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선조 28(1595)년 박의장 고신(告身) (제공:한국학중앙연구원)ⓒ천지일보 2021.5.31
조선 선조 28(1595)년 박의장 고신(告身) (제공:한국학중앙연구원)ⓒ천지일보 2021.5.31

신라 조선시대 역사는 물론

인류 탄생도 한눈에 조망

[천지일보=장수경 기자] 산천초목이 푸르른 옷을 갈아입는 6월이다. ‘보훈의 달’이기도 한 6월은 어느 때보다 역사문화에 더욱 관심이 많이 간다. 이와 관련해, 우리 역사와 관련된 전시가 곳곳에서 열리고 있으니 이를 소개해봤다.

◆장서각 독창적 전시 마련

먼저 한국학중앙연구원에서는 ‘고신(告身)’을 주제로 한 기획전이 열리고 있다. 한국학중앙연구원은 장서각과 타 기관에 소장돼 있는 고신을 모아 전시를 마련하게 됐다.

고신은 조선시대에 관원에게 품계와 관직을 수여할 때 발급하던 임명장이다. 고신은 4품을 기준으로 해 그 이상에게는 교지(敎旨) 형식으로 문서를 작성하고 왕의 어보인 ‘시명지보(施命之寶)’를 찍어 관교를 발급하는 형식과, 5품에서 9품 관원에게는 왕의 명을 받아 이조(吏曹)와 병조(兵曹)에서 임명하는 형식이 있다. 전시는 중국에서부터 조선시대 전형적인 양식의 고신이 정립되기까지 문서 양식, 문서의 작성자, 문서를 작성한 서체, 문서에 찍힌 보인(寶印) 등을 통해 문서를 분석했다.

그리고 이를 토대로 조선시대 고신의 양식적 기원을 밝혔다. 특히 전시는 주 자료가 온전히 텍스트로만 이뤄진 문헌이고, 텍스트에 투영된 역사적 맥락과 인문학적 코드를 해명하는 데 주력했기 때문에 ‘보는 방식’에 ‘읽는 방식’을 상당 부분 가미한 장서각의 독창적인 전시다. 전시는 5월 31일부터 7월 2일까지 진행된다.

분황사 출토 '치미' (제공: 문화재청) ⓒ천지일보 2021.5.31
분황사 출토 '치미' (제공: 문화재청) ⓒ천지일보 2021.5.31

경주에서는 신라불교문화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불이(不二) : 둘이 아닌 하나’ 전시가 열린다. 이번 전시는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가 작년부터 동국대 경주캠퍼스와 함께하고 있는 문화유적 공동 발굴조사를 확장한 프로그램이다.

전시는 2개의 주제로 나뉘어 있으며, 제1부 ‘흙 속에서 찾은 신라불교문화’는 신라 사찰의 생활, 장엄, 의례와 관련한 유물을 새롭게 공개하는 자리이다.

신라 왕경의 중요사찰 유적 중 하나인 분황사, 사천왕사지, 인왕동사지에서 발굴한 통일신라 치미가 공개되며, 2020년에 황룡사지에서 출토돼 주목된 바 있는 금동봉황장식자물쇠도 처음 선보인다. 제2부 ‘신라불교문화에서 찾은 청춘’에서는 1부 전시에 출품한 유물이 가진 본연의 아름다움을 작가의 시각으로 재해석한 개성 있는 사진과 영상 작품을 공개한다. 전시는 5월 27일부터 9월 30일까지 열린다.

◆700만년 전 인류과정 살펴봐

국립중앙박물관에서는 700만 년이라는 긴 인류 진화의 여정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전시가 마련됐다. 기획특별전 ‘호모 사피엔스 : 진화∞ 관계& 미래?’는 진화적 관점에서 본 인간 존재의 의미와 진화 과정에서 맺어 온 다양한 생물종과의 관계를 화석 자료, 고고 자료 등 700여 점의 전시품과 영상으로 풀어냈다. ‘제1부 진화’에서는 사헬란트로푸스 차덴시스부터 호모 사피엔스까지 700만 년에 걸친 인류 진화과정을 살펴볼 수 있다. 제2부 ‘지혜로운 인간, 호모 사피엔스’에서는 현생인류라고 불리는 호모 사피엔스의 특징을 ‘예술’ ‘장례’ ‘도구’ ‘언어와 기호’ ‘탐험’이라는 다섯 가지 주제로 살펴본다.

17일 서울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기획특별전 '호모 사피엔스 : 진화∞ 관계&미래?' 언론공개회에서 참가자가 전시를 살펴보고 있다. (출처: 뉴시스)
17일 서울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기획특별전 '호모 사피엔스 : 진화∞ 관계&미래?' 언론공개회에서 참가자가 전시를 살펴보고 있다. (출처: 뉴시스)

국립중앙도서관에서는 국어학자 홍윤표 교수가 소장했던 고문헌 1775책에 대한 기증 전시가 열린다. ‘우산문고’ 자료는 한국 고문헌 중 사서삼경(四書三經)의 경서류(經書類)와 조선시대 문인들의 개인 글을 모아놓은 문집류(文集類)가 주종을 이루고 있으며, 중국, 일본 고문헌도 포함돼 있다.

강화역사박물관에서는 신미양요 150주년을 기념한 특별전시회가 1일부터 열린다. 이번 전시회에는 1871년 6월 신미양요 당시 강화도 광성보 전투에서 실제 사용한 수자기를 포함해서 각종 무기류와 어재연 장군의 교지 등이 공개된다. 수자기란 장수를 뜻하는 한자가 적혀있는 대형 깃발이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서는 윤상원 열사의 삶과 정신을 예술에 담아낸 ‘역사의 피뢰침, 윤상원’ 전시회가 지난달 28일부터 열리고 있다. 윤상원 열사의 삶을 들여다볼 수 있는 120호 사이즈 작품 9점, 500호 크기의 대작 3점과 100여 점의 소품이 공개됐다.

한편 정부는 인공지능 로봇(큐아이) 서비스를 미술이나 공연, 영화 분야로 확대해 설치 운영할 계획이다. 2018년부터 박물관과 도서관, 관광 분야 등에서 서비스를 하고 있는 인공지능 로봇은 비대면 문화 해설과 사회적 약자를 위한 문화향유 지원 서비스로 평가받고 있었다. 2022년부터는 국립현대미술관과 국립중앙극장, 한국영화박물관에서 ‘큐아이’가 각 기관 특성에 맞춰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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