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송범석 기자] 정치평론가인 고성국 박사는 이 책을 통해 2012년 대선을 분석하고 예측한다. 일단, 저자는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와 여타 후보들 간의 대결 구도를 면밀하게 조명한다. 이후엔 박 전 대표의 힘이 어디서 나오는지를 고찰하면서 그녀가 직면한 리더십의 문제도 꼬집는다. 동시에 손학규, 김문수, 정동영, 오세훈, 유시민, 이재오, 문재인 등 박 전 대표의 대항마격인 정치인에 대한 각각의 분석도 이어간다.

후반부에서는 본격적으로 2012년 대선 지형도를 설명한다. 저자는 이 지점에서 박근혜 대세론을 무너뜨리는 것이 불가능하지는 않지만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진단한다. 이와 함께 2012년 선거는 87년 선거와 같이 구시대 구질서를 마무리하는 선거가 되고 2014년 지방선거, 2016년 총선, 2017년 대선이 비로소 새로운 정치, 새로운 질서를 출현시키는 선거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는다.

저자는 박 전 대표의 힘은 권력이라기보다는 영향력에 가깝다고 분석한다. 저자에 따르면 역대 대통령들이나 제왕적 총재의 힘은 권력이었다. 그들은 사람들을 강제할 수 있는 물리력과 정보기관의 공포의 동원력이 있었고 정치자금과 정치인생의 생사를 결정하는 공천권을 독점해 왔다. 그러다 보니 이들의 힘은 매우 직접적이고 강력했다. 그러나 이 같은 힘에는 항상 반작용이 따랐다. 권력을 휘두른 역대 대통령이나 제왕적 총재들이 비극적인 말로를 보여 왔던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박 전 대표는 이 같은 관점에서 크게 벗어나 있다. 스스로 제왕적 총재가 될 수도 없을뿐더러 그 자체를 거부해 온 것이다. 그럼에도 그의 의지대로 수십 명의 국회의원들이 움직이고 있다. 이는 7.4 전당대회에서 이변을 일으킨 친박계인 유승민 최고위원의 등극만 보더라도 알 수 있다. 여론조사에서 바닥을 쳤지만 탄탄한 친박계의 세결집으로 홍준표 대표에 이어 2위에 랭크될 수 있었던 것은 순전히 박 전 대표의 힘이라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고 박사는 박 전 대표가 더 큰 영향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설득력이라는 요소를 획득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그가 제시하는 길이 옳은 길이고 이기는 길일 때 영향력은 더 커진다는 얘기다. 저자는 “상황을 파악하고 현실의 합리적 핵심을 움켜쥘 수 있는 통찰력을 가져야 한다. 패도가 아니라 왕도로 간다는 자신감과 당당함을 가져야 하며 좋은 의미의 권위를 가져야 한다”고 주문한다. 그는 특히 “박근혜와 친박계의 관계를 주군과 신하로 볼 수 없는 이유는 바로 이처럼 박근혜의 힘이 권력이 아니라 영향력 때문”이라고 풀이한다.

고성국 지음 / 미지애드컴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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