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호성 CJ ENM 대표이사는 31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CJ ENM 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비전을 발표하고 있다. (제공: CJ ENM) ⓒ천지일보 2021.5.31
강호성 CJ ENM 대표이사가 31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CJ ENM 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비전을 발표하고 있다. (제공: CJ ENM) ⓒ천지일보 2021.5.31

[천지일보=손지아 기자] CJ ENM이 5년간 5조원을 콘텐츠 제작에 투자해 글로벌 토탈 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비전을 발표했다.

강호성 CJ ENM 대표이사는 31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CJ ENM 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고객과 직접 소통하는 양방향의 커뮤니케이션으로 고객의 취향을 실시간으로 반영하고 콘텐츠 제작 형태를 다변화해 다양한 고객의 니즈를 충족시키는 완결형 엔터테인먼트 기업이 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웰메이드 IP 양산 시스템과 인프라를 구축함과 동시에 콘텐츠에 대한 투자도 대폭 늘려나갈 예정”이라며 “올해만 8000억원의 콘텐츠 투자비용이 잡혀 있고 향후 5년 동안 5조원 규모 이상의 콘텐츠 투자를 실행할 계획”이라고 콘텐츠 투자를 강조했다.

이 행사에서 CJ ENM은 ▲콘텐츠 제작 역량 고도화 ▲음악 메가(Mega) IP 확보 ▲디지털 역량 강화 ▲제작역량 글로벌화에 대한 전략을 내놨다.

강 대표는 “LTV(Lifetime Value, 가치주기)를 가진 프랜차이즈 IP를 지속적으로 창출해 내며 드라마, 영화, 웹툰, 공연 간 트랜스 미디어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완결형의 자체 제작 생태계를 완성하겠다”고 밝혔다.

티빙은 콘텐츠 사업자가 고객과 직접 교류할 수 있는 D2C(Direct to Consumer) 플랫폼으로 CJ ENM 디지털 역량 강화 전략의 핵심축이다. 티빙은 D2C 유통환경에서 고객의 취향을 충족시킬 수 있는 콘텐츠를 직접 제공함으로써 CJ ENM의 디지털 혁신을 주도하며 글로벌 플랫폼으로도 확장해 K콘텐츠를 전 세계에 보급하는 창구 역할을 맡는다.

이를 위해 티빙은 오는 2023년까지 약 100여편의 오리지널과 800만명의 유료 가입자를 확보하고 2022년에는 글로벌로사업을 확장해 ‘No.1 K콘텐츠 플랫폼’이라는 비전을 달성할 계획이다.

다음은 이날 진행된 일문일답이다.

-CJ ENM이 팬데믹 장기화에도 불구하고 1분기 괄목할 만한 실적이 있었다. 이에 대한 비결은 무엇인가

▲강 대표= 1분기 상당히 좋은 실적을 냈는데 이는 코로나19로 인해 위축된 광고 시장이 회복된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것 때문만은 아니고 콘텐츠 라인업이 좋아 흥행해 성공했다. 광고 실적이 많이 증가했고 유통에 있어서도 수요가 늘었다. 또 아이돌 흥행에 호조가 있었다. 티빙도 올해 들어 놀라운 성장을 해서 1분기 성장을 견인한 것 같다.

-멀티스튜디오의 정확한 역할과 향후 구체적인 계획은 무엇인가

▲강 대표= 저희의 CJENM의 가장 큰 경쟁력은 콘텐츠 제작 역량이 차별화돼 있는 것이다. (그런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기 위한 여러 가지 생각을 지금 하고 있고 그중에 하나가 멀티스튜디오 시스템이다. 아무래도 효율적인 제작이 이뤄질 수밖에 없고 포맷이나 장르를 모두 아우를 시도를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트랜스미디어 등 콘텐츠를 제작하기에는 멀티스튜디오가 가장 적합하다고 볼 수 있다.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고민하고 있기에 지금 말씀드리긴 이른 것 같다. 올해 안에 반드시 구체적 계획을 정리해 공유하겠다.

-5년간 5조 계획의 구체적 청사진과 티빙이 포함된 계획인지 알려달라

▲강 대표= 5년간 5조. 콘텐츠 투자는 매년 증가해 왔다. 이제껏 해왔듯이 성장률에 비춰서 투자를 늘리겠다는 뜻이다.

▲임상엽 CFO= 이 정도 투자 규모는 하루 4개 정도 콘텐츠를 시청자들에게 선보이겠다는 수준이다. 절반은 드라마에 투자할 예정이다. 티빙 포함된 게 맞다. 말씀드린 숫자에서 의지를 가지고 추진하고 있는 글로벌 OTT 도약, 콘텐츠 공동 제작 등 투자는 더 늘릴 계획이다. 여러 방면을 반영해서 콘텐츠 투자를 계속해서 적극적으로 하겠다. 현재 콘텐츠 투자 수준에서는 (5조 투자가) 가능하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와 비교해 강점은 무엇인가? 중국 OTT와의 협력 계획은 없나

▲이명한 대표= 해외 OTT 사업자와 비교되는 확실한 강점은 아직은 없다. 다만 그렇게 하겠다는 전략과 비전이 있다는 생각을 해주시면 좋을 것 같다. 국내 OTT 시장에서의 1위 사업자로 자리 잡으려면 K콘텐츠 맛집이라는 포지션이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그 조건에 부합하는 OTT는 저희가 아닐까 생각한다. 대중들에게 어필할 IP를 제작하고 공급할 수 있다는 게 강점이다. 실시간 스트리밍 등 부가 콘텐츠를 통해 경쟁사에서는 누리기 힘든 걸 많이 준비할 것이다. 차별적으로 갖는 강점이 아닐까 하는 기대가 있다.

▲양지을 대표= 다양한 해외 콘텐츠 사업자와 논의가 진행 중이다. 아까 말씀드린 바와 같이 미국·일본 같은 주요 시장에 초점이 맞춰져 있고 동남아도 진출 계획에 있다.

-해외 안착 전략은 어떻게 진행할 계획인가? 동아시아나 동남아 콘텐츠를 수급해서 국제적인 OTT로 성장할 것인가

▲양지을 대표= 전략만 많이 짜는 것이 아니라 구체적으로 해외 OTT들과 논의를 가지고 있다. K콘텐츠가 시간이 가면 갈수록 인기가 많아지는 게 현실이다. 해외 사업자의 러브콜이 티빙에 집중되는 이유다. 현지에 안착하게 된다면 현지에서 인기가 있을만한 로컬 콘텐츠와 현지에 맞게 로컬라이즈한 콘텐츠를 선보이는 계획도 동시에 하면 좋을 것 같다.

▲강 대표= 문화 산업에 있어서의 글로벌화는 정서적인 문제라 시간이 필요하다. ENM은 처음부터 글로벌을 비전으로 삼아서 네트워크와 제작 기지를 만들어 왔다. 오랫동안 투자해서 수익보다는 그 정서를 파악하는 데 주력했다. 글로벌에 있어서만큼은 초격차 역량을 확보하고 있다. 갑자기 시작하는 게 아니라 충분히 준비해온 것이다.

-지금보다 양질의 시리즈를 만들기 위해서는 광고나 PPL에서 자유로워지고 프로그램 사용료를 더 받아야 하는데 이 부분에 대해 어떻게 해결할 계획인가

▲강 대표= IPTV와 관련해 다양한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글로벌 시대가 왔다. 우리의 인프라나 유통 구조, 수입 구조가 선진화됐기 때문이 아니라 콘텐츠가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콘텐츠 수준은 글로벌 수준으로 높아졌는데 시장 구조, 유통 구조는 국내 수준에 머물러있다. 한국 시장이 콘텐츠에만 관심이 있고 분배구조에 관심이 없다면 해외 사업자에게 종속될 가능성이 있다. 유통 구조, 분배 구조가 선진화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현재 한국에서는 콘텐츠에 대한 대가로 제작비의 3분의 1 정도를 수신료로 받는다. 미국 같은 경우 100~120%까지 받는다. 수신료를 통해서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하며 예측해서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돼 있다. 그런데 우리는 불안하다. 3분의 1 밖에 받지 못하니 부가 수익에 집착할 수밖에 없다. 협찬 수입에 의존하는 이런 문제 있는 상황을 개선해야 한다. 우리가 살자는 것이 아니라 변화되는 시장에서 우리 콘텐츠가 글로벌로 나아가고 우리 IP를 지키자는 것이다. 앞으로도 이런식이면 제작사는 해외 사업자에게 줄을 설 것이다. 그러면 100~120%를 받을 수 있다. 근데 IP를 다 줘야 한다. 그러면 안 되지 않겠는가. 유통, 분배가 좀 더 글로벌 수준에 다가서야 우리 K콘텐츠 전체가 살 수 있다. 그래서 저희가 문제 제기를 하고 있다. 우리 콘텐츠 시장이 글로벌 시장에서 살아남고 오히려 더 성장하기 위해서는 다 같이 고민해야 한다. 시간이 없다.

- CJ ENM이랑 티빙이 콘텐츠를 제작할 때 네이버가 확보하고 있는 IP를 활용할 계획이 있나? 넷플릭스와의 협업·제휴 관계는 향후에도 이어갈 것인가, 티빙 위주로 이어갈 것인가

▲이명한 대표= 티빙 입장에서 대표적으로 기대하는 IP는 ‘유미의 세포들’이다.

▲강 대표= 넷플릭스뿐 아니라 저희에게 관심을 가지는 메이저 플레이어들의 요청들이 있다. 티빙이 새로운 시대의 플랫폼이긴 하지만 티빙은 콘텐츠를 배급할 창구를 늘리기 위한 것이다. 콘텐츠는 티빙에 맞는 콘텐츠가 있고 글로벌에 맞는 콘텐츠가 있다. 거기에 맞는 플랫폼과 제휴할 생각이다.

-티빙은 글로벌 OTT로 나아가기 때문에 넷플릭스와 경쟁구도에 있고 CJ ENM은 넷플릭스와 협력관계에 있다. 경쟁과 협력을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가? 사정이 힘든 SO도 있다. 프로그램 수신료를 높일 때 SO가 힘들어질 것과 통신료 인상 우려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양지을 대표= (경쟁과 협력을 어떻게 진행할 건지에 대해서) 한 고객이 복수의 서비스를 이용하는 특징이 있다. 우리나라도 평균 1.5개 이상 사용하고 있다. 다양한 OTT들이 차별적인 포지션으로 가고 있다. 티빙도 마찬가지다. 티빙만이 줄 수 있는 웰메이드 콘텐츠들을 가지고 고객들을 상대할 생각이다.

▲강 대표= 이제 하나의 OTT를 보는 시대는 지나갔다고 생각한다. OTT가 영상 스트리밍의 대세가 된다면 충분히 양립 가능하다고 본다. 수신료와 관련된 대표적인 플랫폼은 SO와 IPTV다. 영세한 SO도 상당한 부분을 콘텐츠 제공자에게 내놓는 상황이다. 반면에 시장의 80%를 차지하고 있는 IPTV는 좀 야박한 것 같다. 통신료와 여러 가지 도미노 현상이 일어나지 않겠느냐 우려하셨는데 어느 산업을 죽이고 살리는지에 대해보다는 조정의 문제다. 시장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정해서 함께 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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