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상해진 죄수 나발니 (가디언 캡쳐)
앙상해진 죄수 나발니 (가디언 캡쳐)


작년 8월 독극물 노비촉 중독 증세로 쓰러진 러시아 반체제 인사 알렉세이 나발니의 전 주치의가 실종된 지 사흘 만에 발견됐다.

10일(현지시간) 가디언에 따르면 나발니의 옴스크 병원 주치의 알렉산드로 무라코프스키는 지난 7일 친구들과 함께 숲으로 사냥을 나선 후 자취를 감췄다.

그는 친구들과 함께 지내던 오두막에서 수 킬로미터 떨어진 곳에 산악바이크(ATV)를 두고 사라져, 실종 의혹을 불러일으켰다.

하지만 이날 무라코프스키는 사흘 만에 옴스크 지역 숲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현지 병원에서 건강검진을 받고, 모스크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모든 것이 정상이고 기분이 좋다”라며 “나는 혼자 살아남은 방법을 간직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무라코프스키는 “나는 숲에서 방향을 제대로 잡지 못했다”라며 “내일은 근무일이다”라고 덧붙였다.

경찰은 긴급구조대, 드론, 헬리콥터, 자원봉사자 등을 투입해 수색에 나섰지만 발견하지는 못했다.

 무라코프스키는 바실리 마을에 나타나기 전 숲속을 최소 45㎞ 이상 걸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탐사보도매체 바자는 무라코프스키가 선로에 버려진 차에서 자며 곰을 피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한편 나발니는 지난해 8월 모스크바로 이동하던 비행기 안에서 독극물 중독 증세를 보이다가 의식을 잃고 쓰러져, 이 병원에서 사흘동안 치료를 받았다.

무라코프스키는 지난 8월 나발니 상태에 대해 저혈당을 유발시키는 대사질환으로 진단하며 독극물 중독을 은폐한 혐의로 기소됐다.

또 그는 처음에 나발니가 치료를 위해 독일 베를린의 병원으로 가는 것을 거부했다. 이 때문에 나발니의 측근들은 러시아 병원 관계자들이 나발니가 독살되었다는 걸 보여주는 검사를 연기하려한다며 비난했다.

이후 나발니는 독일로 이송돼 독일 병원에서 5개월 간 치료를 받고 지난 1월 귀국하자마자 체포됐다. 그는 지난 2월에 횡령 혐의로 징역 2년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독일 정부는 나발니에게 사용된 독극물은 과거 소련이 개발한 '노비촉' 계열의 화학 신경작용제라고 발표했다. 이후 푸틴 정권의 암살 시도 의혹이 불거졌고 러시아 정부는 강력히 부인해 왔다.

무라코프스키는 이 사건 이후 옴스크 지역의 보건부 장관으로 승진했다. 이에 대해 나발니는 트위터에 “거짓말하고, 속이고, 지도부에 맞게 위조할 준비가 돼 있다면 승진을 할 수 있다”고 꼬집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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