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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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21일 한국과 미국 양국 대통령은 워싱턴에서 개최된 한미 정상회담에서 1979년 10월에 한국의 미사일을 사거리 180㎞와 탄두중량 500㎏으로 제한하기로 합의한 ‘한미 미사일 지침 협정’을 5월 21일부로 종료(end)하기로 했다. 이는 5월 21일 한미 정상회담 이후 공개된 공동발표문 ‘한미 동맹: 새로운 시대를 향하여’에서 공개됐으며,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우선 “양국은 한미 동맹을 더욱 긴밀히 진화시키는 데 있어 핵 관련 과학기술을 안전하고, 투명성 있게 사용하며, 다른 국가로의 확산을 방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데 동의했다”라고 밝혔다.

다음으로 “미국은 한국이 핵무기 과학기술의 확산이 글로벌 안보이슈로 확대되는 것을 방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인식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문재인 대통령은 그동안 한국이 미국과의 미사일 지침 협정을 준수함에 따른 여러가지 제한과 문제점들을 제기하면서,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서 지금까지 4차에 걸쳐 개정된 한미 미사일 지침 협정 종료 필요성을 바이든 대통령에게 제안했으며, 바이든 대통령은 종료 필요성에 대해 동의하면서 양국 정상은 한미 미사일 지침 협정 종료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다 아시는 바와 같이 1979년 10월에 제정된 한미 미사일 지침 협정은 2001년 1월에 탄두 중량 500㎏에 사거리를 180㎞에서 300㎞로 증가하는 1차 개정, 2012년 10월에 같은 탄두 중량에 사거리를 300㎞에서 800㎞로 확대하는 2차 개정, 2017년 11월에 탄두 중량을 제한하지 않으나, 사거리는 800㎞로 제한시키는 3차 개정 그리고 2020년 7월에 한국이 우주 발사체에 고체연료 사용을 제한한 조항을 해제하는 4차 개정을 거쳤다. 이번 한미 미사일 지침 협정 종료에 대한 평가는 국내외 매체에서 다음과 같이 평가됐다. 첫째, 한국의 반응이다. 한국은 그동안 사거리 800㎞를 초과하지 않는 고체연료 로켓 또는 미사일을 개발하지 않아 장거리 탄도 또는 순항 미사일 개발과 600~800㎞ 높이로 쏘아 올리는 실용위성 발사체 개발에 지장을 받았으나, 향후 미사일 방위산업과 민간 우주산업이 활성화될 전망이다.

이에 한화, LIG 넥스원, 한국우주산업(KAI)과 KAIST 등 연구원들이 우주 로켓개발 등 우주산업이 활성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5월 21일 한미 정상회담 공동발표문 후반부 ‘보다 나은 미래를 향한 포괄적인 파트너십을 지향하는 방안’에서 한미 양국은 민간 우주 탐사, 개발과 우주항공 과학 연구에 대해 협력하기로 밝히면서, 한국이 이를 위해 2020년 10월 13일 미국, 영국, 캐나다, 호주, 이탈리아, 일본과 아랍에미르 7개국이 참여한 ‘아르테미 협정(Artemis Accord)’에 참가하기로 합의했으며, 향후 한국 국내 민간 우주 산업체들이 미국 우주 개발 산업체와 긴밀한 협력을 해 한국 우주개발이 활성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렇다면 이와 같은 미사일 지침 개정에 대해 북한과 중국은 어떤 태도를 드러낼까. 현재 북한의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이에 대해 일언반구 언급을 자제하고 있다. 언급을 자제하고 있는 이유는 그만큼 이 미사일지침 개정이 주는 영향력의 무게가 헤비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북한은 미사일 전략을 한반도 군사력 대치에서 하나의 비대칭전력으로 간주해 온 것이 사실이다.

즉 한국군의 미사일 억제가 자신들에게는 우월감과 자존감을 높여주는 결과로 받아들였는데 이제 그 지침이 바뀌어 한국군의 미사일 개발 거리가 2000km이상 늘어난다면 북한의 미사일 비대칭 전력은 무용지물이 될 수 있다. 그렇다면 북한의 대한반도 군사전략은 대폭 수정될 수밖에 없다. 또 중국은 어떤가? 중국 역시 한국군의 미사일 제한 사용에 큰 위안을 가지고 한반도 전략을 구사해 왔는데 이제 그 지침이 종료됐으니 그만큼 한반도 국경은 안보의 사각지대로 된 것이나 다름없다.

그동안 미국의 한국군 미사일 개발 억제는 한반도 평화와 안정이란 큰 틀에서, 또 자신들의 영향력을 극대화 시키는 차원에서 활용돼 왔지만 바이든 정부는 이 분야에서 큰 양보를 통해 한국군의 군사적 주권을 강화시켜 줌으로써 새로운 한미동맹 강화의 역사적 계기를 마련해 주었다. 환영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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