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1년간 꾸려온 비상체제를 마무리하고 정상적인 당운영을 위해 전당대회 날짜를 다음달 11일로 정한 가운데 차기 당대표에 중진이냐, 초선급이냐를 두고 의견이 갈리고 있다. 그 와중에서 지난 14일 홍준표 무소속 의원이 국민의힘에 복당신청을 했고, 이에 따른 당내외 여론이 전당대회 경선만큼이나 뜨겁게 달궈지고 있다. 홍 의원은 전당대회 전에 복당하기를 원하지만 국민의힘에서는 당면 당대표 경선 등과 맞물려 있고, 일부는 신중론에다가 또 일부 의원들은 복당에 부정적 반응을 보이고 있어 홍준표 의원의 귀갓길은 멀고 험난하기만 하다.

홍 의원은 지난해 4.15 총선 과정에서 공천 갈등으로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을 탈당했지만 한번도 마음은 국민의힘을 떠난 적이 없다고 토로하면서 “억울하게 쫓겨나 1년 2개월을 풍찬노숙했다”고 호소하고 있다. 그렇지만 김기현 대표 대행 겸 원내대표는 “당장 급한 게 아니다”며 뜸을 들이면서 복당 절차는 아직 본격적으로 진행되지 않고 있는 상태에서도 홍 의원에 대한 복당 반대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려온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의 말을 빌리면, 홍준표 의원 복당은 ‘다 같이 망하기’ 때문에 이게 복당이 안 되는 이유임을 밝혔다. 지금까지 홍 의원이 발언한 막말 탓을 이유로 내세운 것 같은데 홍준표 의원은 그동안 많은 막말을 쏟아내기도 했다. 최근에는 야권의 유력 대선후보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대해 “우리 당 출신 두 대통령을 정치 수사로 구속한 사람에게도 입당을 애걸하고 있다”고 했고, 또 여권 대선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에게 견제구를 날리면서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대통령이 된다면 문재인 대통령은 1년 안에 감옥에 갈 수 있다”고 주장하는 등 여권 야권 가릴 것 없이 거침없는 공격성 발언을 하고 있다. 이러한 점들이 홍 의원 개인적 장·단점이라고 해도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득보다 실이 크다는 판단도 따를 것이다.

당대표를 지냈고 제1야당 대선후보까지 나섰던 홍준표 의원의 정치 감각이 뛰어나다는 것은 사실이다. 그렇지만 할 말 안할 말 가리지 않고 행하는 그의 폭풍 발언은 앞으로 대선 과정에서 야권에게는 분명 문제의 소지로 도출될 수도 있다. 보기에 따라 속 시원하다는 층도 있겠지만 막말에 싫증내는 국민들도 많을 터, 그래서 홍 의원에 대해 “저품격 정치 에너지가 너무 강하다”고 비판하면서 “윤석열 입당은 동반상승의 길이지만, 홍준표 입당은 동반몰살의 길”이라고 우려하는 하태경 의원의 진정성 담긴 말을 홍 의원은 골똘히 헤아려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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