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술 정치컨설팅 그룹 인뱅크코리아 대표

한나라당 7.4 전당대회에서 4만 1666표를 얻어 압도적 표차로 홍준표 의원이 당대표로 선출됐다. 2위는 친박계인 유승민 의원이, 3위는 중도 성향의 나경원 의원이, 4위는 친이계가 지지한 원희룡 의원이, 5위는 쇄신파인 남경필 의원이 각각 차지하여 새 지도부를 구성했다. 이번 새 지도부는 그동안 고질적 문제로 제기되어온 계파에 묶이지 않고 고르게 등용되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새로 선출된 홍준표 대표는 당선 수락 연설에서 “계파 없이 홀로 뛴 당내 선거에서 홍준표에게 마지막 기회를 준 대의원 동지 여러분의 뜻은 하나 된 한나라당을 만들어서 내년 총선․대선을 꼭 이겨달라는 바람으로 받아들인다”며 “이제 홍준표의 개혁을 시작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홍 대표는 연설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서민 속으로 들어가겠다. 그동안 서민특위 위원장을 하면서 추진하지 못한 과제도 다시 추진하겠다”고 밝히며 “당 중지를 모아 택지, 주거대책, 대부업계 이자율 인하를 다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홍준표 대표가 앞으로 걸어야 할 길은 그야말로 가시밭길이다. 지금의 국민 상당수는 한나라당에 등진 지 오래다. 지난 한나라당 정권하에서 구제역대란과 전세대란, 물가대란은 물론 성장정책 추진으로 대기업들만 배를 불린 꼴이 된 게 아니냐는 국민들의 원성이 높다.

구제역대란은 차제하더라도 전세대란은 지금까지도 그 후유증에 몸살을 앓고 있다. 이미 많은 서민들이 전세를 부분 월세로 전환했고 빚을 내서 올려준 전세금 때문에 이자에 시달리고 있다. 제1금융에서의 까다로운 대출로 인해 사채 수준의 고이자를 빌려다 쓴 서민들도 수두룩하다. 어디 그뿐이겠는가! 물가대란은 아직까지 진행형에 있고 유류값 인상과 함께 공공요금 인상이 줄줄이 대기 중이니 민심이 더 흉흉해 질 수밖에 없다. 정부에서는 최우선 정책으로 물가를 잡겠다고 떠들고 있지만 그 말을 믿는 국민들은 아마도 없을 듯싶다. 당장 주유소를 가보면 ‘헉’ 소리가 절로 나오니 말이다.

더구나 최근 이슈화 되고 있는 무상급식과 반값 등록금 해결 방안 문제도 홍준표 대표로서는 부담을 가지게 될 사안이다. 필자가 지난 6월 14일 천지일보 칼럼에서 처음으로 문제를 제기한 바 있지만 무조건적 반값 등록금은 대기업들에게 오히려 배만 불릴 수 있는 정책이 될 수 있다. 이미 대기업 근로자의 자녀는 기업에서 대학등록금을 지원해 주고 있기 때문이다.

필자의 이러한 문제 제기는 최근 이슈화 되어 새로운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는데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홍준표 대표가 부자정당이라는 한나라당의 이미지를 불식시키기 위해서라도 부자들을 위한 반값 등록금 제도가 되지 않도록 보완해야 할 것이다.

또한 대기업의 떡볶이는 물론 치킨 피자 두부 콩나물 호프집 문방구 편의점 등 무분별한 문어발식 사업영역 확장으로 인해 이미 중소기업 및 자영업자들이 줄도산 했음은 물론 유통의 대부분을 장악하여 가격 담합의 주체가 되고 있음도 당 대표로서 간과해서는 안될 문제다.

지금 검경의 수사권 조정문제도 그렇다. 언제까지 검찰의 무소불위의 땡깡을 보고만 있을 것인가! 그 어느 나라에도 검찰 집중형 사법제도를 가지고 있는 나라는 흔치 않다. 우리 검찰의 모델이 되고 있는 일본의 검찰도 우리나라처럼 강력하지 않다.

중수부의 존립은 거대 비리와 맞서야 한다는 현실 때문에 존립이 필요하다고 인정되지만 검찰 전체의 권한과는 별개의 문제다. 국민의 권익과 청렴도 때문에 검찰의 기득권이 필요하다고 한다면 이는 개가 웃을 일이다. 국민 한사람 한사람에게 물어보라. 정말 검찰조직이 국민의 권익을 지켜주고 청렴한 조직으로 인식하고 있는지 말이다.

이 모든 것이 이제 홍준표 대표를 포함한 새 지도부의 당면 과제가 되었다. 홍준표 대표의 개혁에 당청관계, 민심 수습방안 및 친서민 정책이 어떻게 그 빛을 발휘할지 기대할 뿐이다. 민심은 곧 천심이다. 필자가 원하는 것은 한나라당의 총선․대선의 압승이 아니라 정말 국민을 이롭게 하는 정당, 서민이 살 수 있는 나라를 만드는 정당으로 다시 태어나길 바랄 뿐이다.

이후 정개특위에서 논의될 정치자금법처럼 국회의원을 위한 정책이 아니라 서민들의 눈물을 어루만져 주며 함께 흘릴 수 있는 그런 정치인과 정당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제발 서민들의 눈물을 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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