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진 한국외대 중국연구소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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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남서부 콘월에서 G7회의가 열렸다. 6월 11일부터 13일까지 열린 회의는 한국도 초청 받아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했다. 서방 선진국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캐나다, 일본 등 전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국가가 모이는 정기 회의이다. 그밖에 초청된 국가는 호주, 인도, 남아공이다. 이번 회의는 미국바이든 정부 집권 이후 처음으로 열리는 것이다. 주재국 영국을 중심으로 금번 G7의 주요 의제중 하나를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 정책에 맞서는 전략으로 논의했다.

일대일로는 시진핑 중국 주석이 2013년부터 추진한 정책이다. 중국과 중앙아시아 유럽을 연결하는 수조달러 규모의 인프라 투자 계획이다. 100여개국과 체결했다. 육상과 해상의 현대판 실크로드 계획이다. 철도, 항만, 고속도로를 중국 고대의 비단길과 같이 연결시켜 중국의 영향력을 최대화 시키고자 하는 야욕을 드러낸 정책이다. 인프라 건설에 상대국 약점을 최대한 파고들어, 차관을 제공하고 건설기계도 중국 것, 노동력도 중국인을 사용하게 만들었다.

어떻게 보면 거칠게 추진된 측면이 있다. 일대일로 프로젝트에 참여한 국가들은 오히려 중국에게 종속되는 현상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재정난에 직면하고 어려움에 봉착한 나라들이 하나 둘 늘어갔다. 스리랑카의 경우 중국이 제공한 차관을 갚지 못해 함반토타 항구 지분 80%를 중국에 넘겨줬다. 스리랑카는 99년간의 항만사용권한을 빼앗겼다. 중국이 홍콩을 영국에게 양도했던 유사한 방식을 원용해 가져갔다. 인근 파기스탄도 IMF 구제 금융을 신청했다.

파기스탄 남부 과다르 항구를 접수해 인도양으로 진출 및 해상 군사전략을 투사하고자 했던 것이다. 타지키스탄도 부채비율이 33%가 넘는다. 몽골은 62%, 라오스는 65%가 넘는다. 소위 중국의 달콤한 제안에 기대어 쉽게 경제성장도 도모했던 나라들이 차이나머니 늪에서 오히려 빠져 나오지 못하고 있다. 중국이 반드시 성공한 정책이 아니지만 서방은 그 파괴력을 직감하고 영국 미국을 중심으로 금번 서방선진국 G7회의에서 대응의 한 방법으로 새로운 글로벌 인프라 계획에 합의를 한 것이다.

서방의 민주가치에 기반하고, 투명하게 상호 파트너십을 제공하는 것에서 출발하겠다는 대응전략의 표현이다. 중국의 일대일로에 맞서는 전략을 논의하면서, 발전도상과 빈국을 대상으로 그들이 필요로 하는 구체적인 인프라 수요를 충족시켜 나가겠다는 합의이다. 미국이 선도해 주창한 “더 나은 재건 프로젝트”를 채택했다. 영국이 주장한 클린 그린 이니셔티브(Clean Green Initiative)와 맥을 유사하게하고 있다.

다만 먼저 투자할 지역 선정에 동상이몽적 측면이 있어 향후 조정을 해 나아가야 한다. 미국은 남미와 아시아 지역을 우선 선호한다. 일본은 태평양 지역 지원을 주장했다. 이탈리아, 독일, 프랑스는 인접한 아프리카를 주장한다. 중요한 것은 중국에 대응해 바이든 집권 후 최초로 서방이 글로벌 차원에서 중국에 대응할 큰 틀의 전략을 합의해 추진하는 동력을 확보했다는 것이기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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