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병용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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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만이 줄 수 있는 두 가지 선물, 자존감과 창의성’이란 부제가 붙은 1%의 비밀이란 책에 부모로서 꼭 읽어야 할 좋은 내용이 나온다. 이 책은 하버드대 학생의 사례를 들어 자존감이 왜 중요한지, 아이의 자존감을 키우는 자녀교육법과 미래 4차 산업인 인공지능 시대에 핵심역량인 창의성을 키워주는 부모의 역할에 대해 자세히 설명한다. 지금까지 세상이 변한 속도보다 기하급수적으로 발전할 미래 시대에는 국·영·수보다 시대의 흐름을 따라잡을 수 있는 창의성이 더 중요해질 게 분명하기 때문이다.

저자는 하버드대 학생의 가장 큰 특징으로 지능이나 지식이 뛰어난 것보다, 자존감이 탁월하게 높다는 데 주목한다. 보통의 학생들은 대부분 지적보다는 칭찬을 해주기를 원하지만, 하버드대 학생들은 긍정적인 피드백보다 자신이 더 성장할 수 있는 부정적인 피드백을 받는 걸 원한다고 한다. 그들이 보통 학생과 다른 우월한 자존감을 가졌기 때문에 웬만한 지적에 상처받지 않고 흡수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 가능한 일이다.

자존감이 높은 사람은 세 가지 특징이 있다. 첫째, 어떠한 상황에서도 스스로를 믿고 주어진 환경을 잘 이겨나간다. 둘째, 언제나 한결같이 자신을 존중하는 힘이 있어 어떤 일을 잘하든 못하든 상관없이 자기 자신을 수용한다. 못하는 것도 자신의 일부분이라고 쿨하게 받아들여 고칠 점은 고치고 부족한 점은 채우고자 노력한다. 셋째, 자기 자신을 긍정하며 스스로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갖지 않는다. ‘나는 잘하는 게 하나도 없어’ ‘뭘 해도 안 될 거야’ ‘난 정말 쓸모없는 인간이야’라는 등의 생각이나 말을 하지 않는다.

자존감은 타고 나는 게 아닌 성장하면서 부모와 조부모, 교사처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는 타인들과 상호작용하면서 만들어진다. 자칫 자존감과 자존심을 혼동하는 경우가 있다. 자존심은 타인과의 비교를 통해 자신의 우위를 확인하는 우쭐한 저급한 감정이다. 반면 자존감은 타인과 비교하지 않고 오로지 자신의 내면만 바라보고 스스로를 존중하는 고급스러운 감정이다. 부모가 아이를 “공주님, 왕자님”이라고 추켜세우기만 하면 자존감이 아닌 자존심만 강해져 자신을 과대평가하고 타인의 비판을 수용하지 못하는 자기애가 강한 사람이 된다.

자존감이 높은 아이로 키우기 위해서 부모가 아이를 존중하고 소통하는 걸 권장한다. 부모가 아이를 존중하지 않으면 아이도 스스로를 존중하지 않게 된다. 단순한 소통이 아닌 진심으로 소통한다는 걸 느끼도록 해야 한다. 소통을 거부하고 “라떼는~”만 고집하는 고집불통의 부모 밑에서 자존감이 높은 아이가 자라긴 힘들다. 아이들 문화를 배운다는 마음으로 다가서야 서로 친밀한 관계를 계속 유지할 수 있다. 부모의 의견을 먼저 제시하기보다는 아이의 의견을 먼저 구하고 옳은 방향을 선택하도록 하는 조력자 역할에 만족해야 한다.

바움린드의 부모 양육 태도 네 가지가 있다. 일일이 지시하는 독재자형, 무엇이든 해주는 허용형, 그냥 내버려 두는 방임형, 방향을 제시하는 권위형 중에 가장 이상적인 양육 태도로 권위형을 추천한다. 권위는 어떤 사람의 실력이나 성품을 다른 사람이 알아서 자발적으로 인정하는 걸 의미한다. 자기가 스스로 권위를 내세우고 휘둘러서 다른 사람의 복종을 강요하는 태도인 권위주의와는 다르다. 아이에게 높은 기대를 하고 경청하며 충분한 대화를 통해 아이가 스스로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훈육이 권위형이다. 아이와 허물없이 친구로 지내더라도 부모의 권위는 살아 있어야 한다는 걸 의미한다.

자존감을 높이는 또 다른 방법은 부모는 아이가 살아가면서 상처를 입었을 때 최대한 덜 다치도록 하는 두툼한 쿠션 역할과 아이의 행동에 반사하는 거울 역할을 잘해야 한다. 거울은 아이가 기분 좋을 때는 같이 기뻐해 주고, 눈물을 흘릴 때는 같이 진심으로 슬퍼해 주는 걸 의미한다. 아이의 감정에 부모가 반응하는 상호작용에서 아이는 자기가 소중한 사람이라고 느끼며 자존감이 높아진다. 자기가 잘할 수 있는 일이 아니더라도 부모를 믿고 ‘부족하더라도 최선을 다하겠다’라는 각오로 도전하는 아이로 성장할 수 있다.

아이의 자존감을 떨어뜨리는 가장 큰 요인이 잦은 부부 싸움이다. 아이에게 아무리 좋은 걸 다 해준다고 해도 부부가 서로 존중하지 않고 자주 싸우면 아이는 행복하지 않고 자존감이 떨어진다. 나는 아이의 자존감을 키워주는 부모인지, 떨어뜨리는 부모인지 돌아보고 부부가 서로 노력해서 고쳐야 한다. 부모의 사랑을 듬뿍 받으며 행복한 가정에서 자란 아이가 자존감이 월등히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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