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청와대와 여당을 ‘운동권 꼰수기(꼰대‧수구‧기득권)’로 칭하며 비판했다. 586 운동권이 과거 민주화에 기여했다는 이유로 온갖 혜택을 다 누리고 꼰대 수구 기득권이 돼 해악을 끼치고 있다는 것이다. 국민의힘의 꼬리표였던 ‘꼰대’가 이제 여당에 더 어울리는 단어가 된 것은 당연 이준석의 힘이다. 이준석 당 대표 선출이후 국민의힘 당원이 4배나 급증했다고 한다. 특히 2030세대의 정치 참여가 급증하고 있다니 젊어진 국민의힘을 꼰대 정당이라 부르기는 좀 어색해졌다.

김기현 원내대표는 17일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혁신의 바람을 모아 민생을 챙기고 공정을 세워 내년 대선에서 정권교체를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청와대와 여당을 ‘꼰수기’로 칭하며 “국민의힘은 가치, 세대, 지역, 계층의 지지를 더하는 덧셈의 정치, 가세지계를 펼치겠다”고 했다. 그는 정부의 부동산 정책과 백신 정책도 맹비난했다. 김 원내대표는 모든 세대를 아울러 역사를 공유하고 새 시대를 함께 맞이할 플랫폼이 되고, 국민의 희망을 담은 수권정당이 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과거의 국민의힘이라면 김 원내대표의 이런 발언은 그냥 차기 정권을 노리는 야당의 희망 사항쯤으로 여겨졌을 것이다. 하지만 36세 0선을 과감히 당수로 택한 국민의힘의 원내대표 발언이라는 점에서 이전과는 무게감이 다르다. 불과 얼마 전 꼰대 정당으로 불린 건 바로 국민의힘이었다는 점에서도 가파른 변화의 기운이 느껴진다. 보수 원로들도 젊은 제1야당 대표가 패기를 발휘해 할 말은 하고 내부의 화합을 유도하는 균형감을 보여주길 바라며 고언을 아끼지 않고 있다. 젊은이답게 식상하지 않게 그러면서도 인기가 목적이 아닌 진짜 국민을 위한 정책을 만들어 주길 온 국민이 바라고 있다.

국민의힘이 이준석 당 대표 이후 활기차게 움직이는 것과 달리 민주당은 꼰대 정당의 분위기가 짙어지고 있다. 지난 선거 후 잠시 목소리를 냈던 민주당 초선의원들은 주눅 들어 다 침묵하고 있고, 친문과는 거리를 두고 있는 민주당 송영길 대표의 발언은 별 힘을 발휘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청와대의 연이은 외교 결례에서 보듯 청와대와 여당은 포장과 자화자찬에만 치중하며 현실을 보지 못하고 있다. 100년 정당을 외치던 민주당이 권불십년이 아니라 5년만에 수권 정당의 위치에서 물러서야 할지도 모른다. 이대로 변화하지 않는다면 민주당은 진보의 탈을 쓴 꼰수기로 그냥 정권을 마무리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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