격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때마침 성 김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의 방한과 맞물려 북한도 대화 의지를 드러낸 터라 북미대화 재개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이 흘러나오는 상황인데, 우리 정부의 구상대로 이뤄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성 김, 文대통령 예방 여부 관심
20일 청와대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귀국 후 이틀 동안 관저에서 휴식을 취하는 것으로 장기 순방을 통해 누적된 여독을 푸는 데 우선 집중했다. 순방 기간 국내 현안을 정리한 각 비서실별 서면보고 내용 중심으로 검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가운데 외교가에서는 성 김 대표의 방한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성 김 대표는 전날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해 “한국 정부의 노(규덕) 수석대표와 그의 동료들, 일본의 후나코시 수석대표와 그의 동료와 생산적인 만남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성 김 대표의 방한은 지난달 21일 대북특별대표에 임명된 뒤 약 한 달만이다.
성 김 대표와 노규덕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후나코시 다케히로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 국장은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실무 협의를 갖고, 북한과의 대화 재개를 위한 협력 방안 등을 논의한다.
바이든 정부 출범 이후 한미일 3국 북핵 수석대표들이 대면으로 만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인데, 3국 간 실무 협의 내용이 정리되면 성 김 대표가 문 대통령을 예방해 관련 내용을 공유할 것으로 보인다.
◆북미대화 가시권 관측도
싱가포르 1차 북미 정상회담에 깊이 관여한 성 김 대표가 취임 한 달만에 공개 행보를 시작한 것을 놓고 외교가에서는 북미 대화 재개를 위한 움직임이 가시권에 접어든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여기에 북한이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대화를 언급했다는 점도 이 같은 해석에 무게가 실리는데, 우리 정부의 관련 행보도 분주해질 전망이다.
앞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난 17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3차 전원회의 3일차 회의에서 “우리 국가의 존엄과 자주적인 발전 이익을 수호하고 평화적 환경과 국가의 안전을 믿음직하게 담보하려면 대화에도 대결에도 다 준비돼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이날 천지일보와의 통화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앞으로도 핵·미사일 능력 고도화를 계속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밝히기는 했지만, 미국과의 대화에도 준비돼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면서 “북한이 향후 북미대화에 나올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해석했다.
반면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은 “북한이 대화를 얘기했지만 아주 원론적인 수준에 그친 발언”이라면서 “기대 섞인 전망보다는 관망해야 할 것 같다. 아울러 성 김 대표의 방문도 북한과의 접촉 지점보다는 대북정책 관련 한미일 간 공조와 소통에 보다 방점을 둔 것 같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