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관리 중책 맡은 이준석… 해결 과제는 첩첩산중

[천지일보=이대경 기자] 6.11 국민의힘 제1차 전당대회에서 ‘0선 중진’ 이준석 신임 당 대표가 선출되면서 보수 정당은 과감한 변화를 선택했다. 이 신임 당 대표는 대선 관리의 중책을 맡았지만, 해결해야할 과제는 첩첩산중이다.

이 대표는 11일 전당대회 개표 결과 선거인단 투표와 일반 국민 여론조사를 합쳐 총 9만 3392표(43.82%)를 얻어 7만 9151표(37.14%)에 그친 나경원 후보를 제치고 당선됐다. 구체적으로 이 대표는 당원투표에서 나 후보에 3%차로 밀렸지만, 국민 여론조사에서 30% 이상 격차로 우위를 점했다.

당원과 국민들은 국민의힘에 변화를 바라고 있다는 점이 증명된 것이다. 이에 따라 당 내의 권력지형 등에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준석 체제에 대한 반발이 없을수는 없기에 꽃길을 걸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우선 의정활동 경험이 없어 당권 장악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당 안팎에서 나온다. 또한 김용태 청년 최고위원을 제외한 다른 최고위원들은 보수 성향이나 친박 색채가 강했던 인물이 많다. 이 대표의 당 운영 과정에서 전폭적인 지지를 받기 어려울 가능성도 있다.

당원 투표에서도 나경원 후보가 앞섰다는 점도 변수다. 대다수 당원은 당의 노선으로 보수를 원한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국민의당과 합당,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영입, 잡음 없는 대선 경선룰 결정 등도 이 대표에게 주어진 과제다.

이 대표는 “버스는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장소에 선다”면서 “절대 버스는 특정인을 위해 기다리거나 원하는 노선으로 다녀서도 안 된다”고 이른바 ‘버스론’을 내세우고 있지만, 야권 분열의 단초를 제공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이 대표도 대선 승리를 위해 윤 전 총장 영입이 필수라고 인정했지만, 만약 윤 전 총장이 입당을 미룰 경우 컨벤션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비판이 나온다.

국민의당과 합당 문제의 경우 국민의힘 주호영 전 원내대표가 어느정도 논의를 진전시켰지만, 통합 방식과 당협위원장 지분, 채무·고용 승계 등 풀어야 할 과제가 남아 있다.

국민의힘 의원들도 기대와 우려의 시선이 공존했다. 국민의힘 초선 의원은 11일 천지일보와의 통화에서 “결국 국민들과 당원이 원한 것은 변화였다”며 “이준석 신임 대표에게 힘을 실어줘서 켜켜히 쌓인 과제를 풀어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케케묵은 계파 갈등이나 자중지란에 빠진다면 중도층의 민심 역시 떠나갈 것”이라면서 “사사로운 감정은 내려놓고 정권 재창출에 전력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른 의원은 통화에서 “이 대표의 정치력에 의문부호가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보궐선거에서 이긴 것과 원내 상황은 전혀 다르다고 봐야 한다. 원내 경험 없이 당을 잘 이끌어 갈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우려했다.

다만 그는 “최고위원 중에 이전에 국회 경험이 풍부한 분들이 계시기 때문에 어느 정도 커버는 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라며 “우선은 앞으로 있을 사무총장 등에 대한 인선이 첫 시험대가 되지 않겠나”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