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시계 검사’로 불리는 홍준표 의원이 한나라당 대표에 당선됐다. 홍 신임 대표는 1996년 신한국당에 입당해 정치를 시작했다. 범친이계로 분류되는 그는 친이계 ‘적자’로 꼽히는 오세훈 서울시장에게 경선에서 패하면서 비주류의 길을 걸었다. 스스로도 계파를 따지지 않으며 독자적인 행보를 고수해 눈길을 끌었던 인물이다.

홍 대표의 당선은 여러 가지 의미를 내포한다. 우선 홍 대표가 탈계파 노선을 선택해왔던 점에 비춰보면 계파 정치가 종식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온다.

실제로 홍 대표는 5일 오전 서울 흑석동 현충원 참배에 앞서 가진 약식 기자간담회에서 “앞으로 계파활동을 하면 (내년 총선에서) 공천을 안 줄 것”이라며 “오늘 최고위원회의에서 계파 해체 결의부터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한 “(계파 해체는) 국민이 바라는 것으로 이를 발 빠르게 하는 게 첫 번째 과제”라고 덧붙였다.
여기에 2위로 당선된 인물이 친이계인 원희룡 의원이 아닌 친박계 유승민 의원이라는 점도 당내 친이계 위주의 분위기를 탈피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한나라당은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청와대와 여권의 불협화음, 리더십 부재, 4.27 재보선 패배, 경제 대란이 민심이반으로 이어진 상태다. 특히 계파싸움으로 얼룩지면서 내부에서마저 적지 않은 파열음이 나왔다. 사전 권역별 선거 투표율이 25.9%로 저조했던 것도 이 같은 문제에서 기인한다.

이런 맥락에서 신임 지도부가 해결해야 할 과제는 분명해 보인다. 친이계가 독식하다시피 했던 당내 흐름을 바꾸고, 계파 간 상생을 꾀해야 한다. 아울러 정부와의 갈등보다 대화를 통해 민생을 챙겨야 할 것이다. 무조건적으로 ‘표에 기댄 좌클릭’이나 ‘보수를 위한 보수 정책’도 지양해야 한다. 총선이 곧 다가오는 만큼 공천 개혁도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다. 위기는 곧 최대의 기회라는 말처럼 쇄신의 기치를 휘날리며 전력을 다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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