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들소리의 ‘소원성취 콘서트-월드비트 비나리’가 지난 24일부터 26일까지 국립중앙박물관 극장 용에서 펼쳐졌다. 24일 공연에 이참 한국관광공사장과 중요무형문화재 제68호 밀양백중놀이 보유자 하용부 선생이 무대에 올라 춤을 추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신명나게 소원 빌어 볼까나”… ‘얼씨구 좋다’ 추임새 터져나와

[천지일보=김지윤 기자] ‘지잉’하고 소리를 내는 징이 다른 국악기의 음과 어울린다. 사물놀이에서 흔히 듣는 징 소리가 아니다. 자고로 징은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가. 여러 개의 소리를 하나로 감싸 안아주는데 비나리에서 징은 개별 악기로 다른 악기의 소리와 섞인다는 느낌이 강하다.

개성 넘치는 징의 소리가 깃든 신명나는 음악이 첫 무대를 장식했다. 공연 초반부인데도 관객들은 들떠 있었다. 공연은 ‘소원성취 콘서트-월드비트 비나리’. 지난 24일부터 26일까지 용산 국립중앙박물관 극장 용에서 펼쳐진 공연은 연주자와 관객 모두 흥에 취했다.

들소리 단원들은 악기와 혼연일체가 됐다. 연주자들 역시 하나의 악기였다. 우리 민중음악 특유의 매력이 무대에 고스란히 나타났다. 관객석 여기저기서 ‘얼씨구 좋다’는 기본으로 각종 추임새가 터져 나왔다.

비나리는 ‘빌다’를 어원으로 앞길의 행복을 빌며 덕담하는 일을 가리킨다. 마당놀이를 바탕으로 관객들의 소원을 비는 공연은 성공과 사랑, 건강기원이라는 세 가지 테마로 ‘뱃노래’ ‘상사몽’ ‘오고타’ ‘들놀이’ 등의 곡으로 이뤄졌다.

단원들은 다양한 국악기를 다뤘다. 일반적으로 가야금 타는 연주자는 북과 같은 타악기 연주를 하지 않는데 들소리는 달랐다. 가야금을 타던 단원도 곧 북채를 잡고 능숙하게 소리를 만들어냈다. 이는 들소리만의 규칙이다. 단원들은 한 악기만을 다루는 게 아니라 다른 악기도 함께 연주해야 한다.

단원들은 소리까지 섭렵했다. 노래와 연주하랴 관객과 호흡하랴 눈뜰 새 없이 바쁠 것 같지만 이들은 무대를 즐겼다. 그들의 흥겨운 기(氣)는 관객들에게 전해졌다.

연주부터 쇼맨십까지 그들의 퍼포먼스는 완벽했다. 게다가 이참 한국관광공사장과 중요무형문화재 제68호 밀양백중놀이 보유자 하용부 선생이 무대에 올라 춤을 추고 연주하는 모습은 관객들에게 웃음을 안겨줬다.

공연은 무대에서 끝나지 않았다. 들소리는 마당놀이인 특성을 살려 로비에서도 공연을 지속했다.

이들의 흥겨운 무대는 7월 9일부터 시작되는 ‘여우 락(樂) 페스티벌’에서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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