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5일 ‘스승의 날’을 맞이해 권선초등학교 학생들이 선생님들에게 마음을 담은 손편지를 칠판에 장식하고 있다. (제공: 권선초교) ⓒ천지일보 2021.5.12
오는 15일 ‘스승의 날’을 맞이해 권선초등학교 학생들이 11일 선생님들에게 마음을 담은 손편지를 칠판에 장식하고 있다. (제공: 권선초교) ⓒ천지일보 2021.5.12

김영란법 이후 달라진 모습

손 편지로 감사의 마음 전해

편지로 완성된 꽃다발 전달

[천지일보 경기=이성애 류지민 기자] “선생님께서 항상 웃으며 인사해 주시면 저도 덩달아 웃게 돼요. 항상 감사해요!” “지킴이 선생님이 계셔서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었어요. 정말로 고맙습니다” “조리 선생님, 항상 영양가 있는 맛있는 급식을 만들어 주셔서 감사해요.”

오는 15일 ‘스승의 날’을 맞이해 권선초등학교 학생들이 선생님들에게 마음을 담은 손편지 글을 적었다. 학생들은 꽃 모양의 편지지에 정성스럽게 손편지를 적었으며 감사의 편지는 하나의 꽃다발 모양으로 완성되어 선생님께 전달된다.

특히 학생들은 담임교사뿐만 아니라 행정실, 조리실무사, 배움터 지킴이 등을 포함한 모든 교직원에게 감사의 마음을 표현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는 이때 손편지는 사회적 거리 두기로 보고 싶어도 만나지 못하는 가족들에게 또 선생님들에게 서로의 사랑을 전하는 기회가 되고 있다. 부정청탁방지법 일명 ‘김영란법’ 시행 이후 감사의 마을을 전하는 풍속도 확연히 달라졌기 때문이다.

김효은(42, 여, 수원 장안동)씨는 “아무래도 예전 같지는 않죠, 꽃 선물이나 손바닥 크기의 쿠키 만들어 선물하고 있어요”라며 “스승의 날을 잊지 않고 감사하는 마음을 갖도록 아이에게 가르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도 미국처럼 카드 쓰기, 칠판지우개에 스티커 붙여 선물하는 것 등이 대세인 것 같다”고 요즘의 풍경을 설명하기도 했다.

소규모 어린이집이나 사설학원에는 김영란 법에 저촉을 받지 않는다.

스승의 날 꽃편지. (제공: 권선초교) ⓒ천지일보 2021.5.12
스승의 날 꽃편지. (제공: 권선초교) ⓒ천지일보 2021.5.12

학원을 운영하는 오유철(39, 남, 수원 권선동)씨는 “스승의 날이라고 특별한 게 없습니다. 다만 저희들의 식사시간이 일정하지 않다보니 케이크나 쿠키 등 간식거리를 준비해 주는 부모님들이 가끔씩 있죠”라며 “입시학원이라 입시철에 성과에 따라 ‘좋은 선생님’ ‘감사한 선생님’이라는 소리를 듣곤 한다”고 미소를 지었다. 이어 “학원가는 사제지간이라기보다 서비스하는 시스템으로 가고 있다”며 “스승의 날보다 입시철이면 성적에 따라 상품권 정도 선물을 받곤 한다”고 전했다.

김유진(37, 여, 과천)씨는 “내 자식이라도 뚜껑 열릴 때가 있는데 선생님들이 고생하는 줄 아니까 김영란 법에 저촉하지 않을 정도로 핸드크림, 덧버선, 립스틱 정도 선물하는 것 같다”며 “저는 이번 스승의 날에 커피와 케이크를 선물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수원 권선초등학교(교장 김중복)는 스승의 날을 맞이해 13일, 14일 이틀간 전교생을 대상으로 감사의 편지쓰기 행사를 진행한다. 교사 및 교직원에게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표현하고 따뜻한 학교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추진된 이번 행사는 또래 상담반과 학생회 임원 주도로 기획됐다.

김재경 상담교사는 “코로나19로 지친 교직원들에게 서로 격려하고 응원할 수 있는 소통과 공감의 기회를 주고 싶다”며 “감사의 달을 맞아 사제 간의 관계를 회복하고 서로 고마움을 전하는 의미 있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소감을 전했다.

김혜신 권선초등학교 교감은 “이번 행사를 통해 스승을 존경하고 감사하는 마음을 다시 한번 되새기고, 스승의 가르침을 실천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며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묵묵히 헌신하고 있는 교원들에게 존경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실제로 코로나19의 여파 때문인지 스승이 근무하는 학교를 직접 방문하기보다는 비대면 방식으로 안부를 주고받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문구점을 운영하는 유현호(가명, 50대, 남)씨는 “5월은 가정의 달이라 가족, 선생님께 편지를 쓰려고 편지지를 사는 사람들이 다른 날에 비해 많아졌다”며 “전과 달라진 스승의날 문화를 실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기도교육청에서 제공하는 서비스 중 스승찾기 서비스를 이용한 채현주(여, 27)씨는 “스승의 날이 다가오니 정말로 뵙고 싶은 선생님이 있어서 용기를 내 신청했다”며 “기다리는 기간이 있어서 15일에 편지나 문자로 연락을 주고받을 수는 없겠지만 늦게라도 선생님께 감사함을 표현하고 싶다”고 전했다.

오는 15일 ‘스승의 날’을 맞이해 권선초등학교 학생들이 11일 선생님들에게 마음을 담은 손편지 글을 적고 있다. (제공: 권선초교) ⓒ천지일보 2021.5.12
오는 15일 ‘스승의 날’을 맞이해 권선초등학교 학생들이 11일 선생님들에게 마음을 담은 손편지 글을 적고 있다. (제공: 권선초교) ⓒ천지일보 202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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