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 광주=이미애 기자] 코로나19 속 맞이한 어린이날인 5일 오후 담양군 메타세쿼이아랜드 ‘어린이프로방스’ 야외 놀이터에서 가족 단위 나들이객이 즐거운 한때를 보내고 있다. ⓒ천지일보 2021.5.5
[천지일보 광주=이미애 기자] 코로나19 속 맞이한 어린이날인 5일 오후 담양군 메타세쿼이아랜드 ‘어린이프로방스’ 야외 놀이터에서 가족 단위 나들이객이 즐거운 한때를 보내고 있다. ⓒ천지일보 2021.5.5

담양 ‘어린이프로방스’서 힐링
아이들과 ‘집콕’ 요리 즐기기
작은 ‘텐트’치고 도시락 나눠
꽃집 들러 ‘카네이션’ 준비도

[천지일보 광주=이미애, 김미정, 전대웅 기자] 최근 광주와 전남에서는 코로나19 확진자가 지속해서 발생해 집단 발생의 우려와 함께 방역 당국도 긴장하고 있다. 여수와 고흥에서는 n차 감염을 우려 사회적 거리두기를 2단계로 격상하기도 했다. 순천시도 상황이 좋지 않기는 마찬가지다. 이러한 분위기에 각 지자체는 어린이날 행사를 축소하거나 취소했지만, 야외로 나가는 나들이객은 오히려 붐볐다.

5일 어린이날을 맞아 본지는 광주 시내 한 대형 마트·꽃집, 전남 담양군 메타세쿼이아 랜드 주변 ‘어린이프로방스’, 목포 주요 관광지 등을 둘러보며 시민들과 만나 코로나19 속 변화된 가족 간 만남 형태와 힐링 문화를 살펴봤다.

담양군 어린이프로방스에서 만난 김정연(40, 광주시 북구 문흥동)씨는 “제발 코로나19가 어서 지나갔으면 좋겠다”며 “유치원에서도 가끔 확진자가 나오고 있어 매일 불안함의 연속이지만, 부모님 모시고 야외로 나와 자연 속에 앉아 있으니 숨통이 좀 트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어떤 가족들은 작은 텐트를 준비해 자외선을 피해 휴식을 취하면서 준비해 온 도시락을 나누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광주의 한 마트에서 만난 송선희(38, 광주시 북구)씨는 “어린이날이지만, 코로나19로 밀폐된 공간은 갈 수도 없고 가족끼리 만남도 자제하라고 해서 아이 선물 사주고 집콕 요리를 즐기기 위해 장을 보러 나왔다”며 휴대용 손 소독제를 지참해 자주 소독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 아이는 부모님께 받은 선물을 들고 만족해하며 몸짓으로 폴짝 뛰기도 했다.

[천지일보 광주=이미애 기자] 5일 오후 광주 북구의 한 꽃집(샤론꽃플라워)을 찾은 고객이 어버이날 선물로 미리 준비한 아름다운 ‘카네이션’을 조심스럽게 만져보고 있다. ⓒ천지일보 2021.5.5
[천지일보 광주=이미애 기자] 5일 오후 광주 북구의 한 꽃집(샤론꽃플라워)을 찾은 고객이 어버이날 선물로 미리 준비한 아름다운 ‘카네이션’을 조심스럽게 만져보고 있다. ⓒ천지일보 2021.5.5

동네 장난감 가게도 인산인해를 이뤘다. 장난감 가게를 찾은 박상현(가명, 30대, 남)씨는 “아이들에게 어린이날 선물을 사주겠다고 약속을 해서 가게에 왔다”며 “코로나는 이미 없어진 듯 가게에 사람이 너무 많아 다음에 다시 와야 하나 고민된다”고 말했다.

아빠와 함께 가게를 찾은 한 아이는 “사람이 너무 많으니 나중에 장난감 사자”며 사람이 몰리는 곳을 피하는 모습도 보였다. 어린이날 선물을 사기 위해 엄마 손 잡고 운암동에서 왔다는 이은선(6, 유치원) 어린이는 “소꿉놀이 화장대가 갖고 싶어 몇 달 전부터 엄마와 약속을 했다”며 얼굴을 손으로 가리며 수줍어했다.

광주와 인접한 담양군은 생태도시 관광지로 유명해 관광객들의 발걸음이 여전히 끊이지 않고 있다. 어린이날에도 ‘담양메타세쿼이아랜드’ 주변 어린이 프로방스 야외 놀이터에는 가족 나들이객이 제법 많았다. 멀리 보성에서 왔다는 차영은(50대)씨는 “코로나19도 피하고 아이들이 마음껏 뛰놀 수 있는 장소를 찾아 담양 어린이프로방스를 오게 됐다”며 “무엇보다 주변이 다 녹음이 짙어 그동안 쌓인 스트레스가 풀린다”고 흡족해했다. 그러면서 “곤충박물관에서 장수풍뎅이를 보며 자연스럽게 체험학습도 하고 공룡 조형물이 있어 아이들이 정말 좋아해 다음에 또 오고 싶다”고 극찬했다.

[천지일보 광주=이미애 기자] 코로나19 속 맞이한 어린이날인 5일 오후 한 어린이다 대형마트 문구 판매대에서 학용품 선물을 고르고 있다. ⓒ천지일보 2021.5.5
[천지일보 광주=이미애 기자] 코로나19 속 맞이한 어린이날인 5일 오후 한 어린이다 대형마트 문구 판매대에서 학용품 선물을 고르고 있다. ⓒ천지일보 2021.5.5

코로나19로 다수의 축하 기념행사가 축소되면서 어려움을 겪었던 꽃집 주인의 입가에도 오랜만에 미소가 번졌다. 꽃집을 운영하는 안종곤씨는 “아직은 꽃을 사러 오는 사람이 많진 않지만, 카네이션 화분 종류에 관심을 두는 고객들이 늘고 있다”며 코로나19 종식을 간절히 바라는 소망의 메시지를 전했다.

어버이날 선물로 미리 준비한 아름다운 ‘카네이션’을 조심스럽게 만지는 고객의 손길에서 부모님을 향한 애틋한 손길도 느껴졌다. 샤론꽃플라워 농원을 찾은 임숙경(30, 지침리)씨는 “코로나19 사태에서 맞이한 5월 가정의 달이지만, 부모님을 향한 고마움과 존경의 마음을 꽃으로나마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특히 정원을 꾸미기 위해 봄꽃을 사러 온 다른 고객들도 가족 간 만남 자제와 사회적 거리두기 등 코로나19 방역 수칙 준수에 따라 자유롭게 왕래할 수 없는 안타까운 마음을 표현했다.

어버이날 선물을 사기 위해 마트를 찾은 전대석(30대, 남, 목포)씨는 “코로나 때문에 벌이가 적어 봉투를 드리기는 어려워서 선물세트를 사기 위해 마트를 찾았다”며 “아무리 어린이날이고 쉬는 날이라지만 아이를 데리고 마트를 찾는 사람이 너무 많아 불안하다”고 푸념했다. 이어 “올해는 부모님께 영양식을 직접 해주는 거로 어버이날 선물을 준비한다”며 “힘들게 일하시는 부모님께 좋은 효도 선물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천지일보 광주=이미애 기자] 코로나19 속 맞이한 어린이날인 5일 오후 담양군 메타세쿼이아랜드 내 ‘곤충박물관’을 찾은 어린이 고객과 부모들이 전시된 살아있는 장수풍뎅이 등 곤충 체험학습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1.5.5
[천지일보 광주=이미애 기자] 코로나19 속 맞이한 어린이날인 5일 오후 담양군 메타세쿼이아랜드 내 ‘곤충박물관’을 찾은 어린이 고객과 부모들이 전시된 살아있는 장수풍뎅이 등 곤충 체험학습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1.5.5

목포에서도 인근 공원을 찾은 나들이객이 종종 눈에 띄었다. 목포 갓바위 인근 공원을 찾은 정은지(가명, 30대, 여)씨는 “코로나가 위험하긴 하지만, 그래도 아이들에게 좋은 추억을 만들어 주고 싶어서 함께 나왔다”면서 “다른 아이들과 함께 어울리지는 못하는 부분이 아쉽다”고 말했다. 또 “아이들에게 체험거리를 많이 선물해 주고 싶은데 코로나 때문에 제약이 너무 많다”며 “지금 시대의 아이들을 보면 안쓰럽다. 속히 코로나가 지나가길 바란다”고 푸념했다.

김영희(가명, 40대, 목포)씨는 “어린이날이라도 어디 못 가고 집콕하는데 이와 중에도 놀러 다닐 사람들은 다 다니더라구요. 이러다 확진자 쏟아져서 거리두기 연장되면 너무 억울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정열(41, 목포)씨는 “사람들과 접촉을 좀 피하려고 아침 일찍 실내체육관 공원에서 아이들과 산책을 했다”며 “아이들과 자주 나가지 못해 미안하고 어린이날이라도 코로나19로 행사도 많이 없어 아쉽다. 코로나 사태가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빨리 끝났으면 좋겠다”고 소망했다.

코로나19 시대 맞이한 5월 가정의 달, 지자체는 가족 간 행사 축소, 대면 만남 자제를 권고하는 분위기에서 광주 시민들도 이에 적극적으로 동참하는 분위기다.

한편 이날 만난 대부분의 시민은 “무조건 어디를 가지 말라고 통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코로나19를 극복하려는 국민의 노력, 정부와 지자체의 일관성 있는 코로나 정책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천지일보 광주=이미애 기자] 어린이날인 5일 오후 녹음이 짙은 담양 메타세쿼이아 가로수 길을 찾은 한 나들이객이 유모차에 아이를 태우고 느린 걸음으로 산책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1.5.5
[천지일보 광주=이미애 기자] 어린이날인 5일 오후 녹음이 짙은 담양 메타세쿼이아 가로수 길을 찾은 한 나들이객이 유모차에 아이를 태우고 느린 걸음으로 산책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1.5.5
[천지일보 광주=이미애 기자] 코로나19 속 맞이한 어린이날인 5일 오후 광주의 한 대형 마트에 어버이날 카네이션 꽃바구니 선물이 진열돼 있다. ⓒ천지일보 2021.5.5
[천지일보 광주=이미애 기자] 코로나19 속 맞이한 어린이날인 5일 오후 광주의 한 대형 마트에 어버이날 카네이션 꽃바구니 선물이 진열돼 있다. ⓒ천지일보 202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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