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은훤 행복플러스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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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20일은 UN이 정한 ‘세계 벌의 날’이다. 꽃이 열매를 맺기 위해서는 꿀벌의 존재가 반드시 필요하다. 그럼에도 평소에 꿀벌에게까지 감사하면서 사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 같다. 꿀벌이 없는 세상은 끔찍한데도 말이다. 그래서 ‘벌의 날’까지 제정 했나보다.

이번 벌의 날에는 미국 다큐멘터리 채널인 내셔널지오그래픽에서 할리우드 배우 앤젤리나 졸리와 특별한 행사를 했다. 앤젤리나 졸리는 검은 배경 앞에서 하얀 드레스를 입고 온 몸에 벌을 뒤집어 쓴 모습을 연출했다. 마치 벌과 한 몸이 된 듯 벌이 온 몸을 기어 다니고 눈앞에서 날아다녀도 그녀는 시종일관 침착하고 우아한 모습을 유지했다.

내셔널지오그래픽은 이 ‘벌 프로젝트’를 공개하면서 생태계의 균형과 생물 다양성 보존에 큰 역할을 하는 벌의 이로움을 알리고, 보호를 호소하는 취지임을 밝혔다. 그녀는 촬영 3일 전부터 샤워도 못했다고 밝혔는데, 벌들이 다른 향기를 맡으면 혼란을 느끼기 때문이라고 했다. 벌을 유인하기 위해서 온 몸에 동물이나 곤충이 같은 종의 이성을 유인하는 물질로 알려진 ‘페로몬’을 발랐다고 한다.

예상대로 벌은 흰 드레스를 가릴 정도로 날아들었다. 벌에 쏘이지는 않았을까를 묻는 기자에게 이 프로젝트를 함께한 아마추어 양봉가이자 사진작가 댄 윈터스는 “졸리는 촬영하는 18분 동안 가만히 서 있었습니다. 덕분에 벌에 쏘이지도 않았죠”라고 했다.

세상을 살아가는 이치는 비슷하다. 사람은 물론이고 동물, 심지어 식물까지도 생존의 공통점을 찾을 수가 있다. 그래서인지 현자들은 대부분 자연에서 인생을 배웠다는 이야기를 빼놓지 않는다.

어렸을 때, 막연히 벌을 무서워했던 기억이 난다. 한 번도 쏘인 적이 없는데도 말이다. 물론 공격한 적도 없었다. 그 때 이러한 사실을 알았더라면 무서워할 필요도 없었는데 말이다. 인간관계에서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공격하지 않으면 공격받을 가능성이 거의 없다. 가끔 공격받고 속상할 때가 있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언젠가 했던 공격의 대가일 가능성이 크다. 물론 좀 공격적인 성향을 갖고 있다고 느껴지는 사람들이 있긴 하다. 어쩌면 이미 어딘가에서 많은 공격을 받았기 때문일 수도 있다. 그렇게 생각하면 밉거나 서운한 마음이 한결 가벼워진다. 어떤 때에는 ‘측은지심’의 마음까지 갖게 된다.

혹시 모든 사람들로부터 공격을 받는다는 생각이 든다면 자신의 말투를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습관적으로 공격적인 어투를 사용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말이다. 모든 문제가 자신으로부터 비롯된 것임을 인정한다면 훨씬 간단하게 해결된다. 반대로 자신으로부터 인정된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면 아주 작은 문제도 해결하기는 쉽지 않다.

사람은 기본적인 ‘자기애’가 있기 때문에 자기가 잘못했다고 인정하면 쉽게 문제도 찾아낼 수가 있기 때문이다. 누군가에게 서운한 일이 있는가? 그렇다면 자신이 서운한 일을 하지 않았는지 생각해보라. 생각이 안 날 수도 있다. 누구든 자기중심적이니까. 상대에게 물어보라. 물을 때에도 공격적이지 않도록 배려해야 한다. 관계가 좋아지는 것은 물론이고 훨씬 더 편하고 행복한 삶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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