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돌풍은 신선하다. 36세 무관의 청년이 보수 야당 대표 후보 1위라는 사실은 국민도 정치권도 생각지 못한 결과다. 난세(亂世)에 영웅이 나는 법이어서 걸출한 인물이 없는 정치계에서 그가 영웅처럼 난제를 해결했으면 하는 기대감이 일시에 나타난 셈이다. 압도적인 표 차이를 통해 국민은 완고하고 변화에 둔감한 보수 야당에 확실한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여당엔 더이상 기대하지 않는다. 야당은 이대로는 안 된다. 제발 구태에서 벗어나 새 인물이 보수를 혁신시켜달라’고 하소연하고 있다.

하지만 과거 DJ, YS나 프랑스 마크롱처럼 정치 경력이 탄탄하지 않은 이준석이 야당 대표가 된다면 그야말로 모든 국민을 긴장시킬 수도 있다. 또 이준석의 강점은 젊음이지만 나이를 벼슬로 여기는 우리 사회에서는 지독한 단점이 될 수도 있다. 무엇보다 젊은 이준석이 돌풍을 일으킨 현실을 야당과 여당은 뼈아프게 생각하고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촛불집회로 새로운 정부가 탄생한 후에도 보수 본당인 국민의힘은 별다른 변화가 없었다. 뒤늦게 과거사 사과가 있었지만 진정성은 여전히 의문이다.

이 와중에 이준석이라는 청년이 보수 주자로 촉망을 받는 것은 보수당으로는 분명 고무적인 일이다. 국민의힘은 이준석 돌풍을 보며, 낡은 정치에 염증을 느끼는 국민의 심정을 깨닫고 환골탈태를 결심해야 한다. 시늉만으로는 안 된다. 국민은 혁신과 세대교체를 원하고 있다. 자리만 지키면 된다는 근시안적 사고를 가진 정치꾼들에게 ‘당을 해체하고 새롭게 재건하라’는 명령을 내리고 있는 보수 지지자들의 목소리를 뼈아프게 들어야 할 것이다.

응축된 정치 경험을 갖지 못한 무관의 청년이 구체재 유지에만 매달리는 보수 정치인보다 낫다는 국민의 메시지는 사실상 보수 정치인들에 대한 심판과도 같다. 보수 지지자들은 변화와 혁신을 이루고 진정성 있게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할 차세대 리더의 한 사람으로 이준석을 꼽은 셈이다. 공정한 세상, 내 집 마련의 꿈을 이룰 수 있는 세상, 좋은 일자리가 많은 세상 등 평범한 꿈을 이룰 수 있는 세상에 대한 비전을 제시해 줄 수 있는 리더가 그가 돼 주길 바라는 것이다. 민심을 읽지 못하고 권력과 아집 구태에 물들어 허덕이는 정치인들에게 준 권력은 다시 회수될 것이다. 나아가 내 편만 챙기는 이들의 권력 또한 회수될 것이다.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것은 진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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