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기존의 낡고 찌든 모습에서 새롭고 역동적인 이미지로 다가서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이준석 신임 대표의 영향이 결정적이다. 기존의 낡은 관행을 혁파하고 제대로 된 대안야당을 만들겠다는 의지는 곳곳에서 발견된다. 먼저 대전 현충원을 참배하거나 첫 방문지로 광주를 찾은 것도 나름 새로운 접근으로 보인다.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라 이전과는 다른 언행에서 새로움을 찾게 된다는 뜻이다.

특히 천안함 유족들을 만나서 스스로 반성하는 대목도 인상적이다.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또 정치공세를 펴거나 정부․여당 탓을 하면서 목소리를 높이기 일쑤였다.

그중에서도 압권은 이준석 대표가 김부겸 국무총리, 이철희 청와대 정무수석을 잇달아 만나 여야정 상설 협의체의 재가동 의사를 밝혔다는 대목이다. 민주당 송영길 대표가 지난 14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대표를 향해 협의체의 조속한 재가동에 협력해 달라고 요청한 직후에 나온 화답으로 보인다. 이 대표의 즉각적인 반응은 그의 정치적 신념에 따른 결과로 보인다. ‘돌풍’을 일으킨 젊은 정치인다운 산뜻함이 돋보인다.

대개는 미적거리거나 또는 발을 빼거나 아니면 상대방의 약점을 파고들어 끝내는 무산의 책임을 상대방에게 돌리던 그런 구태 야당의 문법과는 달라도 너무 다르다.

한국정치는 여야의 대화와 협력 없이는 한걸음도 나아가질 못하게 돼 있다. 거대 여당의 일방통행이 법적으로는 가능하겠지만 그건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국회는 기본적으로 ‘정치의 공간’이다. 법대로가 통하는 공간은 그 일부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입만 열면 ‘반대’하던 ‘반대 야당’도 ‘반사효과’는 누리겠지만, 그 반대 때문에 망하기 일쑤였다.

지난 21대 총선에서 참패한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사례는 생생한 교훈으로 남아있다. 그 낡고 병든 폐습을 깨고야 말겠다는 이준석 대표의 담대한 도전은 그래서 반갑다.

이번 기회에 ‘여야정 상설협의체’가 재가동되길 바란다. 그 속에 민생이 있고 국민이 있기 때문이다. 2년 전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 등이 손을 맞잡고 첫 여야정 국정상설협의회를 출범시켰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비록 국민의 기대에 부응치 못하고 중단되고 말았지만, 그 의지나 취지는 ‘정치의 복원’을 기대할 수 있을 만큼 신선했다. 물론 이번에도 협의체가 재가동 된다 한들 언제까지 갈지는 불투명하다.

게다가 이준석 대표의 의지만큼 국민의힘이 뒷받침 해줄 수 있을지도 알 수 없다. 그럼에도 국민의힘 얼굴이 교체되면서 정치권에 모처럼 ‘정치의 복원’이 다시 싹트고 있다는 사실은 참으로 반가운 일이다. 이 대표의 분투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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