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이지영 기자] 인터뷰 당일에 만난 <서울지엔느>의 저자 이기주는 반듯하고 예의 발랐다.

그는 폭이 좁은 넥타이와 커피를 열렬히 선호하는 대한민국 30대 감성을 지닌 젊은이다.

이 씨의 내력은 특이하다. 그는 정치ㆍ경제부 기자 생활을 거쳐 청와대에서 대통령의 담화문을 작성해왔다. 직업의 특성상 글은 간결하면서 논리적인 글을 썼다.

이런 그가 감성적인 처녀작을 발표했다. <서울지엔느>는 녹록지 않은 현실을 살아가는 도시 남녀에게 보내는 위로의 메시지다. 

이 씨는 당분간 작가의 일에 집중할 예정이다. 이런 그에게 지인들은 “아직 어리네” “아직 결혼하지 않아서 뭘 모르는 거야”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그들에게는 도전하는 이 씨가 낯설었다. 주변인들은 전직 기자에 청와대에서 대통령 담화문을 작성하는 일, 즉 안정적인 직업에서 벗어나 작가의 길을 걷겠다는 이 씨의 말에 걱정한 것이다. 하지만 이 씨는 자신의 선택에 큰 걱정을 하지 않는다. 오히려 현실에 안주하고 꿈을 포기하는 자들에게 일종의 ‘도전장’을 던진 셈이다.

“누구나 인생에 밀도 있게 집중해야 할 시기가 있죠. 저에겐 바로 지금입니다.”

기자와 청와대에서의 일은 그에게 좋은 추억이자 앞으로의 삶의 자양분이다. 대통령 담화문은 쉽고 간결하고 품격이 있어야 한다. 그는 국민이 정책을 이해하게 하고 그 정책과 글이 맞물려 현실화되는 것을 보고 보람을 느낀단다.

그는 소소하면서도 가치 있고 서민적인 일상이 담긴 글로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고 싶다. 블로그에 올려놓은 그의 글을 본 어떤 사람이 ‘적당한 뜬구름과 현실이 공존된 글’이라고 평가했다.

이 씨는 평소 담화문을 작성하면서 이 대통령이 가장 자주 하는 말로 “~해봐서 아는데” “~하지만은”을 꼽았다.

두 가지 표현은 ‘행동하면 된다’ ‘현실은 이렇지만 그럼에도 우린 그것을 해야 한다’는 뜻을 담았다. 모두 도전과 관련된 말이다. 특히 ‘~하지만은’은 이 대통령이 연설할 때마다 거의 빼놓지 않은 표현이라고 한다.

저자는 유명 작가가 되고 싶다고 포부를 다졌다. 이명박 대통령처럼 그도 ‘~하지만은’이라는 주문을 외워볼까 한다. ‘이제 책 한 권을 냈지만은, 곧 세상이 다 아는 유명 작가가 될 것’이라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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