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지구=신화/뉴시스]26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이발사 압둘라 알자와라(23)가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폐허가 된 가자지구 북쪽 베이트 라히아 자신의 집 근처에서 무료로 이발 봉사를 하고 있다.
[가자지구=신화/뉴시스]26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이발사 압둘라 알자와라(23)가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폐허가 된 가자지구 북쪽 베이트 라히아 자신의 집 근처에서 무료로 이발 봉사를 하고 있다.

[천지일보=이솜 기자] 지난 10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사이에 전쟁이 발발한 지 몇 분 만에 가자지구의 자발리야에서 바라 알-가라블리라는 5세 아이가 숨졌다. 같은 날 가자지구 베이트 하눈에서는 야잔 알 마스리(2), 마르완 알 마스리(6), 라하프 알 마스리(10), 이브라힘 알 마스리(11) 등 사촌 4명이 함께 있다가 폭격에 살해됐다.

이스라엘군과 하마스가 11일간 전투를 벌이는 동안 가자지구에서 18세 이하 어린이 66명과 이스라엘 어린이 2명이 사망했다.

26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이들의 생전 사진과 나이, 사연들을 자세히 소개했다.

폭격으로 10살 난 딸을 잃은 택시기사 사드 아살리야는 “믿을 수 없다”며 “나는 딸이 가는 것이 신의 뜻이라고 말하면서 스스로를 진정시키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NYT에 따르면 가자지구 인구의 절반이 18세 미만일 정도로 이 지역의 평균연령은 낮다. 그래서 이스라엘 전투기가 주거 지역을 강타했을 때 특히 어린이들의 피해가 컸다. 때로는 가정 구성원 모두가 한 번의 폭발로 사라지기도 했다.

지난 12일 새벽 3시경 공습 사이렌이 울리자 이스라엘 중부 아랍 마을인 다마쉬에서 나딘 아와드(16)와 그의 아버지는 숨을 곳을 찾아 밖으로 뛰쳐나갔다. 그러나 하마스가 발사한 로켓이 그들의 집 옆에 떨어지면서 부녀는 즉시 사망했다. 나딘의 선생님은 그가 영어를 능숙하게 구사했고, 피아노 치는 법을 독학했으며 유대인과 아랍인의 공존 프로그램에 참여했다고 전했다.

전투 기간 하마스와 다른 무장단체들을 이스라엘 마을과 도시들을 향해 4천개 이상의 로켓을 무차별적으로 발사했다. 그러나 대부분은 이스라엘의 아이언 돔 방공 시스템에 의해 요격됐는데, 이스라엘 관리들은 이 시스템이 로켓의 약 90%를 막았다고 말했다. 그리고 많은 이스라엘인들은 집에 안전실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가자지구에서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안전실이나 대피소에 접근할 수 없다.

가자지구 베이트 라히아에서 자정 무렵 무함마드 알-아타르와 그의 아내는 각각 9개월, 6살, 8살인 자녀들을 품에 안고 폭격이 그들을 피해가길 기도했다. 알-아타르는 “1차 공격으로 아파트 1층 입구가 막혀 도망갈 수 없었다. 잠시 후 2차 공격에 3층이 무너졌다”고 전했다. 그는 살아남아 잔해 속에서 가족들을 찾으려 했다. 그러나 그의 아내와 아이들은 콘크리트 기둥 밑에 깔려 시신으로 발견됐다.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휴전에 합의하기 전날인 19일, 디마 아살리야(10)는 빵을 굽기 위해 축구공만한 전기 오븐을 들고 집에 가고 있었다. 이스라엘의 감시 드론은 아실리야의 머리 위를 맴돌며 오븐을 무기라고 착각했다. 잠시 후 폭발이 있었고, 아살리야는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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