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김정필 기자] XT4 외관. ⓒ천지일보 2021.6.15
[천지일보=김정필 기자] XT4 외관. ⓒ천지일보 2021.6.15

‘리어 카메라 미러’ 적용해 넓은 후방 시야 확보

안정적이고 민첩한 주행감… 가속 더뎌 아쉬워

[천지일보=김정필 기자] 외모는 세련되고 실내는 깔끔했다. 지난 2월 출시된 캐딜락 브랜드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막내 XT4를 타보며 받은 느낌이다. XT4는 2030세대의 취향을 저격할 수 있도록 개성이 돋보이면서도 고급스러움과 실용성을 강조한 것이 특징이다.

기자는 최근 서울역을 출발해 강원도 춘천을 거쳐 홍천의 한 카페까지 왕복 약 250㎞ 구간을 직접 운전해봤다. 시승 차량은 풀옵션이 적용된 XT4 스포츠 트림이었다.

[천지일보=김정필 기자] XT4 외관. ⓒ천지일보 2021.6.15
[천지일보=김정필 기자] XT4 외관. ⓒ천지일보 2021.6.15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단연 외모다. 예전에 본 XT5, XT6는 흰 슈트를 빼입은 새신랑 같았다면, XT4는 첫 출근을 위해 단정하면서도 트렌디한 블루 계열의 정장을 말끔하게 차려입은 신입사원의 모습이었다. 전면은 브랜드 내 형제 SUV들과 비슷한 인상을 풍긴다. 유광 블랙 매쉬 그릴과 얇고 길게 디자인된 주간주행등은 도로 어디에서도 캐딜락임을 알 수 있게 하는 포인트다. 후면은 다른 형제들과 달리 수직 L자형 라이팅 시그니처를 적용해 XT4만의 개성을 살렸다.

[천지일보=김정필 기자] XT4 외관. ⓒ천지일보 2021.6.15
[천지일보=김정필 기자] XT4 외관. ⓒ천지일보 2021.6.15

크기는 전장 4595㎜, 전폭 1880㎜, 전고 1610㎜, 휠베이스 2779㎜이다. 미국에서는 콤팩트 SUV라고 소개됐지만, 실제로 봤을 때는 결코 작아 보이지 않았다. 국내 준중형 SUV 투싼(4630·1865·1665·2755㎜)과 비슷한 크기다.

실내는 군더더기 없이 깔끔했다. 캐딜락만의 ‘컷 앤 소운(Cut-and-sewn)’ 전략에 따라 장인의 수작업으로 마감한 소재와 곳곳에 적용된 카본 파이버 트림은 고급스러움을 더했다. 운전석과 조수석에는 통풍시트와 열선시트가 마련됐다. 통풍시트는 덥고 습한 날씨에 꼭 필요한 요소다. 다만 고급 브랜드인 캐딜락에 8인치 디스플레이는 단출했다. 크기를 키운다면 소비자들이 더 선호할 것 같다.

[천지일보=김정필 기자] XT4 실내. ⓒ천지일보 2021.6.15
[천지일보=김정필 기자] XT4 실내. ⓒ천지일보 2021.6.15

실내 공간은 효율적으로 구성됐고 파노라마 선루프가 장착돼 개방감도 좋았다. 2열 공간의 레그룸은 1004㎜, 헤드룸은 970㎜ 정도로 180㎝의 성인 남성이 앉아도 크게 불편함은 없었다. 다만 등받이 각도를 조절할 수 없어 아쉬웠다. 트렁크 용량은 637ℓ이고, 2열 시트를 접으면 1385ℓ까지 늘어난다.

‘리어 카메라 미러’가 장착돼 후방 시야도 좋았다. XT4의 룸미러는 단순한 거울이 아니다. 룸미러 아래에 있는 레버를 당기면 후면에 설치된 카메라가 찍은 영상을 보여준다. 덕분에 시야에 방해되는 트렁크에 실은 짐이나 2열 승객의 간섭 없이 룸미러를 통해 차량 뒤쪽의 상황을 볼 수 있다. 축소와 확대, 수직 앵글 조정, 밝기 조절 등의 기능도 지원한다.

[천지일보=김정필 기자] 리어 카메라 미러 주간(위)과 야간 모습. 주행 시 후방 시야를 300% 이상 넓혀주며 축소/확대, 수직 앵글 조정, 밝기 조절 등의 기능을 지원한다. ⓒ천지일보 2021.6.15
[천지일보=김정필 기자] 리어 카메라 미러 주간(위)과 야간 모습. 주행 시 후방 시야를 300% 이상 넓혀주며 축소/확대, 수직 앵글 조정, 밝기 조절 등의 기능을 지원한다. ⓒ천지일보 2021.6.15

시동을 걸고 가속페달을 밟자 가볍게 도로를 치고 나갔다. 꾸준히 속도를 높여가는 모습이 아주 고급스럽다. XT4에는 2.0ℓ 직분사 가솔린 트윈스크롤 터보엔진과 9단 자동변속기가 맞물려 최고출력 238마력, 최대토크 35.7㎏·m의 성능을 발휘한다. 시속 130㎞로 달려도 흔들림이 없었고 곡선 구간에서도 쏠리지 않고 안정적이었다. 이는 XT6에도 적용된 액티브 스포츠 새시와 CDC(Continuous Damping Control) 서스펜션을 적용한 결과인듯하다. 노면의 반응은 효과적으로 제어하고 코너링에서는 한층 더 민첩한 움직임을 도와준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다만 가속페달을 밟는 만큼 즉시 속도로 이어지진 않아 아쉬웠다.

시승 중에 남양주 톨게이트 전후 약 10㎞ 정도를 시속 20㎞ 이하로 40여분 서행했다. ‘가다 서다’를 반복하는 거북이걸음으로 이내 지루해졌다. 이때 보스 센터포인트 서라운드 사운드 시스템은 귀를 즐겁게 해준다. 이 시스템은 4개의 마이크로폰을 통해 액티브 노이즈 캔슬레이션을 지원하고 실내 곳곳에 배치된 13개의 프리미엄 스피커와 함께 음악에 집중할 수 있도록 했다.

XT4 주행모습. (제공: 캐딜락코리아) ⓒ천지일보 2021.6.15
XT4 주행모습. (제공: 캐딜락코리아) ⓒ천지일보 2021.6.15

또한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의 매력도 엿볼 수 있었다. 고속도로 제한속도 100㎞/h로 설정하고 차간거리는 최대 단계인 3단계로 맞췄다.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ACC) 기능은 감속과 가속이 자연스러웠다. 다만 다른 차량이 차선을 변경해 앞으로 들어오면 설정된 거리 간격을 유지하기 위해 감속부터 하던 타 브랜드의 차량과는 달랐다. 앞 차량을 온전히 인식해야만 속도를 줄여가며 일정 거리를 유지했다. 또한 차선 유지 보조 시스템은 차선을 넘지 않는 수준에서 핸들을 움직였다. 때문에 손을 놓고 운전하면 차량이 지그재그로 움직이기 일쑤다.

이 밖에도 진동을 통해 위험 상황을 경고해주는 안전경고시트, 보행자 감지 및 제동 등이 포함된 전·후방 자동 브레이킹 시스템 등의 안전사양이 탑재됐다.

[천지일보=김정필 기자] XT4 적재공간. 기본 637ℓ이고, 2열 시트를 접으면 1385ℓ까지 늘어난다. ⓒ천지일보 2021.6.15
[천지일보=김정필 기자] XT4 적재공간. 기본 637ℓ이고, 2열 시트를 접으면 1385ℓ까지 늘어난다. ⓒ천지일보 2021.6.15

연비는 평범했다. 서울역을 출발해 강원도 춘천을 거쳐 홍천까지 약 130㎞ 달린 결과 연비는 8.8㎞/ℓ, 홍천에서 서울역까지 약 110㎞ 달린 결과 9.0㎞/ℓ를 기록했다. 이는 복합 연비(10㎞/ℓ)를 밑도는 수치다. 차량의 성능을 테스트하기 위해 가·감속과 잦은 급브레이킹 등이 원인으로 정속 주행을 하면 연비는 향상될 것으로 보인다.

XT4는 국내에서 최상위 트림 ‘스포츠’만 판매된다. 국내 판매 가격은 미국 현지 가격보다 700만원 정도 저렴한 5531만원이다(개별소비세 3.5% 기준).

XT4. (제공: 캐딜락코리아) ⓒ천지일보 2021.6.15
XT4. (제공: 캐딜락코리아) ⓒ천지일보 202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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