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스트, 중국-북한 관계 분석

(런던=연합뉴스) 중국이 북한 정권을 다루는데 있어 힘들어하고 있으며 미국 만큼이나 북한에 대해 우려를 보내고 있다고 영국 경제 주간 이코노미스트가 1일 보도했다.

이 잡지는 중국과 북한의 관계를 분석한 칼럼에서 "중국은 지난해 3월 북한의 천안함 폭침과 11월 연평도 포격 당시 북한을 비난하지 않았다"면서 "현재 중국 학자들과 관리들 사이에서는 더이상은 안된다는 강력한 신호를 북한에 보내고 있다"고 풀이했다.

양광례 중국 국방부장은 6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지역안보포럼에서 중국이 북한과 소통하기 위해 `당신이 상상할 수 있는 것 이상으로' 많은 노력을 해왔다고 밝혔다.

베이징 대학의 주펑 국제관계학 교수는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다른 회의에서 한반도 안보 문제는 냉전의 유물이라는 북한측 주장을 반박하며 북한 정권의 변함없는 성향과 행동의 결과이기도 하다는 논리를 폈다.

그는 "북한이 먹이를 주는 중국의 손을 물어 뜯을 위험이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 잡지는 중국과 북한이 반목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고 전했다.

중국 외교부 관리를 지낸뒤 현재 뉴사우스웨일스대학에 있는 유지 교수는 최근 논문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부친 김일성으로부터의 권력세습에 중국이 반대했던 것을 결코 용서하지 않고 있다고 해석했다.

이로 인해 김정일은 지난 1983년부터 2000년까지 중국을 단 한차례도 방문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러나 김정일은 지난해 5월부터 3차례나 북한 교역과 식량지원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중국을 찾았으며 이는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심화되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북한의 의존도가 늘어나면 중국의 영향력 확대로 이어지지만 북한은 중국이 극도로 꺼리는 한반도에서의 전쟁과 북한 난민의 대규모 중국 유입에 대한 중국의 두려움을 이용해 중국으로부터의 압력을 교묘히 피해왔다.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이 북한의 특별경제구역 개발을 지원하는 한편 6자회담 복귀를 강조하면서 북한을 압박하고 있지만 남북대화를 시작으로 북미대화로 이어지는 회담에 한국과 미국이 적극 나서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잡지는 "미국은 북한 핵무기를 억제할 다른 방법이 없기 때문에 언젠가 북한과의 대화를 재개해야 할 것"이라면서 "하지만 북한이 3차 핵실험으로 무력을 과시한다면 대화는 더욱 지연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신호들로 볼 때 중국은 북한의 새로운 핵실험을 막기 위해 영향력을 발휘해야 한다"면서도 "김씨 일가와 관련해 진짜 우려스러운 점은 강력한 중국마저도 무엇을 해야 할지 잘 모르는 것"이라고 끝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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