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광복절인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에서 사랑제일교회·자유연대 주최로 열린 ‘8.15 문재인 퇴진 국민대회’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천지일보 2020.8.15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광복절인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에서 사랑제일교회·자유연대 주최로 열린 ‘8.15 문재인 퇴진 국민대회’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천지일보 2020.8.15

작년 코로나 2차 유행 부른

광복절 집회 악몽 재현될까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전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가 또 “문재인 하야”를 주장하며 오는 8.15일 집회 개최를 시사했다. 지난 2020년 전 목사 주도로 열린 8월 15일 광복절 집회에선 수백명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는 등 집단감염이 일어나며 대다수 국민이 마음 졸이며 확진자 추세를 지켜봐야 했다. 

여전히 교회발 집단감염과 코로나19 확산세가 그치지 않는 상황에서 8.15 집회 개최에 대한 우려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8일 유튜브 너알아TV 채널을 통해 진행된 ‘5.8국민대회’ 온라인 집회에서 전 목사는 ‘8월 15일 주사파는 역사에서 지워질 것’이란 제목의 발언에서 “대한민국을 어지럽힌 문재인 주사파 일당을 8월 15일을 기점으로 완전히 척결하자”고 주장했다.

전 목사는 또 “문재인을 서울 구치소에 쳐넣고 박근혜, 이명박을 우리가 다시 끌고 나와야 할 것”이라고도 했다. 이날 집회엔 김경재 전 한국자유총연맹 총재와 박찬종 변호사 등을 비롯해 이계성 대표, 응천스님 등 보수 성향 인사들도 참가했다.

그는 “주사파 일당들을 완전히 역사에서 처단하기 위해 우리는 8.15 대회 준비를 계속하고 있다”며 “우리가 이를 하지 아니하면 지금까지 일했던 모든 일들이 수포로 돌아갈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8월 15일 광복절 집회를 진행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다만, 지난 3.1절 집회와 같이 온라인으로 진행할지는 미지수다. 

전 목사가 광복절 집회를 예고하면서 ‘광복절 악몽’이 또다시 재현될까 우려가 나온다. 앞서 지난해 8월 15일 방역당국의 우려에도 강행된 광복절 집회로 인해 ‘코로나19 2차 유행’이 발생했다. 당시 수천명의 확진자가 전국에서 쏟아져 나왔다. 실제로 질병관리청(당시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2차 유행 시작 직전 7일 간인 8월 7일부터 13일까지 하루 ‘국내 발생’ 확진자 수는 평균 27.2명이었다.

그러던 12일 전 목사가 담임으로 있는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에서 첫 확진자가 나온 이후 이 교회에서 추가 확진자가 계속 나오면서 14일 국내 발생 확진자 수는 85명으로 13일에 발생한 47명보다 두 배 늘었다.

사랑제일교회는 관련 확진자가 빠르게 늘며 당시 주요 감염 집단이 됐다. 8월 이 교회 관련 누적 확진자 수는 19명(14일)→249명(16일)→457명(18일)→796명(22일)→1056명(31일)로 늘었다. 확진자는 주로 교인이었지만 점점 교인의 가족, 지인 등으로 퍼졌다. 특히 전국 각지의 신도들이 사랑제일교회를 방문한 탓에 감염은 지방으로도 퍼지기 시작했다.

그럼에도 전 목사는 지난해 보수 성향 단체들과 함께 광복절 집회를 이끌며 전국 신도들에게 광화문 집회 참가를 독려했다. 광화문 집회 관련 누적 확진자는 8월 18일 처음 발견된 뒤 104명(22일)→219명(26일)→307명(29일)→419명(9월1일)→510명(5일) 순으로 늘어 9월 23일 기준 623명까지 증가했다. 사망자도 10명가량 발생했다. 집회 관련 확진자가 늘며 광복절 집회를 허가한 법원이 비판을 사기도 했다.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지수대)는 사랑제일교회를 압수수색하고 명단을 확보했다. 경찰은 전 목사가 광화문 집회가 열리기 전 2주 동안 126만명에게 집회 참석 독려 문자를 11회, 약 1386만건 보낸 사실을 확인했다. 광복절 집회에 참석한 전 목사 또한 8월 17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치료를 받기도 했다. 전 목사를 적극 지지하며 집회에서서 발언까지 한 고령의 목사 1명은 코로나19에 감염된 뒤 회복하지 못하고 끝내 목숨을 잃었다.

전 목사는 현재도 ‘사랑제일교회 코로나19 감염은 바이러스 테러의 결과며 북한의 소행’이라는 주장을 굽히지 않으며 코로나19 유행의 연관성을 부인하고 있다. 전 목사를 따르는 신도들 역시 교회가 바이러스 테러를 당한 것이라 굳게 믿고 있다. 신도들 사이에선 정부에 대한 반감이 커지고 있다. 이미 올해 3.1절에도 서울 도심 곳곳에서 정부를 규탄하는 시위가 열리기도 했다.

최근 신규 확진자가 연일 600명을 웃도는 가운데서도 일부의 집단행동이 계속되고 있다. 수도권 비수도권을 가리지 않고 교회에서 계속 발생하고 있는 집단감염이 바로 이에 해당한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집단이기주의’를 멈추고 코로나19 방역에 한뜻으로 움직여달라는 호소마저 나온다. 전 사회적인 코로나19 위기 극복 움직임에 찬물을 끼얹는 행위를 자제하고 공동체 안전에 더이상 위협을 줘선 안된다는 일침이다. 

종교개혁자 마르틴 루터도 ‘이웃의 생명을 생각하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루터의 말이다. 

 “나는 하나님께 자비를 베푸시어 우리를 지켜달라고 간구할 것이다. 그리고 나는 소독하여 공기를 정화할 것이고, 약을 지어 먹을 것이다. 나는 내가 꼭 가야 할 장소나 꼭 만나야 할 사람이 아니라면 피하여, 나와 이웃 간의 감염을 예방할 것이다. 혹시라도 나의 무지와 태만으로 이웃이 죽임을 당하게 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만일 하나님이 나를 데려가기 원하신다면, 나는 당연히 죽게 되겠지만 적어도 내가 내 자신의 죽음이나 이웃의 죽음에 책임을 져야 할 일은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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