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김빛이나 기자] 공공운수노조 전국물류센터지부 쿠팡물류센터지회가 18일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쿠팡 측에 안전한 일터를 보장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1.6.18
[천지일보=김빛이나 기자] 공공운수노조 전국물류센터지부 쿠팡물류센터지회가 18일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쿠팡 측에 안전한 일터를 보장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1.6.18

“노동자들 그간 문제제기 많아”

“쿠팡, 수많은 위험 조짐 무시”

‘쿠팡, 위험 무시’ 제보도 나와

[천지일보=김빛이나 기자] 경기 이천 쿠팡 덕평물류센터 화재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노동단체가 평소 물류센터 통로에 물류가 적재돼 있어 위험하고, 화재 발생 시 대처 방안에 대한 사전 교육도 부족하다며 쿠팡 측에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공공운수노조 전국물류센터지부 쿠팡물류센터지회는 18일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요구했다.

이들은 “덕평 물류센터 화재는 지하 2층 물품 진열대 선반 상부에 설치된 콘센트에서 불꽃이 일었던 것이 최초 발화요인으로 추정된다”며 “화재위험이 높은 전기장치에 대한 문제는 물류센터 노동자들이 현장에서 계속 지적해왔던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물류센터는 특성상 늘 먼지가 심각하게 쌓여 있어 누전·합선 시 화재 발생 위험이 크고 수많은 전기장치가 매일 쉴 새 없이 돌아가고 전선들이 뒤엉켜 있는 상황에서 위험은 배가 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평소에도 정전을 비롯한 크고 작은 문제가 빈번하게 일어나지만 이와 관련한 쿠팡의 근본적인 대책이 마련되거나 실행된 적은 없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노동자 안전에 대한 쿠팡의 안일한 태도는 이번 사고 과정에서 여실히 드러났다”며 “오작동이 많다는 이유로 꺼둔 스프링클러는 지연 작동됐고, 심지어 화재경고방송 오작동이 많다는 이유로 당일 안내된 방송도 오작동일 것이라고 생각했다는 현장의 증언은 자칫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한 상황이었다”고 지적했다.

김한민 전국물류센터지부장은 “노동자들의 안전보다 오로지 ‘빨리 빨리’를 외치는 쿠팡의 이러한 속도 전쟁이 어제의 사고를 만들었다”며 “물류창고의 속도만을 중시하는 게 아니라 조금 느리더라도 노동자들이 안전하게 노동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천지일보=김빛이나 기자] 공공운수노조 전국물류센터지부 쿠팡물류센터지회가 18일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쿠팡 측에 안전한 일터를 보장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1.6.18
[천지일보=김빛이나 기자] 공공운수노조 전국물류센터지부 쿠팡물류센터지회가 18일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쿠팡 측에 안전한 일터를 보장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1.6.18

민병조 쿠팡물류센터지회장은 “다른 물류센터 현장 노동자들은 자신들이 일하는 곳에서도 이러한 사고가 발생하면 대응이 어려울 것이라고 말한다”며 “노동자들은 화재 대비 안전교육조차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다. 쿠팡은 안전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기자회견에선 쿠팡이 인권침해를 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지난해 쿠팡 덕평 물류센터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노동실태 연구를 진행했다는 김혜진 쿠팡노동자의 건강한 노동과 인권을 위한 대책위원회 집행위원장은 인권침해에 관한 다수의 제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과거 덕평 물류센터 외부에서 화재가 발생한 적 있었는데 그 당시 관리자들이 연기를 보고 대피하려는 노동자들의 자리 이탈을 막았다는 제보가 있었다”며 “노동자들 중 한 인원이 관리자에게 따졌더니 이후 그 노동자는 더 이상 일을 하지 못하게 됐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타이밍의 법칙’이 있다. 하나의 큰 사고가 발생할 때는 이미 29번의 조짐이 있고, 그 이전에 300번의 더 작은 조짐이 있다는 것”이라며 “쿠팡은 노동자들에게 ‘너희는 조용히 있어라’라고 하면서 ‘빨리 빨리’만을 고민하면서 수많은 신호(조짐)들을 무시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또 다시 사고가 일어나는 것을 막기 위해선 노동자들의 목소리를 최우선으로 들어야 한다”며 “또한 목소리 내는 노동자들에게 불이익이 없도록 해야 한다. 안전 문제의 해결은 반드시 현장의 있는 노동자들과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천지일보=김빛이나 기자] 공공운수노조 전국물류센터지부 쿠팡물류센터지회가 18일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쿠팡 측에 안전한 일터를 보장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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