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을 방문한 정세균(왼쪽) 당시 국무총리가 지난 4월11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의 사드아바드 좀후리궁에서 에샤크 자한기리 수석부통령을 만나 얘기를 나누고 2021.06.08. (출처: 뉴시스)
이란을 방문한 정세균(왼쪽) 당시 국무총리가 지난 4월11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의 사드아바드 좀후리궁에서 에샤크 자한기리 수석부통령을 만나 얘기를 나누고 2021.06.08. (출처: 뉴시스)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복원을 위한 회담에 참여 중인 이란이 향후 3∼5개월 안에 한국과 무역을 다시 시작할 것을 전망하며 이에 동결자금을 활용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호세인 탄하이 이란·한국 상공회의소 회장은 7일(현지시간) 국영 IRNA 통신과 인터뷰에서 최근 많은 한국 관리와 기업이 이란을 방문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탄하이 회장은 "향후 3∼5달 안에 한국과 무역을 재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한국의 공산품·전자제품·생산기계·기술장비 등을 수입하는 데 있어서 동결 자금을 활용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런 탄하이 회장의 발언은 약 70억 달러(약 7조7천억원)로 추정되는 동결 자금 중 일정 부분을 한국 제품의 구매 대금으로 사용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란은 2010년 이란 중앙은행 명의로 IBK기업은행과 우리은행에 원화 계좌를 개설하고 이 계좌를 통해 원유 수출 대금을 받아왔다.

그러나 미국 정부가 2018년 이란 중앙은행을 제재 명단에 올려 이 계좌를 통한 거래가 중단됐으며, 이란 정부는 이 동결 자금을 해제하라고 요구해왔다.

이미 한국의 대기업은 이란과 무역을 재개할 준비가 돼 있다는 의사를 나타냈다고 탄하이 회장은 전했다.

그는 "이미 이란과 한국은 40억달러(4조4천억원) 규모 무역을 한 경험이 있다"면서 "양국의 합의가 몇 달 안에 이행되면 과거 무역 규모를 빠르게 회복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그는 한국 내 동결 자금 중 10억 달러(1조1천억원)를 현금으로 받기로 했지만, 아직 지급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란은 지난 4월 한국 내 동결자금 중 약 335억원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구매에 사용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이란은 지난 4월 초부터 오스트리아 수도 빈에서 러시아, 중국, 프랑스, 영국, 독일 측과 만나 핵합의 복원을 협상 중이며, 미국과는 간접적으로 접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 핵합의는 2015년 이란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5개 상임이사국(미국·영국·프랑스·러시아·중국) 및 독일 등 6개국과 맺은 것으로, 이란 핵 활동을 제한하는 대신 대이란 제재를 해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이 2018년 합의 탈퇴를 선언하고 제재를 부활시키자 이란도 핵 활동을 일부 재개했다. 현재 미국은 이란이 합의를 준수할 경우 제재를 해제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테헤란=연합뉴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