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 광주=이미애 기자] 광주호 호수생태원을 찾은 나들이객이 녹음이 우거진 자연 풍경과 어우러진 ‘누리길’을 걷고 있다. ⓒ천지일보 2021.5.26
[천지일보 광주=이미애 기자] 광주호 호수생태원을 찾은 나들이객이 녹음이 우거진 자연 풍경과 어우러진 ‘누리길’을 걷고 있다. ⓒ천지일보 2021.5.26

사계절 나들이 명소로 ‘인기’
다양한 생태·역사·문화 체험
쾌적한 자연 속 저절로 힐링

다양한 초화류, 테마별 단지
누리길 생태원 인기에 한몫

[천지일보 광주=이미애 기자] 계절 따라 변화되는 아름다운 자연의 신비를 전하고 시민들에게 도심 속 푸른 휴식처가 되고 있는 광주호 호수생태원(북구 충효동)이 사계절 나들이 명소로 ‘인기’를 누리고 있다.

코로나19에도 여전히 인기를 누리는 가운데 본지 기자도 지난 26일 너른 호수로 연결된 ‘누리길’을 따라 짙게 물든 녹색 풍경을 즐겼다.

광주호의 잔잔한 물결과 무등산의 시원한 바람을 함께 맛볼 수 있는 호수생태원은 무등산 원효사를 넘어 소쇄원에 접근하기 직전 광주호 옆에 자리 잡고 있다.

광주호 호수생태원은 광주호 주변의 다양한 생태계를 보전하기 위해 지난 2006년 3월 문을 열었다.

오래전부터 자생하던 동식물들에 안락하고 쾌적한 서식처가 되고 있으며 특히 수생식물원·생태연못·야생화 테마공원·목재 탐방로·전망대·수변관찰대 등 볼거리가 풍성하다. 인접해있는 가사 문학 관련 유적지 환벽당 일원, 취가정과 함께 즐기기에도 그만이다.

무등산을 둘러싸고 있는 광주·담양·화순은 지난 2018년 4월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으로 인증됐다. 무등산 주상절리대, 화순 서유리 공룡 화석지, 담양 추월산 등 국제적 가치를 갖는 지질유산이 분포하고 있으며 이와 어우러져 광주호 호수생태원 등 다양한 생태·역사·문화 등이 있다.

[천지일보 광주=이미애 기자] 광주호 호수생태원을 찾은 탐방객들이 시원하게 뻗은 메타세쿼이아 숲길을 걷고 있다. ⓒ천지일보 2021.5.26
[천지일보 광주=이미애 기자] 광주호 호수생태원을 찾은 탐방객들이 시원하게 뻗은 메타세쿼이아 숲길을 걷고 있다. ⓒ천지일보 2021.5.26

지난 2018년 4월 27일 제1차 남북정상회담 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회담했던 ‘판문점 도보다리’를 재현한 시설도 있다.

‘돌밑길’을 따라 걷다 보면 하늘을 향해 쭉 뻗은 메타세쿼이아 가로수가 양쪽으로 늘어서 있어 상쾌한 자연의 느낌에 저절로 힐링이 된다.

‘돌 밑’은 석저(石低)의 우리말로 이 지역의 옛 이름이 ‘석 저촌’이었다. 지금도 광주호 안쪽에는 평화롭게 살아가는 ‘석저마을’이 있다. 이외에도 별뫼길, 노을길, 가물치길, 풀피리길 등 재미있는 산책길이 있다.

또 하나의 호수생태원 볼거리로 충효동 왕버들 군을 빼놓을 수 없다.

왕버들 군은 지난 2012년 10월 5일 국가지정 문화재 천연기념물 제539호로 지정됐다. 1500년대 후반에 이곳에 소나무 1그루, 매화나무 1그루, 왕버들 5그루가 있었으나 현재는 왕버들 세 그루만 남아있다.

왕버들 군은 충효 마을의 상징적인 나무이자 풍수지리설에 따라 지형적 결함을 보완하고자 조성된 비보림(裨補林)으로 나무의 줄기가 굵고 잎이 무성해 세 그루이지만 여름에는 마치 숲을 이룬 것처럼 보이는 우리나라 최고의 왕버들 군이다. 임진왜란 당시 의병장 김덕령 장군이 태어날 때 심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오고 있어 일명 ‘김덕령 나무’라고 불리기도 한다.
 

이처럼 이곳 왕버들 군에는 나무와 관련된 유래나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으며, 왕버들 군의 역사적·문화적 가치도 매우 높다. 매년 10월에 열리는 ‘왕버들 기원제’는 왕버들의 무병장수와 충효 마을의 안녕을 기원한다.

[천지일보 광주=이미애 기자] 광주호 호수생태원 맞은편 충효동 왕버들 군.이 나무는 임진왜란 당시 의병장 김덕령 장군이 태어날 때 심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오고 있어 일명 ‘김덕령 나무’라고 불리기도 한다. ⓒ천지일보 2021.5.26
[천지일보 광주=이미애 기자] 광주호 호수생태원 맞은편 충효동 왕버들 군.이 나무는 임진왜란 당시 의병장 김덕령 장군이 태어날 때 심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오고 있어 일명 ‘김덕령 나무’라고 불리기도 한다. ⓒ천지일보 2021.5.26

◆생태원 입구 ‘말무덤’ 전설

광주호 호수생태원 입구에 들어서면 무덤 하나가 눈에 띈다. ‘말무덤’이다.

우리나라 많은 곳에 전해지듯, 마을에 나쁜 액이 들어오는 것을 막기 위해 인공의 산인 조산(造山)을 만들고 이를 큰 무덤이라는 뜻으로 말무덤(大塚 )이라고 불렀다.

임진왜란 때 의병장으로 활약한 이 마을 출신 김덕령 장군이 아끼던 말을 이곳에 묻었다는 얘기도 있다. 또 옛날부터 사소한 말 한마디가 씨앗이 되어 사람들 사이에서 싸움이 그칠 날이 없자 마을에 나쁜 말들을 이곳에 묻어 떠돌지 못하도록 했다는 언총(言塚)의 의미도 있다. 마을 사람들은 평소 ‘말무덤’이라 부르고 있다. ‘말무덤’ 맞은편의 조그마한 입석과 마을 앞의 ‘왕버드나무’와 함께 마을의 수호신 역할을 한다고 전해진다.

◆어린이 자연생태학습장 인기

호수생태원은 지난 2006년 광주호 상류에 18만㎡ 규모로 조성된 후 연 30여만명이 방문하는 명소로 각광을 받고 있다. 지난해에는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등 외부활동에 제한이 있는 상황에서도 방역 수칙을 지키며 12만여명이 방문한 것으로 집계됐다.

올해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1.5단계로 하향됨에 따라 지난 2월 16일 재개장해 3월말까지 2만 5000여명(평일 400여명, 주말 1500여명)이 방문했다.

호수생태원의 인기 요인으로는 사계절 변화를 감상할 수 있는 다양한 꽃과 나무를 꼽을 수 있다. 광주호 주변 다양한 생태계를 보전하기 위해 조성된 호수생태원에는 나무 6만 5000그루, 초화류 18만 7000본, 생태습지, 구절초 동산 등 테마별 단지를 갖추고 있다.

다양한 초화류가 식재돼 봄에는 수선화와 노란꽃창포, 여름에는 금사매와 수련, 가을엔 꽃무릇과 구절초 등 계절별 변화를 마음껏 누릴 수 있다.

메타세쿼이아 숲길과 버드나무 군락지, 습지 등 다양한 동·식물 생태 과정도 살펴볼 수 있어 어린이들의 자연생태학습장으로, 가족 단위 나들이객이 즐겨 찾고 있다.

[천지일보 광주=이미애 기자] 광주호 호수생태원을 찾은 가족 나들이객이 녹음이 우거진 ‘관찰로’ 산책길을 따라 느린 걸음으로 걷고 있다. ⓒ천지일보 2021.5.26
[천지일보 광주=이미애 기자] 광주호 호수생태원을 찾은 가족 나들이객이 녹음이 우거진 ‘관찰로’ 산책길을 따라 느린 걸음으로 걷고 있다. ⓒ천지일보 2021.5.26

호수생태원을 관리하는 푸른도시사업소는 코로나19로 지친 시민들이 힐링 할 수 있도록 봄꽃 1만여본을 심고 앞으로도 계절별 꽃을 심어 호수생태원의 사계절 변화되는 모습을 보여줄 계획이다.

광주호 주변 자연풍경을 걸으며 느낄 수 있는 누리길도 호수생태원의 인기에 한몫하고 있다. 광주시가 25억원을 투입해 지난 2018년부터 조성한 누리길 산책로는 지난해 12월 완공 1.8㎞로 조성됐다. 기존 생태 탐방 산책로와 연계돼 광주호의 풍경을 즐길 수 있다.

광주시는 100억원을 투입해 호수생태원 규모를 20만㎡ 추가 확장하기로 하고 지난 2017년부터 사유지를 매입해 문화재 발굴조사 등 기본 사업절차를 밟고 있다. 오는 2024년까지 사업을 마치면 광주를 대표하는 관광자원과 시민의 휴식공간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가벼운 옷차림으로 가족 나들이를 나온 전희영(45, 북구 두암동)씨는 “자연의 소리에 귀 기울이며 한 걸음 한 걸음 걸을 때마다 긍정에너지가 몸속 혈관을 타고 흐르는 느낌”이라며 “집에서 20분이면 올 수 있어 자주 찾는 데 걷기만 해도 좋다”고 기자에게도 자주 오기를 권했다.

[천지일보 광주=이미애 기자] 광주호 호수생태원 산책길을 걷는 나들이객의 발걸음이 가벼워 보인다. ⓒ천지일보 2021.5.26
[천지일보 광주=이미애 기자] 광주호 호수생태원 산책길을 걷는 나들이객의 녹음이 우거진 산책길을 걷고 있다. ⓒ천지일보 202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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