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임문식 기자] 그동안 비주류의 자리를 지켜왔던 홍준표 신임 대표가 7.4 전당대회를 통해 당 중심에 섰다. 이는 친이계에 대한 견제심리와 함께 당 총선 위기론이 작용한 결과로 분석되고 있다.
홍 대표는 선거인단 투표에서 2만 9310표(25.6%), 여론조사 1만 2356표(25.2%)를 얻어 총 4만 1666표로 1위를 차지했다. 이런 결과엔 여론조사의 영향이 컸다. 선거인단 투표에서는 2위인 유승민 최고위원에 근소한 차이로 앞섰지만 여론조사에서는 큰 격차로 승부의 쐐기를 박았다.

전당대회의 뚜껑을 열자, 경선 초반부터 형성됐던 ‘홍준표 대세론’이 그대로 나타났다. 친이·친박으로부터 고른 지지를 확보한 것이 주효했다. 특히 친박 성향이 높은 대구·경북에서 표를 얻어낸 것이 승리의 견인차 역할을 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친이계에 대한 견제 심리가 발동한 것도 한몫 했다. 전당대회 경선 날짜가 가까워지면서 친이계가 결집하려는 움직임이 두드러지자 이에 대한 반동으로 결집한 친박계가 비주류인 홍 후보를 밀어줬다는 것이다. 이로써 친박계는 친이계의 당권 장악을 막고 친박계 후보인 유승민 의원을 최고위원으로 당선시키는 등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게 됐다.

홍 대표는 수락연설에서 “계파 없이 홀로 뛴 당내 선거에서 홍준표에게 마지막 기회를 준 대의원 동지의 뜻은 하나 된 한나라당을 만들어 내년 총선과 대선에 꼭 이겨달라는 바람으로 받아들인다”고 밝혔다.

그는 “여러분의 바람을 반드시 성취하도록 하겠다”며 “이제 홍준표는 변방에서 중심으로 왔다. 그러나 변방에서 치열했던 ‘변방정신’을 잊지 않고 여러분과 함께 내년 총선과 대선에서 압승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내년 총선에 앞서 지휘봉을 잡은 홍 대표는 가장 먼저 계파 문제를 수술대로 올렸다. 5일 서울 동작구 국립현충원을 방문한 자리에서 그는 “앞으로 계파 활동을 하면 공천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엄포를 놨다.

‘변방정신’을 강조하며 내부 단속에 나선 홍 대표가 앞으로 청와대와 유력 대권 주자인 박근혜 전 대표와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해 나갈지도 관심의 초점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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