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칼럼] 소급입법금지원칙과 기본권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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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겸 동국대 법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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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국가의 실정법은 최고규범인 헌법을 정점으로 해 체계가 구축돼 있다. 국회가 제정하는 법률은 헌법에 근거해야만 정당성을 확보할 수 있다. 그래서 법률에는 합헌성 추정원칙이 적용되는데, 추정이란 언제든지 반대의 증명이 가능하면 뒤집을 수 있다는 점에서 위헌법률심판으로 헌법재판소가 위헌으로 결정하면 그 법률이나 법률조항은 효력을 상실하게 된다.

법률은 제정된 후부터 효력을 발생하기 때문에 법률이 만들어지기 전의 사실에 대해서는 적용할 수 없다. 이는 법률이 법률이전의 사실에 대해 불리하게 작용했을 때를 말하는 것이기 때문에 법률이 적용됨으로써 오히려 혜택을 보거나 유리해진다면 과거의 사실에 대해서도 적용될 수 있다. 형사사건에서 피고인에게 유리한 경우에 신법을 적용하는 것도 이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헌법은 제13조 제2항에 “모든 국민은 소급입법에 의하여 참정권의 제한을 받거나 재산권을 박탈당하지 아니한다”라고 해 소급입법금지원칙을 규정하고 있다. 물론 헌법은 참정권의 제한이나 재산권의 박탈에 소급입법을 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여기서 참정권이란 국정에 참여하는 것을 말하기 때문에 이에 해당하는 기본권으로는 헌법 제24조의 선거권과 제25조의 공무담임권이 해당된다. 그리고 재산권은 헌법 제23조에 규정돼 있다.

헌법은 이 조항에서 참정권의 제한과 재산권의 박탈을 말하고 있다. 참정권의 제한은 선거권이나 공무담임권의 제한이고 재산권의 박탈은 재산을 강제적으로 빼앗는 것을 말하는 것이기 때문에 기본권의 심각한 침해를 가져온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참정권은 민주주의와 국민주권의 실현을 위한 중요한 기본권이고 재산권은 인간으로서 생활하기 위한 경제적 기초가 되는 중요한 기본권이기 때문에 헌법은 특별히 이를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헌법은 양 기본권에 대해 소급입법을 통해 제한이나 박탈을 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여기서 소급입법은 법률이 과거의 사실에 소급해 적용되는 것을 말한다. 이 소급입법은 형법에서 형벌불소급원칙으로 적용된다. 형벌불소급원칙은 과거 발생한 행위에 대해 형사법을 만들어 소급 적용해 처벌하는 것을 말한다. 이렇게 어떤 행위가 있은 후 법률을 만들어 형사처벌한다면 누구든지 처벌대상이 될 수 있어서 법에 대한 신뢰는 없어질 것이다.

소급입법은 입법자에 의한 자의적 입법을 차단해 법에 대한 신뢰를 보호하겠다는 것이다. 또한 이로 인해 법적 안정성을 추구하게 돼 법치국가를 실현하고자 하는 것이다. 헌법은 소급입법금지원칙을 참정권의 제한과 재산권의 박탈에만 규정하고 있으나, 국민의 자유와 권리 등 어떤 기본권이든 원칙적으로 소급입법은 금지된다고 봐야 할 것이다. 물론 소급입법으로 혜택을 주는 경우는 예외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소급입법에는 사실관계가 완전히 종료된 후 만든 경우를 진정소급입법이라고 하고, 사실관계가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만들어진 경우를 부진정소급입법이라고 한다. 부진정소급입법은 적용대상이 되는 당사자의 신뢰를 보호하지 않아도 될 만큼 정당성이 있는 경우 허용이 되고, 진정소급입법은 원칙적으로 불인정한다. 그러나 공익적 필요가 중대한 경우와 같이 특단의 사정이 있다면 극히 예외적으로 인정될 수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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