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적과의 동침’… 연말부터 앱카드 하나로 모든 카드 결제 가능해진다

[천지일보=김누리 기자] 국내 카드사들이 각사의 간편결제시스템(앱카드) 개방에 상호연동 규격 개발에 나서기로 합의했다.

간편결제(페이) 시장에서 네이버·카카오페이 등 개방성과 확장성으로 결제시장을 잠식한 빅테크(IT대기업) 결제업체에 대항해 일종의 ‘오픈페이’ 형식으로 ‘적과의 동침’을 선택한 것이다.

이에 따라 이르면 올 연말 특정 카드사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에 경쟁업체 신용·체크카드를 등록해 쓸 수 있게 된다.

11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카드 등 7개 전업카드사와 BC·NH농협카드는 최근 여신금융협회 모바일협의체 회의를 열고 ‘앱카드 상호연동 API(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 규격’ 개발에 나서기로 했다.

현재 카드사들의 ‘페이’ 앱은 상호 간 배타성이 강해 자사 카드 결제용으로만 쓰인다. 일부 금융에서 카드 결제를 포함해 자사 은행·보험 등의 금융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통합 결제 플랫폼을 내놓거나 준비 중이지만 타사의 금융상품을 이용할 수 없는 상태다.

이는 간편결제 시장에서 빅테크보다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빅테크 간편결제는 국내 금융기관이 발행한 대부분의 카드를 등록할 수 있고 은행 계좌도 연결해 쓸 수 있기 때문이다.

카드사들이 ‘적과의 동침’을 선택한 이유다. 이번 앱카드 상호연동 API 개발로 간편결제 앱이 타사 카드에 개방되면 타사 카드를 앱에 등록해 결제할 수 있다. 간편결제 앱 하나로 여러 카드를 이용할 수 있는 기능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

해당 시스템은 이르면 올 연말에 상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각사의 시스템을 호환·연계하는데 기술적 협의가 필요하기에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간편결제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것인 만큼, 카드사들은 이달 중 앱카드 상호연동 API 개발을 위한 입찰 공고를 진행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