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신촌 대학가에 위치한 헌책방. 수많은 책들이 사람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 ⓒ천지일보 2021.5.28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신촌 대학가에 위치한 헌책방. 수많은 책들이 사람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 ⓒ천지일보 2021.5.28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종이책이 귀하던 시절 책방은 다양한 책을 접할 수 있는 중요한 공간이었다. 하지만 세월이 흐르면서 종이책 수요는 감소했고, 순수 '책방'을 찾는 발길도 점차 줄어들었다.

사람들의 발길은 자연스레 책, 음악, 음료, 문구 등으로 다양하게 갖춰진 대형 서점으로 향했다. 반드시 책을 사기 위해서 가는 것이 아니라 잠시 들러 휴식을 취하고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도록 변화했기 때문이다.

주말 오후 강남 중심지에 위치한 대형 서점에서는 자리에 앉아 책을 읽고, 음악을 듣고, 노트북을 하거나 대화를 나누는 시민들의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다양한 책들 사이에 자리 잡은 휴식 공간은 제법 잘 어우러졌다.

같은 날 신촌 대학가에 위치한 헌책방. 책 먼지 날리는 그곳에서 수많은 책들 사람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었다. 사람이 주인공인 ‘서점’과 책만이 남은 ‘책방’의 모습은 너무나도 대조적이었다.

형부로부터 물려받아 30년 가까이 헌책방을 운영해온 전씨는 “개인이 하는 곳이다 보니 대형서점과는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공간을 마음대로 쓰는 게 힘들다”며 “시대가 변하면서 서점도 폭넓게 휴식처, 문화공간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책방만의 매력이 있고, 대형 서점이 가진 매력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전씨는 “아무래도 순수 책방은 요즘 많이 힘들고 침체기다. 옛날에는 새 학기만 되면 참고서나 책을 사러 오는 학생과 학부모가 많았다”며 “아날로그 감성과 세월을 간직한 책방만의 매력이 있기에 (책방이) 없어지지 않고 끝까지 잘 됐으면 좋겠다”이라고 말했다.

문득 책방 입구에 붙어있던 문구가 떠올랐다. “00책방의 역사는 이 도시의 역사입니다”

전씨의 바람대로 도시의 역사를 그대로 간직한 책방이 오랫동안 유지되길 바래본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책보다 사람이 주인공인 대형서점의 모습. ⓒ천지일보 2021.5.28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책보다 사람이 주인공인 대형서점의 모습. ⓒ천지일보 202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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