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송범석 기자] 오케스트라 공연을 보고 있노라면 음악에 대한 해석과는 상관없이 “바이올린은 왜 가장 앞줄에 배치할까?” “오케스트라 연주자들은 평소에 뭘 하고 살까?” 등과 같은 엉뚱한 질문들이 머리를 점령할 때가 잦다. 더 세세하게 관심을 기울이면 연주회의 무대구성, 지휘자의 역할, 연주회에서 곡이 흘러가는 순서 등이 궁금해지기도 한다.

이 책은 이런 물음을 시원하게 풀어준다. 책은 좀 독특하다고 할 수 있는데, 연주회에서 청중에게 음악이 전달되기까지 얼마나 많은 준비 작업이 필요하며 구체적으로 누가 어떤 일을 하고 어떤 악기가 사용되는지를 유머러스한 말투로 짚어 주기 때문이다.

오케스트라의 배치와 관련해 책은 배음(倍音) 시스템을 설명한다. 사실 배음에 대한 구조를 설명하는 게 그리 간단치 않기 때문에 책은 오케스트라에 편성된 세 종류의 악기 장르와 그것들이 각기 음을 내는 방법, 그리고 음의 성질에 대해서 기술한다.

현악기, 관악기, 타악기 등 세 종류의 악기 장르에서 가장 소리가 큰 악기는 타악기다. 따라서 이 악기는 청중으로부터 가장 먼, 무대의 가장 안쪽에 위치한다. 타악기 앞에는 금관악기가 자리하는데, 호른은 오케스트라 악기 중에서 유일하게 뒤쪽으로 소리가 나오므로 무대의 가장 뒤쪽이나 오른쪽·왼쪽 벽에 놓인다. 벽에 소리를 부딪쳐 반사시켜 그 소리를 청중에게 보내야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앞에 클라리넷, 파곳, 오보에, 플루트 등 소리가 큰 순서로 뒤쪽에서부터 앞으로 나란히 놓인다.

책은 여기서 재밌는 물음을 던진다. 바로 현악기 연주자들은 어느 오케스트라에서든 제일 앞쪽, 관객과 가장 가까운 곳에 앉는다는 점이다. 현악기가 그 정도로 소리가 작기 때문일까?

여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고 저자는 설명한다. 역사적으로 중세 바로크 시대부터 그 형태를 바꾸지 않은 현악기는 유럽 음악의 핵이라 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작곡가도 현악기를 중심으로 곡을 만들려고 하며 그 활용 영역도 넓다. 즉 오케스트라에서 현악기는 연주해야 하는 음의 부호가 가장 많은 악기라고 할 수 있다.

또 하나는, 현악기는 신기한 배음 구조를 가지고 있어서다. 바이올린의 현 한 줄의 음량과 다섯 줄의 음량은 단순히 생각하면 다섯 배 가까운 음량을 보여야겠지만 실제로는 두 배의 음량이 될까 말까하다. 그래서 현악기에는 많은 연주가 필요하고 앞에 놓인다.

이 책은 이외에도 각 악기의 특징과 변천도 기술하면서 후반부에는 교향곡, 협주곡, 표제음악의 인기곡을 한자리에 소개한다.

미츠토미 도시로 지음 / 열대림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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