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연 1000명 이상 채용
매년 1200억 지역에 기여
“해체, 또다른 피해자 양산”
“작은 상처로 사형내리는 격”
[천지일보 진주=최혜인 기자] 정부가 최근 한국토지주택공사(LH) 해체 수준의 파격방안을 들고 나오자 LH 본사가 있는 진주지역에서 반대하는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진주시 4개 대학 총학생회 회장단은 27일 LH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LH가 곧 해체되고 본사가 여러 토막으로 분할될 수 있다는 절망적인 소식을 접하게 됐다. 이 일은 대학생들에게 절박한 생존의 문제”라며 “수천 학우들의 분통한 마음을 모아 LH 본사 분할을 적극 반대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코로나는 학생들의 어깨를 더 무겁게 만들고 있다. 일자리 찾기가 더욱 어려워졌고 학비 걱정도 커진 데다 수업이 온라인 강의로 전환돼 공부하기도 쉽지 않다”며 “최대의 공기업인 LH는 지역 대학생들이 가장 선호하는 회사인데 이번 사태로 망연자실하고 애통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LH는 연평균 400억원 이상의 지방세 납부, 지역인재 채용, 창업지원 등 진주를 포함한 경남 지역에 연평균 1200억원 규모의 경제적 기여를 해왔다. 특히 매년 1000명이 넘는 인턴을 모집하고 400명이 넘는 정규직원을 채용하고 있다.
올해는 상반기에만 신입직원 150명, 업무직 160명, 청년인턴 700명 등 총 1010명을 채용할 계획이라고 지난 1월경 발표하기도 했다. 하지만 땅 투기 의혹에 휩싸이면서 모든 채용 일정이 무기한 연기된 상태다. 계획대로라면 이달까지 서류·필기전형과 면접전형을 마치고 내달 중 임용해야 한다.
이에 대학생들은 “사회가 공정사회로 나아가는 것은 마땅하고 다시는 내부정보를 이용한 이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점에는 공감한다”면서도 “그렇다고 LH를 해체 수준으로 토막 내고 신규 채용을 줄이는 것은 또 다른 피해자를 만들게 될 뿐”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공기업 LH 입사를 꿈꾸며 오랜 시간 노력하며 공들여왔던 지역의 대학생들이 바로 그 피해자다. 정부의 LH 분리안은 LH 입사를 위해 밤낮 애써왔던 지역 청년들을 배신하는 행위”라며 “올해 신규 채용 공고를 하루빨리 속개하고 지역을 외면하지 말아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앞서 조규일 진주시장도 전날 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혁신도시는 과거 참여 정부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지역 균형발전의 결정체이자 상징과도 같은 존재”라며 “혁신도시의 존립과 근간을 뒤흔드는 LH 해체안에 대해 36만 시민을 대표해 적극 반대한다”고 발표했다.
이어 “지난 2009년 통합 출범한 LH는 2015년 진주로 이전한 이래 낙후된 서부경남의 발전을 선도하고 지역 인재들에게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하는 핵심적인 기관”이라며 “해체하는 수준으로 개편된다면 통합과 균형발전 취지를 퇴색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진주시를 비롯한 산청·함양·합천지역의 상공회의소 소속 상공인들도 25일 기자회견을 열고 “혁신도시는 지역균형발전의 상징인데 정부가 이를 앗아가려 한다”며 반발했다.
이들은 “1만여명의 LH 전체 직원 중 일부 몰지각한 사람들로 인해 정부는 해체 수준의 개혁안을 언급하며 공기업을 모래성처럼 무너뜨리려 한다”며 “상처는 곪기 전에 치유해야 하지만 작은 상처 때문에 큰 수술을 하고 사형을 선고하는 것은 명의의 처방이 아니다“고 비판했다.
상공인들은 “공직자의 부동산 투기 일벌백계에 대해서는 찬성하지만 정치권의 면피 차원에서 급하게 추진하는 혁신안은 반대한다. 결국 보여주기식 개혁에 그쳐 차후 공허한 책임론만 불거질 뿐”이라며 “파장이 미칠 지역사회에 대해 우선 고민해주길 바란다”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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