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정사상 처음인 30대의 최연소 제1야당 대표 당선은 정치인뿐만 아니라 일반국민들에게도 세대교체 바람을 느끼게 하는바, 정계, 언론계 등에서는 이번 변혁은 정권교체 열망이 불러온 결과임을 받아들이고 있다. 그런 판이니 국민의힘에서는 그 현상에 장단 맞춰 들뜨기보다는 당원과 국민의 뜻을 차분하게 받아들이면서 더욱 변화해야 한다는 결의를 다진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에서는 변화 바람의 불똥을 조심스럽게 예의주시하고 있는 모습들이 역력해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이 최연소 제1야당 대표의 등극을 보고 “정치사에 길이 남을 아주 큰일을 했다”며 축하 인사를 전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관련된 여론에 민감한 여당에서는 여러 가지 주문과 각성론이 나돌고 있다. 자칫 꼰대정당으로 비쳐질까 우려와 위기감마저 감도는 분위기다. 그런 시기에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의 최근 발언은 시사성이 큰바, 여당의 정권 재창출을 위해 악역을 자처했다는 것이다. 그가 최근 가까운 여권 인사를 만난 자리에서 “경각심을 갖고 분발하지 않으면 정권 재창출은 어렵다. 조국은 털어내고 문재인 대통령을 뛰어넘어야 민주당이 재집권할 수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진바, 최근 여권을 향해 작심 비판이 아닐까.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은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리면서 여권의 전략가로 꼽히고 있다. 그가 문 정권은 지난정부에서 탄핵과 그 여파로 인한 헌정 중단 사태를 극복한 ‘정상화 정부’로, 또 외환위기에 비견할만한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한 ‘위기 극복 정부’로 규정하면서 여권의 쇄신 작업과 함께 문재인 정부의 성과를 제대로 조명받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도 했던 인물이다. 그가 최근 주장하고 있는 점으로 미루어 볼 때 여권 대선주자들이 현 정부 지향에서 벗어나 부동산 정책, 탈원전 정책 등 현 정부의 정책 기조에 얽매이지 않고 바람직한 정책 비전을 자유롭게 제시하는 유연성을 가져야 한다는 주문일지도 모른다. 그렇게 해야 중도층을 끌어안을 수 있다는 것인즉, 선거전략에서 본다면 필히 그렇게 나아가야함은 당연한 일이다.

또 양 전 원장은 여권인사들이 옹호(?)하고 있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문제가 결과적으로 현 정부의 ‘아킬레스건’이 돼 버렸다고 판단하는 모양새다. 아무래도 민주당과 차기 대선주자들이 이 점을 냉정하게 평가하고 극복해야 한다는 의미에서 그 말들이 나온 것 같다. 이러한 발언들은 ‘조국 사태’에 대해 민주당 송영길 대표의 대국민 사과 이후에도 일부 강성 친문세력들의 반발로 이어지는 상황을 우려해 선제적인 발언으로 해석된다. 그런 분위기에서 대선 경쟁에 나선 여권 주자들이 움직임은 활발하다. 이재명 경지지사의 지원단체 결성에 이어 12일에는 이낙연 전 대표를 미는 신복지서울포럼이 발기인대회를 마쳤는바, 이 전 대표는 이 자리에서 이 지사가 주창한 ‘기본소득’을 겨냥해 공정에 어긋난다며 공격하기도 했다. 야권의 대선 후보군의 물밑 경쟁도 뜨겁게 달궈지고 있지만 여권 주자들이 앞으로 문 대통령의 치적을 얼마만큼 밟고 까뭉갤지에 관해 경선 전부터 국민이 궁금해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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