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의자 조사해야 하는 수많은 근거있다” 주장
경찰, 지난달 27일 중간 수사결과 브리핑
정민씨 아버지 “목격자 제보 다르다” 의혹제기
경찰 “목격자 조사 통해 확인된 내용임” 반박
“친구 A씨 휴대전화 포렌식분석, 특이점 없어”
[천지일보=김빛이나 기자] 서울 한강공원에서 실종됐다가 숨진 채 발견된 고(故) 손정민(22)씨 사건과 관련해 손씨와 함께 술을 마신 친구 A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하고 거짓말탐지기 조사를 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2일 보도에 따르면 네이버 카페 ‘반포한강사건 진실을 찾는 사람들(반진사)’ 회원들은 전날 서울 종로구 서울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주장했다. 이들은 손씨의 사망사건과 관려해 CCTV 원본 전체를 공개해야 한다는 주장도 내놨다.
반진사는 “경찰의 중간수사 결과를 들으면서 수사과정의 공정성과 합리성에 강한 의구심과 우려를 갖게 됐다”며 “A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하고 조사해야 하는 수많은 근거가 있음에도 경찰은 아직까지 A씨를 참고인 신분으로 수사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지금이라도 당장 A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해 적극적으로 수사해야 한다”며 “A씨에 대한 거짓말 탐지기 조사 및 사건과 관련된 모든 폐쇄회로(CC)TV 원본 전체에 대한 대국민 공개를 강력하게 요청한다”고 했다.
앞서 서울경찰청은 지난달 27일 A4용지 23쪽 분량의 중간 수사결과를 브리핑했다.
경찰은 조사 과정에서 7개 그룹의 17명 목격자를 확보해 참고인 조사(17회), 목격자 참여 현장조사(3회), 법최면(2회), 포렌식(1회) 등을 실시한 결과물을 수사상황 보고서에 담았다.
경찰은 서초경찰서 강력 7개팀 전원을 투입해 126대의 폐쇄회로(CC)TV 영상, 한강 출입차량 193대 등을 분석하고 7개 그룹 16명의 목격자를 상대로 참고인 조사, 현장 조사, 법최면 등 33회에 걸친 조사를 실시했지만 범죄 혐의점을 찾지 못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A씨가 손씨와 친하지 않은 사이임에도 갑자기 술을 마시자고 연락한 이유에 대해 손씨가 A씨와 평소 함께 다니며 술을 마시거나 국내·외 여행을 같이 가는 사이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손씨의 마신 술의 양이 얼마 되지 않는데 만취 상태로 볼 수 있는지에 대한 의혹에 대해서는 두 사람이 구입한 술의 양이 소주 2000㎖, 청하 600㎖, 막걸리 2250㎖였고, 손씨의 혈중 알코올 농도는 0.154%였다고 밝혔다.
손씨와 A씨 사이에 시비가 있던 것은 아닌지 의혹에 대해서는 목격자 증언에 따라 시비나 다투는 장면이 증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A씨가 손씨의 주머니를 뒤진 이유에 대해 목격자는 A씨가 손씨 옆에서 짐을 챙기고 손씨를 흔들어 깨우는 장면이라고 진술했다.
이 같은 경찰의 중간 수사결과 발표에 대해 정민씨 아버지 손현(50)씨는 “경찰의 수사 진행상황 발표 내용 일부가 우리가 들은 목격자의 제보와 다르다”며 다시 의문을 제기했다.
아버지 손씨는 “우리에게 직접 제보한 목격자 2명과 지난 11일 연락해 (손정민씨 실종 당일인) 지난달 25일 오전 2시 18분께 촬영한 사진을 입수했다”면서 “이분들은 이후 우리의 부탁을 받고 경찰에 가서 진술했다”고 말했다.
손씨에 따르면 목격자는 “주머니 뒤적인 게 깨우는 거라고요? 그건 전혀 깨우는 느낌이 아니었는데요?”라며 “주머니를 뒤적거린 이유는 저도 잘 모르는데 (경찰이) 저렇게 단정을 지어버리면 어떡하라는 건지”라고 했다. 이어 “(경찰에서) 정확하게 진술했는데 전달이 좀 잘못됐다”고 덧붙였다.
손씨는 “증인의 진술이 경찰의 발표 시 어떻게 왜곡되는지 알 수 있었다”며 “나머지 증인은 우리가 만날 수도 없으니 당연히 저 발표가 맞는다는 확신이 생길 수 없고 의심이 생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경찰은 입장문을 내고 “지난달 25일 오전 2시 18분 목격자가 촬영한 사진에 대한 경찰 발표가 유족 측이 (목격자로부터) 들은 내용과 다르다는 주장과 관련, 경찰의 발표는 목격자 조사를 통해 확인된 내용임을 알려드린다”고 밝혔다.
한편 경찰은 지난달 30일 환경미화원 B씨가 습득한 A씨의 휴대전화를 한강공원 반포안내센터로부터 전달받았다. 디지털 포렌식 작업을 통해 A씨의 휴대전화를 분석한 이후 범죄 정황을 파악할만한 특이점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A씨의 휴대전화는 손씨가 실종된 지난달 25일 오전 7시 2분께 전원이 꺼진 이후 다시 켜진 적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또한 A씨가 사건 당일 새벽 3시 37분께 부모와 통화한 이후 사용한 흔적도 발견되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범죄 정황이 없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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