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루카' 포스터(제공: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영화 '루카' 포스터(제공: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천지일보=이예진 기자] 무더운 여름 청량한 이탈리아의 바다를 배경으로 하는 성장 애니메이션 영화가 극장을 찾았다. 바로 디즈니·픽사의 ‘루카’다.

17일 개봉한 ‘루카’는 바다 속을 살아가는 두 친구 ‘루카’와 ‘알베르토’의 우정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제껏 어른들을 위한 애니메이션이라 불리며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안겨준 ‘코코’와 ‘소울’에 이은 감성 3부작의 마지막 작품이다.

바다 괴물인 ‘루카’와 ‘알베르토’는 바다에 있을 때는 물고기와 비슷한 괴물의 모습으로, 육지에 올라오면 인간의 모습으로 변한다. 육지에 살아가는 사람들은 이들을 ‘바다 괴물’로 무서워하지만 사실 이들도 육지를 살아가는 ‘육지 괴물’이 무섭기는 마찬가지다.

바다 속에서 물고기를 기르며 평화로운 삶을 살아가던 루카는 어느 날 바다에 떨어진 육지 물건에 궁금증을 갖게 되고 ‘알베르토’를 만나면서 바다 밖 육지의 세상이 점점 궁금해진다. 결국 알베르토와 함께 바다 밖으로 나온 루카는 ‘줄리아’라는 친구를 만나게 되고 세 명은 함께 지역에서 열리는 ‘포르토로소 컵’ 대회 우승을 목표로 삼는다.

이 작품은 아름다운 이탈리아 리비에라의 해변 마을 ‘친퀘 테레(Cinque Terre)’를 배경으로 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해외로 나가지 못하는 지금 이 시점에, 영화 ‘루카’는 자연스럽게 관객들을 청량한 이탈리아의 해변으로 인도한다. 전 세계 사람들이 ‘죽기 전에 꼭 가야 할 세계 휴양지’로 꼽는 친퀘 테레는 좁은 골목골목을 따라 다양한 파스텔톤의 집들이 탑처럼 자리 잡고 있는 곳이다. 영화 속에서도 루카와 친구들은 스쿠터를 타고 다니면서 곳곳을 누빈다.

사실 이 작품은 연출한 엔리코 카사로사 감독의 어린 시절의 경험에서 시작됐다. 엔리코 카사로사 감독은 “‘루카’는 내 절친 알베르토에 관한 이야기다. 나는 가족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주로 활동하는 수줍음 많고 소심한 아이였다. 그러다 자유로운 알베르토를 만났다. 알베르토는 부모님이 집에 없을 때가 많아서 마음껏 돌아다니고 말썽도 부리는 아이였다”면서 “알베르토는 나에게 기존의 영역을 벗어나게 해줬다. 어린 시절 리비에라의 바닷가 마을에서 멋진 여름을 보내며 정말 재미있는 일이 많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여름이면 작은 바닷가 마을에서 시간을 보냈다. 특이하고 가파른 해안을 따라 바다에 산이 솟아있는 해안의 마을들은 시간이 멈춘 듯했고, 어린 나는 항상 바다에서 작은 괴물들이 나오는 상상을 했다”고 말했다. 엔리코 감독의 어린 시절에서 ‘루카’가 탄생된 것이다.

청량한 분위기 속 세 명의 우정은 마음을 훈훈하게 한다. ‘줄리아’를 통해 인간 세상에서의 꿈을 꾸는 루카와 알베르토, 이들의 본 모습을 보면서도 더욱 그들을 품어주는 줄리아의 모습을 보면 현재 우리가 전 세계에서 겪고 있는 인종차별 문제를 어떻게 해소해야하는 것인지 문제 해결 방법마저 보이는 듯하다.

이제 무더워지는 여름, 꿉꿉한 현실을 잠시나마 벗어나고 싶다면 극장에서 ‘루카’를 찾길 바란다. 세 친구의 훈훈한 우정과 성장 스토리, 이탈리아의 청량함이 관객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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