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8년 여의도 윤중제 공사 사진. (제공: 서울시) ⓒ천지일보 2021.5.20
1968년 여의도 윤중제 공사 사진. (제공: 서울시) ⓒ천지일보 2021.5.20

모래섬·비행장·빌딩숲 여의도展

국회의사당 자리 양말산(羊馬山)

C-47수송기 연계전시 추진 예정

[천지일보=양효선 기자] 서울역사박물관(관장 배현숙)이 조선시대 목양장에서부터 모래섬, 비행장으로 바뀐 후 대한민국 정치‧금융중심지로 자리매김한 서울 여의도의 100년사를 확인할 수 있는 전시회를 연다고 20일 밝혔다.

이번 전시회는 1880년대부터 2010년대까지 여의도 관련 자료를 통해 조선시대 여의도의 모습, 일제강점기 항공교통의 중심지였던 비행장, 해방 이후 1960년대 윤중제 축조를 시작으로 빌딩숲에 이르기까지 변천과정을 새롭게 조명한다.

◆ 조선시대의 여의도 

1부는 구한말 여의도의 모습을 보여준다. 조선시대 여의도는 ‘잉화도仍火島’ 또는 ‘나의주羅衣洲’라고 불렸으며 인접한 율도栗島(현 밤섬)과 크게 구분 짓지 않았다. ‘세종실록’등에서는 여의도를 가축을 기르는 섬이다. 현재 강남구 압구정동에 있었던 것으로 잘 알려진 ‘압구정狎鷗亭’은 처음에는 여의도에 있었다. 조선전기 문신 김수온(金守溫, 1410~1481)의「압구정기狎鷗亭記」과 서거정(徐居正, 1420~1488)「압구정부狎鷗亭賦」에서는 당시 여의도에 있던 압구정의 모습을 기록으로 남겼다.

퍼시벌 로웰(Percival Lawrence Lowell, 1855~1916)이 촬영한 1884년 여의도의 모습은 보스턴 미술관 홈페이지에는 “한강을 건널 수 있는 주요 선착장: 제물포에서 서울로 가는 길에 있다, 3월에 얼음이 깨지고 있다.(Main ferry across the River Han: On the Road from Chemulpo to Seoul, ice just breaking in March)” 설명으로 표기된 사진이 게재된다.

그러나 정영진에 의하면 이 사진은 이 사진은 마포구 마포동 벽산빌라(지하철 5호선 마포역 부근) 자리에 있던 담담정淡淡亭(조선 초 안평대군이 지은 정자)에서 여의도를 바라보고 촬영한 것이라고 했다. 사진 가운데 보이는 산은 양말산羊馬山으로 현재 국회의사당 자리이다. 1884년 여의도를 촬영한 사진은 현재까지 여의도를 촬영한 가장 오래된 사진으로 볼 수 있다.

1945년 8월 미군이 촬영한 여의도와 경성비행장 전경. (제공: 서울시) ⓒ천지일보 2021.5.20
1945년 8월 미군이 촬영한 여의도와 경성비행장 전경. (제공: 서울시) ⓒ천지일보 2021.5.20

◆ 비행장이 된 여의도… 모래섬 위 여의도 국제공항·美 공군기지

2부에서는 여의도에 비행장이 만들어지게 된 과정, 여의도 비행장의 항공노선, 안창남과 손기정 이야기, 해방 이후의 이범석과 여의도 비행장 그리고 여의도 국제공항에 관한 내용이다.

모래섬 위에 세워진 여의도 비행장은 만주와 일본 가운데 위치해 항공교통의 요지였다. 처음에는 우편비행으로 시작했다가 이후 여객항공으로 발전했다. 1930년대에는 도쿄-경성-다렌을 잇는 항공노선이 개설되기도 했다. 이러한 항공노선발전은 일제의 만주침략, 만주국 운영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여의도 비행장과 역사적 인물들 여의도 비행장을 무대로 1922년 고국방문비행을 한 안창남(安昌男 1900~1930), 1936년 베를린올림픽 마라톤에서 금메달을 딴 손기정(孫基禎 1912~2002) 은 암울했던 일제강점기 조선 사람들의 자랑이었다. 광복 직후 1945년 8월 18일 한국광복군 이범석과 장준하, 노능서, 김준엽은 여의도 비행장에 도착한 이야기 등이 전해진다.

이번 전시에서는 여의도 공원 내에 위치한 C-47수송기와 연계전시를 추진할 예정이다. C-47수송기는 한국광복군 이범석李範奭, 장준하張俊河, 노능서魯能瑞, 김준엽金俊燁의 활동을 살펴볼 수 있는 전시물로 광복군의 발자취를 살펴보는데 중요한 자료가 될 것이다. 현재의 C-47수송기는 1945년 이범석 등이 탄 C-47수송기과 같은 모델이다.

총탄 자국이 선명한 여의도 미 공군기지 입구 1954년. (제공: 서울시) ⓒ천지일보 2021.5.20
총탄 자국이 선명한 여의도 미 공군기지 입구 1954년. (제공: 서울시) ⓒ천지일보 2021.5.20
영등포에서 바라본 여의도 비행장으로 가는 다리 1950년대. (제공: 서울시) ⓒ천지일보 2021.5.20
영등포에서 바라본 여의도 비행장으로 가는 다리 1950년대. (제공: 서울시) ⓒ천지일보 2021.5.20

◆ 여의도 개발시대… 한강종합개발계획·여의도 샛강 생태공원 조성

3부는 ‘여의도 개발시대’를 제목으로 1968년 여의도의 윤중제 공사부터 택지가 조성되고 각종 시설이 입주해 빌딩숲을 이루고 한강재정비에 이르기까지 여의도의 현대화에 대한 내용을 다룬다. 여의도 도시계획에 대한 초안은 건축가 김수근이 계획했다. 박정희 대통령이 광장 조성을 지시해 당초 계획에서 변화가 생겼다. 양택식 시장 부임 이후 여의도에는 공공기관 및 기업들이 입주하기 시작했고 여의도는 빌딩숲이 됐다.

시는 1982년 제24회 올림픽 유치가 확정된 후 한강의 수질오염과 치수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한강종합개발계획’을 수립했다. 이때 한강 둔치가 조성돼 한강공원이 개장됐다. 2008년에는 여의도 특화 사업지구로 지정해 여의도 샛강 생태공원을 조성했다.

여의도 시범아파트 설계도면, 1970년. (제공: 서울시) ⓒ천지일보 2021.5.20
여의도 시범아파트 설계도면, 1970년. (제공: 서울시) ⓒ천지일보 2021.5.20

◆ 여의도의 건물들… 시범아파트, 국회의사당, KBS·MBC·SBS, 63빌딩

4부에서는 1971년 완공된 국내 최초 중앙공급식 난방, 도시가스, 엘리베이터라는 최신식 시설을 갖춘 ‘여의도 시범아파트’ 등 여의도의 건물들을 주제로 구성됐다. 민간업자들이 적극 참여해 삼익‧은하‧한양아파트 등이 들어섰고, 80년대 이후 여의도의 위상을 자리매김한 국회의사당, 한국거래소, KBS‧MBC‧SBS, 63빌딩의 건립과정이 담겨 있다.

지어진지 50년이 지난 여의도 시범아파트는 여의도의 역사와 함께하였다. 1971년에 완공된 시범아파트는 국내 최초로 중앙공급식 난방이었고, 도시가스, 엘리베이터라는 최신식 시설을 갖추었다. 처음에는 접근성이 좋지 못하고 상가도 없어 인기가 없었으나 초·중·고등학교 설립으로 특수학군이 설정되자 엄청난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이후 민간업자들이 적극 참여하여 삼익, 은하, 한양아파트 등이 들어섰다.

1983년 KBS 이산가족찾기 여의도 광장 광경. (제공: 서울시) ⓒ천지일보 2021.5.20
1983년 KBS 이산가족찾기 여의도 광장 광경. (제공: 서울시) ⓒ천지일보 2021.5.20

◆ 여의도 ‘5.16 시민의 광장’… 6월 민주항쟁 이후 각종 시민대회·휴식공간

1970년 박정희 대통령은 5.16 광장 조성 이후 이후 반공행사, 교련대회, 국풍81 등 관제행사가 주를 이루었다. 1973년 빌리 그레이엄Billy Graham, 1983년 KBS 이산가족찾기 방송, 1984년 교황 바오로 2세의 방한 등의 행사로 점점 시민들이 참여하기 시작했다. 6월 민주항쟁 이후 1987년 제13대 대통령선거 유세, 각종 시민대회 개최 등을 통해 시민들이 목소리를 내는 광장으로 바뀌어 갔다. 조순 시장의 공원 추진화를 통해 1999년 여의도 공원으로 바뀌었고 시민들을 위한 휴식공간이 되었다. 

관람은 이달 21일부터 9월 26일까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 하루 3회(10~12시, 13~15시, 16~18시) 회당 예약 인원은 100명, 현장 접수 50명 이내로 무료 관람이 가능하다. 신종 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 운영 방침에 따라 별도 공지 시까지 사전예약관람제 및 현장접수제로 운영한다.

관람 예약은 서울특별시 공공서비스예약(yeyak.seoul.go.kr)에서 할 수 있다. 자세한 사항은 전화☎02-724-0274로 하면 된다.

배현숙 서울역사박물관장은 “서울역사박물관이 2019년에 발간한 여의도 조사보고서를 토대로 약 100년간의 여의도 역사를 새로운 시각으로 볼 수 있게 됐다”며 “이번 전시회를 찾는 관람객들이 여의도에 대해 이해와 공감을 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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