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호익 동북아공동체ICT포럼회장/한국디지털융합진흥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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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미사일지침 해제 선언으로 우리나라는 미사일 주권회복은 물론 우주개발과 우주산업의 새로운 지평을 열게 됐다. 이는 우리 경제가 신성장 엔진을 하나 더 가동하게 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또한 우리나라 우주개발과 산업을 비상시킬 기회다.

우주개발은 냉전시대에 미·소 경쟁체제에서 시작됐지만 이제는 국가의 중요 정책과 국가 경영을 위한 기본 자료를 제공하는 수단이 됐다. 우주를 관찰해 곡물 작황 분석, 국가 인프라스트럭처 확충, 환경오염, 적의 공격 방어나 국방 강화 등 위치정보 시스템을 구축해 지상의 어떤 수단으로도 할 수 없는 중요한 정보를 제공한다.

우리나라는 한반도 주변 관찰을 위해 위성개발을 시작했고 북한의 대포동 미사일 발사 성공에 자극받아 우주발사체 개발에 착수했다. 그 결과, 우리나라는 정지궤도 위성과 다수의 저궤도 위성을 개발했고 이제 누리호 발사를 앞두고 있다. 현재 세계 10위 정도의 우주기술 강국이지만 한미 미사일지침으로 한계가 많았다.

이제 우리나라는 완전한 자율성을 갖고 발사체를 개발할 수 있다. 1979년부터 한국의 미사일 사거리와 탄두 중량을 제한해오던 것을 이번 지침을 포함해 4번의 개정을 거쳐 42년 만에 완전히 종료했다. 이는 한미 우주 개발 협력 강화를 통해서 발사체 개발, 한국형 항법위성, 달 탐사 등 우리나라 우주개발이 활성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방과 군사 분야뿐만 아니라 우리 우주기술과 우주산업 발전에 미치는 영향도 크다.

우선 군과 민간의 기술 역량을 통합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기존에는 군사 목적 개발 기술과 비군사 목적 개발 기술을 서로 전용할 수 없었다. 하지만 미사일 지침 종료로 군에서 각종 무기 체계를 개발하면서 습득한 발사체 기술을 민간 이전 등을 통해 활용할 길이 열렸다. 향후 우주 발사체 기술과 관련된 LIG넥스원, 한화,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등 민간 우주산업의 개발 효율성이 높아질 전망이다.

또한 우리나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미국 항공우주청은 달 탐사 ‘아르테미스 프로그램’ 참여에 서명을 했다. 우리나라는 아르테미스 약정 10번째 참여국이 됐다. 아르테미스 약정 추가 서명을 계기로 한미 양국 간 우주 분야의 협력이 더욱 확대될 예정이다. 국내의 달 탐사 프로젝트 등 국내외 유망한 우주인력 양성과 더불어 우주산업 성장 기반을 새롭게 다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인류를 달로 보내는 국제 프로젝트에 한국 참여가 결정된 것은 우주개발 역사에 한 획을 그을 만한 성과다. 우리도 로보틱스, 정보기술(IT), 인공지능(AI)뿐 아니라 바이오·의료 분야 국내 기업들이 언제든지 우주사업 참여에 문이 열려 있게 됐다. 국내 기업들은 그동안 우주에 진출할 동기가 없었으나 아르테미스 참여로 우주 비즈니스에 진출할 수 있는 기반을 확보하게 됐다. 아르테미스는 국가 간 기술개발 프로젝트가 아니라 민간 기업이 참여하는 프로젝트로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나라 우주 사업 규모는 미미하다. 지난 2018년 기준 세계 우주시장 규모는 약 3600억 달러에 달하지만, 국내 우주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0.8%에 불과했다. 인공위성 등 우주기술은 미래 먹거리로 거론되는 완전 자율주행차와 6세대(6G) 이동통신에 필수다. 안보 차원에서도 독자적인 위성 체계 개발이 이뤄져야 전적으로 해외에 의존 중인 위성 감시 주권을 세울 수 있다.한미 미사일지침 종료와 아르테미스 참여를 계기로 우리나라도 이제는 우주산업에 대한 다양한 지원책과 부양책을 마련해야 한다. 더 나아가 양자기술 등 신기술 협약을 통해 한미 간 미래지향적 파트너십을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 실행 가능한 로드맵을 마련하고 입법과 예산을 확보해 실천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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