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호성 CJ ENM 대표이사가 31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CJ ENM 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비전을 발표하고 있다. (제공: CJ ENM) ⓒ천지일보 2021.5.31
강호성 CJ ENM 대표이사가 31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CJ ENM 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비전을 발표하고 있다. (제공: CJ ENM) ⓒ천지일보 2021.5.31

양측의 주장과 쟁점 정리
CJ ENM “콘텐츠 저평가”
LGU+ “과도한 인상 요구”
남은 건 타 OTT와 IPTV

[천지일보=손지아 기자] LG유플러스와 CJ ENM의 협상이 콘텐츠 공급 중단을 앞둔 가운데에서도 결렬됐다. 이러한 가운데 IPTV와 다른 OTT와의 협상이 남아 있는 CJ ENM은 긴 싸움을 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LG유플러스와 첨예한 입장차를 보인 CJ ENM의 주장과 분쟁의 쟁점은 무엇인지 정리해봤다.

14일 통신 업계에 따르면 지난 12일 자정을 기점으로 LG유플러스의 모바일 동영상 서비스인 ‘U+모바일tv’에서는 CJ ENM 채널의 실시간 방송 송출이 중단됐다. 양측은 송출 중단 전 마지막으로 협상을 해보려고 했지만 협상의 시작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양측은 이 결과를 두고 공식적으로 입장을 밝혀 서로에게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 이들이 합의점을 찾지 못한 쟁점은 ‘콘텐츠 대가 산정 기준’과 ‘U+모바일tv를 어떤 서비스로 정의하는가’이다.

콘텐츠 대가 산정 기준에 대해서는 양측의 말이 사뭇 다르다. LG유플러스 측은 올해 CJ ENM이 U+모바일tv의 콘텐츠 사용료로 전년 대비 2.7배 증가한 비상식적인 금액을 요구했다며 앞서 LG유플러스는 CJ ENM에 2019년 9%, 2020년 24% 사용료를 인상한 바 있다고 밝혔다. 또한 원만한 해결을 위해 두 자릿수 인상안을 수차례 제시하며 협상에 임했지만 CJ ENM이 전년 대비 대폭 증가한 175% 인상 요구를 고집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LG유플러스는 인상률 산정의 기준을 요청했으나 CJ ENM이 “답변이 불가하다”고 구두로 답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CJ ENM 측은 콘텐츠 공급 대가를 산정하기 위해서는 가입자 규모를 파악하는 것이 가장 기초적인 단계인데 이를 LG유플러스가 답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CJ ENM이 지난 3월부터 5차례에 걸친 실무 미팅 및 공문을 통해 U+모바일tv 당사 채널 제공 가입자 수를 알려 달라 요청했지만 LG유플러스 측으로부터 아무런 답변을 듣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처럼 서로가 ‘답변을 하지 않았다는’ 상반되는 주장을 펴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LG유플러스는 U+모바일tv를 ‘모바일 IPTV’로 보고 있고 CJ ENM은 이를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로 보기 때문이다. IPTV로 본다면 기존의 규제 안에서 대가를 산정할 수 있는데 OTT는 신설된 서비스라 아직 비규제 영역에 있다. 따라서 이제부터라도 콘텐츠 사용료를 제대로 받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CJ ENM은 U+모바일tv를 OTT에 포함 시켜 IPTV보다 높은 수준의 콘텐츠 수신료를 받으려 하는 것이다.

이 같은 이유로 CJ ENM이 자사 채널 가입자 수를 기준으로 수신료를 책정하려고 하자 LG유플러스는 따르지 않았다. LG유플러스는 IPTV와 U+모바일tv 수신료를 합산해 일괄 인상을 요구해오던 CJ ENM이 갑자기 지난 4월 IPTV 이 둘을 분리해 대가를 받겠다고 했다며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태도를 보였다.

CJ ENM은 LG유플러스의 U+모바일tv를 OTT라고 강력히 주장하고 있다. IPTV와는 다른 요금체계, 별도의 가입자 경로, 별도의 추가 콘텐츠로 구성돼 있어서다. LG유플러스 IPTV 외 U+모바일tv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별도의 요금을 내야하고 ▲LG유플러스 IPTV 가입자가 아니더라도 누구나 해당 서비스에 가입과 탈퇴가 가능하며 ▲아프리카TV나 VR 특화 콘텐츠처럼 IPTV에는 없지만 U+모바일tv에서만 별도 서비스되고 있는 콘텐츠들이 있다는 이유 때문이다.

이 쟁점이 중요한 이유는 U+모바일tv의 서비스를 어떻게 규정하느냐에 따라 콘텐츠 사용료의 적정 규모에 대한 접근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CJ ENM 측은 “그동안 상대적으로 비중이 컸던 IPTV 프로그램 사용료에 관한 계약과 연계해 U+모바일tv 재계약 협상을 진행했지만 올해부터는 OTT 위상에 걸맞는 ‘콘텐츠 제값받기’가 필요하다는 판단하에 IPTV 계약과 분리된 별도의 계약 협상을 요청한 바 있다”고 했다.

이처럼 CJ ENM은 올해부터 신설 서비스인 OTT에서도, IPTV에서도 콘텐츠 사용료를 높일 계획이다. 하지만 계획대로 콘텐츠 대가를 받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LG유플러스와의 협상에서 너무나 첨예한 입장차를 보이기도 했고 CJ ENM의 요구를 IPTV 사업자들이 강하게 비판하며 반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U+모바일tv의 실시간 채널 송출 중단을 시작으로 KT 시즌과 SK브로드밴드, KT, LG유플러스 IPTV 3사 등이 이어갈 CJ ENM과의 협상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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