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과 삶] ‘가정의 달’ 5월의 단상(斷想)
[생명과 삶] ‘가정의 달’ 5월의 단상(斷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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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재욱 충남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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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시인 T. S. 엘리어트가 그의 시 ‘황무지’에서 잔인한 달로 비유한 4월을 지나보내고, ‘계절의 여왕’으로 불리는 ‘가정의 달’ 5월이 열리고 있다. 5월이 ‘가정의 달’로 불리는 것은 어린이날(5일), 어버이날(8일), 한부모의 날(10일), 입양의 날(11일), 세계 가정의 날(15일), 성인의 날(17일), 부부의 날(21일) 등 가정과 관련된 기념일들이 많은 달이기 때문이다.

5월을 맞이하며 오랜만에 어린이날을 기념하는 “날아라 새들아 푸른 하늘을/ 달려라 냇물아 푸른 벌판을/ 오월은 푸르구나 우리들은 자란다/ 오늘은 어린이날 우리들 세상”이라는 어린이날 노래(윤석중 작사, 윤극영 작곡)가 떠오른다. 그리고 어버이날 노래로 불리는 ‘어머님 은혜(윤병춘 작사, 박재훈 작곡)’의 “높고 높은 하늘이라 말들 하지만/ 나는 나는 높은 게 또하나있지/ 낳으시고 기르시는 어머님 은혜 / 푸른 하늘 그보다도 높은 것 같애”라는 가사도 떠올려진다.

코로나19로 ‘집콕’하는 시간에 5월의 기념일들 중 ‘가정의 달’의 의미를 듬뿍 담고 우리에게 친숙하게 다가오고 있는 어린이날과 어버이날 그리고 부부의 날에 담겨져 있는 내용을 살펴본다.

‘어린이날’은 모든 어린이가 차별 없이 존엄성을 지닌 민주시민으로 바르고, 슬기롭고, 씩씩하게 자라도록 하는 어린이 사랑 마음을 높이기 위해 지정된 기념일이다. 어린이날은 우리 일상에서 당연하게 여겨지고 있는 기념일이지만, 전 세계적으로 어린이날을 지정하지 않은 국가들도 많다. 한 실례로 미국에서는 항상 어린이를 존중하고 사랑해야 하기에 굳이 어린이날을 정할 필요가 없다고 여기고 있다.

어린이날에서 ‘어린이’라는 말은 1920년에 소파 방정환 선생이 나이가 어린 아이들도 독립된 인격체로 대해야 한다는 취지로 나이가 적다는 의미의 ‘어린’에 사람을 나타내는 의존 명사인 ‘이’를 합성해 처음 사용한 말이다. 소파 선생은 1923년에 첫 아동 잡지 ‘어린이’를 창간하기도 했다.

우리나라의 첫 번째 어린이날은 1923년 5월 1일이었다. 일제시대 3.1 운동 후 1921년에 소파 선생 등이 주도해 창립한 ‘천도교 소년회’에서 1923년 5월 1일 창립한 ‘색동회’를 중심으로 어린이날을 공포하고 첫 어린이날 행사를 개최했다. 당시 기념행사에서 “희망을 살리자, 내일을 살리자” “잘 살려면 어린이를 위하라”는 표어로 어린이가 미래의 희망으로 강조됐다고 전해지고 있다.

이렇게 시작된 5월 1일의 어린이날은 일제의 방해와 감시로 5월 첫째 일요일로 바뀌었고, 실제로는 어린이 없는 어린이날로 이어지다가 해방 다음해인 1946년 5월 첫째 일요일을 어린이날로 부활했는데 이날이 바로 5월 5일이었다. 그 후 1961년에 제정 공포된 ‘아동복지법’에서 어린이날이 5월 5일로 정해졌고, 1975년 정부에서 5월 5일 ‘어린이날’을 공식 기념공휴일로 지정했다.

어버이의 은혜에 감사하고, 어른과 노인에 대한 경로효친의 전통적 미덕을 기리는 기념일인 어버이날은 1956년에 어머니인 여성에게 자부심을 심어주고, 어머니가 돼 자식을 훌륭하게 기르고 가르치는 마음가짐을 심어주고자 5월 8일을 국가기념일로 지정한 ‘어머니날’에서 유래한 기념일이다. ‘어머니날’에 대비하는 ‘아버지날’이 거론되기 시작하면서 1973년 박정희 대통령이 부모님에 대한 효를 강조하며 ‘어머니날’의 명칭을 ‘어버이날’로 변경하며, ‘어버이날’에 부모의 책임보다 자녀들의 의무가 중시되는 계기가 마련됐다.

어린이날이나 어버이날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부부의 날’은 부부 관계의 소중함을 일깨우고, 화목한 가정을 일궈 가자는 취지로 만들어졌다. 입하(立夏)와 망종(芒種) 사이 절기로 만물이 점차 생장해 가득 찬다는 의미를 담고 있는 소만(小滿)과 겹쳐 있는 21일 부부의 날은 부부간의 관계를 되새기고 화합을 독려하는 취지에서 제정된 법정기념일이다. ‘부부의 날’은 2003년 12월 부부의 날 제정추진 민간단체인 ‘부부의 날 제정추진위원회’가 부부의 날을 법정기념일로 제정해달라는 요청이 국회 동의를 거쳐 2007년 5월 21일이 국가공인 법정기념일로 지정됐다. 부부의 날이 21일로 정해진 것은 부부 두 사람(2)이 하나(1)가 돼 한 마음으로 지내야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5월을 지칭하는 ‘May’는 그리스로마신화의 ‘봄의 여신’인 마이아(Maia)에서 유래한 말이다. 따스한 햇살, 감미로운 바람, 높푸른 봄 하늘과 함께 맞이하고 있는 ‘가정의 달’ 가족 기념일에 아이들과 어버이 나아가 스승님들에게 ‘사랑해요, 고마워요 그리고 축하해요!’라는 말을 전하며 화목한 가정과 평온한 사회 환경을 일궈 나가는 마음을 나누는 시간을 가져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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