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민국 국회의원(경남 진주시 을). ⓒ천지일보 2020.12.4
강민국 국회의원(경남 진주시 을). ⓒ천지일보 2020.12.4

국힘, 감사원 카드로 민주에 맞대응

“민주 권익위 조사, ‘면피용’ 의구심”

감사원 조사만을 고집하긴 쉽지 않을 듯

민주·정의 “국힘, 꼼수 정치 진수” 비판

전문가 “국힘 전수조사, 감사원에 달려”

[천지일보=김성완 기자] 국민의힘이 8일 더불어민주당에 맞대응해 자당 소속 의원들의 ‘부동산 투기’ 전수조사를 감사원에 의뢰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이 ‘부동산 투기’ 검증을 마친 상황에서 이를 외면하면 역풍을 맞을 가능성도 있기 때문인데, 하지만 감사원에 의뢰한 것을 두고 여지껏 뭉개고 있다가 또 ‘시간 끌기’ 꼼수를 부리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실제로 감사원법 제24조는 의원들을 감찰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지 않는데다 설사 감사원이 조사에 들어간다 하더라도 상당한 시간이 소요돼 결국 ‘두루뭉술’ ‘유야무야’ 넘어가려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국힘 “감사원 조사 받을 것”

국민의힘 강민국 원내대변인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국민의힘은 지난 3월 102명 전원이 부동산 전수조사에 동의를 한 바 있다”며 “그래서 저희는 권력에 독립된 감사원의 조사를 받겠다는 입장이 정해졌다”고 말했다.

또 “민주당 권익위 조사는 저희 입장에서는 셀프, 면피용 조사라는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면서 “민주당 재선 의원 하는 분이 위원장으로 있어 객관성과 공정성을 담보하지 못하고 강제 수사권이 없어 금융거래 내역을 소명할 사실관계를 확인할 수 없는 부분이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민주당도 권력으로부터 독립되고 공정성이 담보되는 감사원의 조사를 받는 게 맞다”며 “국민의힘 102명 전원은 감사원에 감사를 의뢰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국민의힘이 ‘감사원 조사’ 카드라도 꺼내든 데는 소속 의원들의 탈당까지 감수하고 있는 여당의 파상 공세를 더 이상 회피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국민의힘이 공정성을 근거로 감사원 조사만을 고수하고 있지만, 스스로 최재형 감사원장을 야권의 차기 대선 주자로까지 거론하고 있는 상황에서 계속해서 주장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여기에 국민의힘은 감사원 조사 의뢰 시점도 “최대한 빨리 하겠다”고만 언급하고, 구체적으로 못 박지 않았다. 오는 11일 전당대회가 끝나는 대로 진행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지만, 그간의 행태를 보면 이마저도 알 수 없는 일이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용빈 의원, 광복회 김원웅 회장이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국방위, 보훈처 소관 상임위 변경안’에 대한 입장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11.16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용빈 의원, 광복회 김원웅 회장이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국방위, 보훈처 소관 상임위 변경안’에 대한 입장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11.16

◆민주·정의 “의원, 감사 대상 아냐”

당내 반발에도 예상 밖 강도 높은 조치를 취한 민주당은 ‘감사원 조사’를 고집하는 국민의힘을 겨냥해 “꼼수 정치의 진수”라며 직격했다.

민주당 이용빈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국회의원은 법적으로 감사원의 감찰 대상이 될 수 없다”며 국민의힘의 제안을 전형적인 ‘시간끌기’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감사원법 24조에 따라 국회, 법원, 헌법재판소에 소속된 공무원은 감사원의 직무감찰 대상이 될 수 없다”며 “국민의힘이 이 사실을 몰랐을 리가 없다. 알고도 그랬다면 얄팍한 꼼수 정치의 진수”라고 일침을 가했다.

정의당 역시 논평을 통해 “감사원법상 국회의원은 감사원의 직무감찰 대상이 아니라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감사원 조사가 아니면 어떤 조사도 못 받겠다고 우기는 꼼수와 억지는 시민들의 화만 돋운다는 사실을 명심하시길 바란다”고 날을 세웠다.

이 같은 지적에 강민국 원내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국민감사 청구라든지 ‘원포인트’ 법 개정을 한다든지 해서 조사를 받아야 되지 않겠나”라며 “(조사를) 받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봐 달라”고 말했다.

하지만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천지일보와의 통화에서 “감사원이 직권으로 하는 게 아니라 국민의힘이 요청한다면 조사할 수 있다. 감사가 아니라 조사이기 때문”이라면서 “물론 감사원이 의원들은 대상이 아니라며 못하겠다고 할 수도 있다. 조사에 나설 수도 있고 안할 수도 있는데, 감사원에 달려있다”고 강조했다. 물론 감사원이 나서지 않을 경우 국민의힘이 난감한 상황에 처할 수도 있다는 점과 감사원 조사 시 꽤나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는 설명도 덧댔다.

(서울=연합뉴스) 안정원 기자 =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가 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민주당 재정분권특별위원회 당·정·청 전체회의에서 김영배 재정분권특위원장과 대화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안정원 기자 =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가 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민주당 재정분권특별위원회 당·정·청 전체회의에서 김영배 재정분권특위원장과 대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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