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시민불복종운동(CDM) 회원들이 미얀마 국경지역에서 군사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출처: CNN 홈페이지 캡처)
미얀마 시민불복종운동(CDM) 회원들이 미얀마 국경지역에서 군사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출처: CNN 홈페이지 캡처)

[천지일보=이솜 기자] 쿠데타로 일상을 잃은 미얀마 대학생과 의료진 등 시민들이 직장을 떠나 군부에 대항하고 방어하기 위해 군사 훈련을 받고 있다고 유엔이 밝혔다.

미얀마 치안 상황이 석 달 만에 최악의 상황으로 치달으면서 학생들이 군대에 자발적으로 들어가 총을 쏘고 훈련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4일(현지시간) CNN방송은 유엔 보고를 인용해 쿠데타에 항의하는 시민불복종운동(CDM) 일원들이 밀림으로 도망쳐 미얀마군으로부터 스스로를 방어하는 방법을 배우고 있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훈련을 받는 시민들은 군내 경계지역에 가서 총을 발사하는 법을 배우고 있다.

미얀마 반군 단체인 카렌민족연합(KNU)의 자체 무장조직인 카렌민족방어기구(KNDO)의 소령 네르다 보 마이아는 기초 훈련 프로그램을 지도하고 있다. 그는 “이는(훈련) 생명을 보호해야 할 책임”이라며 “만약 우리가 그들을 훈련시키지 않는다면 누가 그들을 도울 것인가”라고 물었다.

미얀마 인권단체인 정치범지원연합(AAPP)에 따르면 군부가 쿠데타를 일으킨 이후 반 쿠데타 시위를 유혈 진압하면서 지금까지 최소 769명의 시민이 숨졌다.

네르다 보 마이아는 자신이 지금껏 훈련시킨 200여명의 반 쿠데타 시위대 중 한 명도 총을 소지해본 적이 없고 많은 사람들이 아직 대학에 다니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그들은 꽤 젊고, 나이는 24~25세 정도며 일부는 간호사고 일부는 의사나 의료진이다”라고 설명했다.

네르다 보 마이아는 “민족 무장 단체들이 반 쿠데타 시위자들과 협력해 이 나라를 군사 독재에서 벗어나게 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무기를 다루는 법뿐 아니라 전투의 육체적 어려움에 대비하고, 응급 처치 기술과 기본적인 사격술도 배운다.

KNDO만 이들에게 훈련을 시키는 게 아니다. 많은 지역에서 나온 영상들에는 신병들이 “국민을 위해” “우리의 자유를 위해” “독립을 위해” 등의 구호를 외치는 모습이 담겨있다.

훈련을 받은 시민들은 각자의 도시로 돌아가 동료 시위자들에게 자신을 배운 것을 전수한다. 바고시에서 바리게이트를 관리하던 18세 남성은 많은 동료들이 훈련을 받기 위해 여행을 떠났다고 전했다. 그는 “이웃을 보호하기 위한 두 그룹이 있는데 다른 그룹은 훈련을 받으러 갔다. 그들은 돌아와서 우리에게 배운 것을 가르쳐 줄 것”이라고 말했다.

3~4주간의 기초 훈련을 받더라도 의사들과 학생들이 제대로 무장한 군대와 싸우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사실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그러나 네르다 보 마이아는 적어도 정신적으로 더 잘 갖춰진 상태로 도시로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군부와 거리에서 싸울 필요는 없지만 그들은 방어적이고 생산적인 다른 일을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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