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정의용 외교부 장관과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3일 중국 푸젠성 샤먼 하이웨호텔에서 열린 한중 외교장관 회담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외교부 영상 캡처) 2021.04.03.
[서울=뉴시스] 정의용 외교부 장관과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3일 중국 푸젠성 샤먼 하이웨호텔에서 열린 한중 외교장관 회담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외교부 영상 캡처) 2021.04.03.

정의용-왕이 통화서 밝혀

외교부 “우리나라 특정 아냐"

[천지일보=김성완 기자] 왕이(王毅)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정의용 외교부 장관과의 통화에서 미국 주도의 인도․태평양전략을 반대하며 편향된 입장을 취해선 안 된다고 밝혔다.

10일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왕이 부장은 전날 정의용 장관과 통화에서 “미국이 추진하는 인도태평양 전략은 냉전적 사고로 가득 차 집단 대결을 부추기고 지역 평화와 안정에 도움이 되지 않아 중국은 강력히 반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중은 우호적인 이웃이자 전략동반자로, 시비곡직(옳고 그름)을 지키고 정확한 입장을 고수해야 한다”며 “정치적 공동인식을 지키고, 왜곡된 리듬을 따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왕이 부장의 이 같은 발언은 우리 외교부의 발표에는 포함돼 있지 않았고, 대신 “정 장관은 글로벌 도전과제 대응에 있어 미중 간 협력이 국제사회의 이익에 부합하는 바, 미중 관계가 안정적으로 발전해 나가기를 희망했다”고만 전했다.

이를 두고 통화 시점과 내용 등으로 볼 때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앞두고 한국의 대중(對中) 견제 노선 동참에 대한 경고성 메시지를 던진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도 이날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인도·태평양은 사실 중국에 대항하는 전략이다. 냉전시대의 사고방식으로 좋지 않다”면서 “30년 동안 (중한) 관계가 크게 발전을 해왔고, 아주 귀중히 여기고 있다. 영향을 받지 않는 것이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외교부 당국자는 “지난 4월 3일 한·중 외교장관회담 후속 조치와 관련한 의견 교환이 있었다. G7을 염두에 두지 않았다”면서 “미국과 관련된 부분은 우리나라에 특정해서 한다고 인식하는데, 최근의 기본 입장을 다시 반복했다고 생각된다. 새롭게 힌국을 특정한 것이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한중 외교장관 통화 시점에 대해서도 “통화는 우리 측 희망으로 했다. 이미 주선돼 있던 것”이라며 “지난 번 외교장관 회담 때 한중이 전략적 협력동반자인 점을 감안해 평시에 여러 차원에서 수시로 소통하자고 합의한 내용이 있다. 그런 차원에서 이해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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