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왕이 중국 외교부장(오른쪽)과 리룡남 주중 북한 대사가 27일 베이징에서 회동했다. (출처: CGTN 화면) 2021.5.27.
[서울=뉴시스] 왕이 중국 외교부장(오른쪽)과 리룡남 주중 북한 대사가 27일 베이징에서 회동했다. 

노마스크에 팔짱 끼고 기념사진

전문가 “한미 견제와 경제협력 의도”

[천지일보=김성완 기자] 한미 정상이 만남을 가진지 5일만에 중국의 왕이(王毅)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리룡남 주중 북한 대사를 만나 ‘혈맹’을 과시했다.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동맹 관계를 수직관계에서 수평관계로 재정립하는 등 공조를 다진 직후라 관심이 쏠리는데, 한미 간 동맹 강화 움직임에 대한 대응 차원 아니겠느냐는 관측이 나온다.

◆中왕이, 리룡남 주중 북한 대사 접견

28일 중국 외교부 등에 따르면 왕 부장은 전날 베이징 댜오위타이(釣魚臺) 국빈관에서 리 대사를 접견하고 회담했다.

지난 2월 주중 북한 대사로 임명된 리 대사가 왕 부장을 찾은 것은 이번이 처음인데, 두 사람은 마스크도 착용하지 않은 채 서로 팔짱을 끼고 기념사진을 찍는 등 친분을 과시했다.

왕 부장은 만남에서 “양국의 우의는 외부 침략에 맞서 함께 싸우며 흘린 피가 굳어져 만들어진 것”이라며 “중조(북중)는 산과 강을 맞댄 좋은 이웃으로서 양국의 전통 우의는 보배와 같은 소중한 공동의 재산”이라고 밝혔다.

왕 부장의 발언은 중국이 한국전쟁을 함께 한 북한의 혈맹임을 거듭 강조한 셈인데, 한미 양국이 정상회담 앞뒤로 한국전 관련 행사를 이어가며 두 나라가 혈맹을 바탕으로 한 동맹관계라는 점을 부각시킨 것과 같은 맥락으로 보인다.

이에 리 대사는 “양국 지도자들의 보살핌 속에서 조중(북중) 우호 관계는 새로운 단계에 도달했다”며 “이러한 때 주중 대사로 부임해 일할 수 있게 돼 무한한 영광과 기쁨을 느낀다”고 화답했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미국을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오후(현지시간) 백악관 오벌오피스에서 열린 소인수 회담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인사하고 있다. (제공: 청와대) ⓒ천지일보 2021.5.22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미국을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오후(현지시간) 백악관 오벌오피스에서 열린 소인수 회담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인사하고 있다. (제공: 청와대) ⓒ천지일보 2021.5.22

◆북중 밀착 강화에 관심

문재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대통령의 정상회담을 계기로 한미 양국의 동맹관계가 더욱 밀착하는 움직임을 보이자 북한과 중국도 이를 견제하기 위한 차원에서 협력을 강화하는 모습이라 주목된다.

우수근 콘코디아 국제대학교 대외협력 부총장은 천지일보와의 통화에서 “왕 부장과 리 대사의 만남은 양측의 이해관계가 맞물려 북중 간 협력을 강화하겠다는 의도”라며 “한미를 견제하려는 성격도 있는데다 북한의 경제적 어려움도 한몫하고 있다. 북한은 중국의 도움이 매우 필요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앞서 리 대사가 중국대사로 부임했을 당시에도 ‘대중국 경제협력을 강화하겠다’는 의도 아니겠느냐는 관측이 제기됐었다.

‘무역통’으로 꼽히는 리 대사는 지난 2008년부터 2016년까지 무역장관급인 무역상을 역임했고, 대외경제상을 거쳐 2019년에는 내각 부총리를 지낸 인물이다.

실제로 리 대사는 회담에서 “중국과 깰 수 없는 우호 관계를 구축하겠다”며 “한반도 문제에서 양국의 협력을 강화하겠다”고 말했고, 왕 부장은 “중국은 북한의 경제발전과 민생개선을 확고하게 지지하고, 북한에 제공할 수 있는 도움을 줄 수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 

북중 무역. (출처: 연합뉴스)
북중 무역. (출처: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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