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송범석 기자]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는 비폭력, 자비 그리고 용서의 가르침을 실천해 왔다. 책은 종교·역사·정치·문화적 맥락 속에서 달라이 라마를 입체적으로 설명하며 중국과 티베트의 관계를 집중 조명한다.

저자는 “티베트의 문제는 중국의 문제이고 아시아의 문제일 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문제며, 각 개인의 문제”라고 진단한다. 곧, 중국과 티베트 간의 교착상태는 엄청난 지구적 위기를 가져올 것이라는 전언이다. 저자는 중국 정부가 일찍이 식민강대국들이 세계 지배를 꿈꾸며 사용했던 것과 다름없는 모든 술수를 동원해 티베트를 침략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이런 관점에서 이 같은 위기는 인종과 문명의 ‘충돌’로 이어져 제3차 세계대전이 발발할 가능성까지 있다고 저자는 경고하면서 달라이 라마의 행보에 주목한다.

특히 저자는 티베트를 다루는 중국의 태도에 대해 비판만 가하지는 않는다. 나름대로의 현실적인 해법을 놓고 진지하게 고민한다.

중국의 현 지도자인 후진타오 주석은 티베트 강경론자다. 저자에 따르면 대티베트의 캄 지방 대부분을 아우르는 쓰촨성 출신인 그는 티베트 점령 선전을 배후조종한 당사자였으며, 티베트 획득을 자신의 최고 업적으로 치부했다. 한마디로 후진타오는 티베트에 강경하게 대처하는 덩샤오핑 노선에 충실한 인물인 것.

다만 그는 티베트인들을 다스리는 평판 나쁜 세력에 영합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중국의 억압에서 벗어날 방법을 끊임없이 찾고 있는 이들의 상징이자 대변인 자격의 모습을 잃고 있지는 않다고 저자는 칭찬한다. 

이 지점에서 저자는 중국이 호전적인 초강대국의 위상을 떨치려는 시대착오적 발상에서 벗어나 이웃 나라들과 함께 번영할 수 있는 안정되고 조화로운 단일 아시아연합을 이룰 것을 권한다.

특히 저자는 “만일 후진타오 주석이 정책을 변경하면 그는 국제적인 슈퍼스타로 떠오르고, 그에게 미친 달라이 라마의 영향으로 권한을 부여받으며, 마침내 마오쩌뚱보다 훨씬 더 위대하게 평가될지도 모른다”고 밝히며 티베트에 대한 중국의 정책 변화를 촉구한다.

로버트 서먼 지음 / 김영사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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