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요모조모] ‘기성용 부자 투기의혹’을 보는 시선
[세상 요모조모] ‘기성용 부자 투기의혹’을 보는 시선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최창우 안전사회시민연대 대표

not caption

한국 사람이라면 기성용 선수를 기억하지 못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기성용이 골을 넣거나 골을 잘 배달해주는 장면을 보면서 감탄을 하곤 했다. 기성용을 좋게 기억하는 사람은 기 선수가 투기의혹을 받고 있다는 내용의 기사 제목만 봐도 마음이 불편할 것이다.

기성용과 기성용 아버지는 광주광역시 서구 금호동 일대에 4600평이 넘는 토지를 5~6년 전에 구입했다. 모두 56억원이 들어갔고 70%가 논밭이다. 농지는 헌법에 규정된 경자유전의 원칙에 따라 농사짓는 사람이나 농사를 지을 사람만이 소유할 수 있다. 기성용 이름으로 농지를 산 시점은 2015년과 2016년 사이다. 기 선수가 영국 프리미어리그 스완지시티에서 뛰고 있던 시점이다. 아버지가 아들 이름으로 농사를 짓겠다는 내용의 영농계획서를 행정당국에 제출했음에도 광주시 서구청은 농지매매를 승인했다.

언론에서 투기의혹을 제기하자 기성용 부자는 펄쩍 뛰면서 억울함을 토로했다. 기성용 아버지이자 광주 FC 전 단장인 기영옥씨는 “불법이 되는 줄 잘 몰랐던 점이 있을 수는 있겠으나 투기를 목적으로 땅을 샀다는 말을 듣는 것은 너무도 억울하다”면서 ‘축구센터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오해가 생긴 것일 뿐’이라고 했다.

기성용은 축구센터를 만들자고 한 “아버지께 모든 걸 일임했다”고 했다. “땅을 사는 것이 전혀 문제될 거라 생각해 보지도 못했다”면서 “농지가 있었는지 농지가 문제가 되는지 몰랐다”고 했다. 기 선수는 지금까지 돈을 탐하며 살아오지 않았다는 말까지 하면서 투기의혹을 강하게 부인했다. 이들 말이 모두 사실일 수도 있다. 하지만 토지매매의 실상을 살펴보면 의문투성이다. 기성용 아버지는 과연 농지법을 몰랐을까? 영농계획서 작성을 본인이 했다. 수십억원의 돈을 주고 농지를 사들이면서 농지법조차 모르고 땅을 구입할 수는 없는 일이다. 기 선수는 종로에 200억 짜리, 순천에 60억 짜리 건물을 보유하고 있기도 하다. 땅과 건물 소유에 이력을 가지고 있는 점을 생각할 때 더욱 믿기 힘든 주장이다.

법을 몰랐다는 기영옥씨의 말을 곧이곧대로 믿는다고 하더라도 의문은 여전히 남는다. 우선 농지를 어떻게 축구센터 건립 부지로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한 건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둘째, 산 땅은 근처에 군 공항과 탄약고가 있어 군사 보호지구로 지정된 곳으로 군의 허가 없이는 개발이 불가능한 걸 모를 수 없었다는 점이다. 셋째, 전체면적 4671평 가운데 절반이 넘는 땅을 불법 형질 변경해 중장비 차고지로 쓰고 있었다는 점이다.

기씨 부자가 땅을 사고 1년 반에서 2년 사이에 민간공원이 들어섰다. 이들 부자가 보유한 땅의 36%에 이르는 땅이 공원부지에 포함돼 보상금을 받았는데 차익이 6억원에 이른다. 나머지 땅은 최소한 2~3배 올랐다. 땅 투기한 사람들은 개발 정보를 사전에 입수하고 개발될 땅이나 개발 부지의 경계선에 있는 땅을 구입해 탐욕을 채웠다.

기성용 부자가 민간공원이 들어선다는 정보를 알지 못한 상태에서 땅을 샀을 수도 있다. 하지만 농지법까지 어겨가면서 축구센터 건립이 불가능한 땅을 구입한 건 분명한 만큼 강한 의혹을 갖지 않을 수 없다.

기성용 부자는 이 점에 대해 명확히 해명하지 않고 감성에 호소하거나 법을 몰랐다는 말로 넘어가려 하고 있다. 수사가 진행되고 있긴 한데 발본색원 차원에서 수사가 될지는 알 수 없다. 영농계획서 허위 작성과 농지불법 형질변경으로 농지법을 위반한 건 분명한 만큼 엄한 처벌이 필요하고 투기 여부에 대해 철저히 수사해야 한다. 유명인이라고 해서 슬쩍 넘어가면 안 된다.

광주 서구청 담당 직원들과 서구청장은 축구 선수 기성용이 농지를 사는 걸 몰랐을까? 대한민국 사람치고 기성용 모르는 사람이 없는데 공무원만 모를 수는 없는 일이다. 서구청은 뒤늦게 토지형질 변경을 문제 삼고 있다. 2400평에 이르는 넓은 땅이 차고지로 사용돼 왔는데 불법 형질변경과 사용 실태를 과연 몰랐을까? 검찰과 경찰은 관련 공무원을 엄정히 수사해서 사법처리할 것을 촉구한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천지일보
  • 등록번호 : 서울 아00902
  • 등록일자 : 2009년 7월 1일
  • 제호 : 천지일보
  • 발행·편집인 : 이상면
  • 발행소 : 서울특별시 용산구 청파로89길 31 코레일유통 빌딩 3~5층
  • 발행일자 : 2009년 9월 1일
  • 전화번호 : 1644-7533
  • 청소년보호책임자 : 황금중
  • 사업자등록번호 : 106-86-65571
  • 통신판매업신고번호 : 2013-서울용산-00392
  • 대표자 : 이상면
  • 「열린보도원칙」 천지일보는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고충처리인 강은영 02-1644-7533 newscj@newscj.com
  • Copyright © 천지일보 - 새 시대 희망언론. All rights reserved. mail to newscj@newscj.com  ND소프트
인터넷신문위원회 윤리강령을 준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