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백신 접종자, 실내서 마스크 벗고 거리두기 안 해도 된다

[천지일보=이솜 기자] 미국 보건 당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마친 사람들에 대해 실내에서도 마스크를 착용하거나 사회적 거리두기를 할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로셸 월렌스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국장은 13일(현지시간) 백악관 코로나19 브리핑에서 “백신을 완전히 접종했다면, 유행병으로 인해 중단했던 일들을 시작할 수 있다. 우리 모두는 정상으로 돌아갈 수 있는 이 순간을 기다려왔다”며 이같이 권고했다고 CNN방송이 전했다.

월렌스키 국장은 “신나고 강력한 순간”이라며 “백신을 완전히 접종한 사람은 마스크나 신체적 거리두기 없이 크든 작든 실내외 활동에 참여할 수 있다는 최근 CDC 지침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월렌스키 국장은 코로나19 백신의 효능을 입증하는 증거들이 늘어나고 있다며 “이 백신들은 최근 미국에서 퍼지는 변이 바이러스에 대해서도 보호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면역력이 손상된 사람들은 마스크를 벗기 전에 의사와 상의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또 “버스, 기차, 비행기, 대중교통, 의료시설 등에서 마스크를 착용해야 하는 요구조건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말했다. 관계자들은 특히 일부 근로자들이 백신 접종을 받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어 일부 사업장은 마스크 착용이 필요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전염병이 악화할 경우 마스크 규제가 다시 돌아올 가능성도 열어뒀다. 월렌스키 국장은 “작년 이 바이러스가 예측할 수 없다는 것을 보여줬기 때문에 만약 상황이 악화된다면, 우리가 이 권고안을 변경해야할 가능성이 항상 있다”고 말했다.

백신 접종을 완전히 마쳤더라도 마스크 착용을 유지해도 괜찮다고 CDC는 전했다.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사람들은 그들 자신의 개인적인 선택을 해야한다”며 “(백신 접종자는) 실내외 감염 위험이 매우 낮지만, 그런 위험을 감수하고 싶지 않은 사람들도 있고 (이들은) 아무런 문제가 없으며 비판받아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현재 1억 5400만명 이상의 미국인들이 최소 한 번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했으며 1억 1700만명이 2차 접종까지 마쳤는데, 이는 미국 인구의 약 35%에 해당한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번 개정안을 두고 “백신을 접종한 수백만명의 미국인이 전염병 이전 활동으로 돌아갈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평가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채 이번 지침을 두고 “미국을 위한 멋진 날”이라며 “백신을 완전히 접종한 사람들은 코로나19에 걸릴 염려 없이 악수하고 포옹할 수 있다”고 말했다.

7월 4일까지 미국 성인의 70%의 백신 접종을 목표로 세운 바이든 대통령은 백신 접종자들에게 “애국적인 의무를 다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WP는 이번 지침에서 각각의 사업장과 아직 백신을 접종할 수 없는 12세 이하 어린이들에 대한 세부 지침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식품·소매업 노동조합은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이번 지침이 사람들에게 자주 노출되고 마스크 착용을 거부하는 필수 노동자들에게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지 않았다고 비난했다. 미국 식품 및 상업 노조 회장인 마크 페론은 WP에 “필수 근로자들은 여전히 백신 접종을 받지 않거나 지역의 코로나19 방역 지침을 따르지 않는 쇼핑객들을 위해 마스크 경찰 노릇을 하고 있다”며 “이들이 이제 백신 경찰까지 돼야 하나”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