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량·의약품 부족 고난… 생후 6일 아이 등 50여명 감기로 숨져”

군부가 불태운 쌀 포대 더미 속에서 남은 쌀을 담고 있는 미얀마 피란민 [SNS 캡처]
군부가 불태운 쌀 포대 더미 속에서 남은 쌀을 담고 있는 미얀마 피란민 [SNS 캡처]

쿠데타 미얀마군과 주민 자체 무장 조직인 시민방위군간 충돌로 곳곳에서 다수의 피란민이 발생한 가운데 군경이 이들을 위한 식량과 의약품까지 불태운 것으로 알려져 비난이 일고 있다.

14일 현지 매체 이라와디와 SNS에 따르면 지난주 샨주 남부 지역인 페콘에서 군경이 피란민 3천여 명을 위한 쌀과 의약품을 불태웠다고 주민들이 전했다.

쌀 80포대와 식용유 3통, 건조식품, 의약품 그리고 차량 2대가 불에 탔다.

한 주민은 매체에 "군경과 시민방위군이 지난주 격렬하게 충돌한 날 마을 주민들이 피란민들을 위해 식량을 모았는데, 시민방위군이 물러나자 군경이 마을로 들어와 모두 불태웠다"고 말했다.

이 주민은 "지사제 등 약품도 함께 불탔다. 현재 3천여명의 피란민들은 그들이 가진 약간의 쌀을 나눠 먹으며 생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얀마 동부 샨주와 카야주에서는 시민방위군이 군경과 충돌하면서 주민들이 이를 피해 인근 삼림 지역에 머물고 있다.'

 미얀마군이 불태운 쌀과 약품 [SNS 캡처]
 미얀마군이 불태운 쌀과 약품 [SNS 캡처]

군부는 이들을 위한 식량과 약품 등의 수송을 막고 있어 피란민들은 배고픔은 물론 질병의 위험에도 노출돼 있다고 매체는 전했다.

군경은 식량과 의약품이 시민방위군에 전달된다는 이유를 내세워 이를 막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군사정권에 맞서 출범한 국민통합정부(NUG)의 아웅 묘 민 인권장관은 SNS에 "카렌주 및 기타 지역에서 민간인들에 대한 인도주의적 지원을 파괴하고 제한하는 것은 미얀마 군부가 자행한 또 다른 범죄"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런 범죄로 인해 기아와 질병으로 인한 대규모 사망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현지 SNS에서는 서부 친주에서 동부 카야주까지 곳곳에서 군부-반군부 진영간 충돌을 피해 산악 지대나 밀림으로 숨은 피란민들이 식량과 의약품 부족으로 고초를 겪고 있다는 글이 계속해서 올라오고 있다.'

이 중에는 "카야주에서는 감기에 걸려 죽은 피란민이 50명이나 되며 이들 가운데에는 생후 6일 된 영아도 포함됐다"며 "이들은 전투를 피해 숲속에 숨었지만, 의약품이 충분하지 않은 상태"라는 글도 있다.

(방콕=연합뉴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