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문화칼럼] 어린이날과 미디어 콘텐츠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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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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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에서는 어린이의 마스크 착용이 인권 침해라는 지적이 비등했다. 관점에 따라서는 이해가 안 됐다. 하지만 영국인들은 코로나19에 상대적으로 덜 위험한 어린이들에게까지 의무착용이 개인의 의사 결정 권한을 침해한다고 봤다. 그런데 개인의 의사결정 관점에서는 인권 침해라고 할 수 있지만 공동체 관계성을 중시한다면 반대 의견도 가능할 것이다. 예컨대, 어린이를 매개로 다른 가족이나 교육 기관에 감염되는 인과 관계를 염려하는 한국과는 다른 방역 세계관이다. 그런 상황 속에서 영국은 유니세프 기금을 줄이고 코로나19에 관한 다른 예산에 쓰도록 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어린이들의 상황도 그렇게 좋지는 않다.

영국에서 비대면 학습 방식이 뇌 발달을 저해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는 단지 학습 진도가 느린 것이 아니라 학습 능력을 제대로 갖추지 못하기 때문에 이는 여러 면에서 심각한 문제점을 발생시킨다. 더구나 집안에 있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직접 접촉보다는 비대면 콘텐츠 접촉 빈도가 많아졌고, 어린이들을 타깃으로 삼은 부적절한 콘텐츠들이 많아지고 있다. 심지어 범죄에 이용당할 위험이 커지고 있다. 이에 사이버 보안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증가하고 이에 대응하는 안심 앱을 찾는 부모들이 늘었다. 하지만 거꾸로 자녀들을 지나치게 통제한다는 점에서 사생활 침해 문제가 불거지기도 했고 평점 테러나 청와대 국민청원에 관련 글이 게시되기도 했다.

전반적으로 어린이들이 실내에 있다 보니 안전사고만이 아니라 비만이 늘고 있는데, 이에 따라서 성조숙증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고 한다. 정신적인 불안요인이 되기도 하고 성장판이 일찍 닫히는 문제를 야기하기도 한다. 일찍 실내에서 생활을 하니 칼로리 흡수는 많은데 이를 대사량으로 소비하는 정도가 줄어들기 때문에 벌어지는 일이다. 또한 스트레스나 우울증과 같은 요인이 코로나 팬데믹에서는 가중요인이 될 수 있다. 한편으로 대외 활동이 적은 아이들이 대인 관계 적응을 하지 못하고 이 때문에 나중에 성인이 되었을 때 자칫 사회생활을 원활히 할 수 없을 지경이라고 한다.

그런 가운데 코로나19시대의 어린이날이 어김없이 돌아왔다. 올해 어린이날도 많은 행사들이 취소가 됐고, 비대면 온택트 콘텐츠 행사들이 많다. 외출은 적고, 아마도 선물 비용이 높아질 것이라는 조사 결과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한편으로는 해줄 선물이 딱히 어린이날에 없는 것도 코로나19 시대의 풍경이기도 하다. 그렇다고 코로나19 상황에서 어린이들이 어떤 어려움 속에 있고 이를 어떻게 문화적으로 치유할 것인지에 대한 모색과 실천 행위도 잘 보이지 않는다. 여전히 바람이 곧 지나갈 것이라고 예견할 뿐이다. 과연 그러할까. 지금도 미래 세대인 어린이들에게 어른이 됐을 때 갖게 될 결핍과 장애가 발생하고 있는데 말이다.

영화만이 아니라 방송 프로그램조차 어린이날이라고 해서 마땅히 추천할 수 있는 콘텐츠가 딱히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이제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어린이들을 위한 방송 프로그램조차 잘 제작되지 않는다. 있어도 SBS에는 ‘요리조리 맛있는 수업’같이 어린이 프로는 어른 요리 프로그램의 한계 내에 있곤 한다.

미디어 환경은 이미 변했다. 방송 프로그램이 아니라 유튜브 키즈 채널에 가면 어린이들에게 맞춤식으로 제작된 콘텐츠들이 범람하다시피 한다. 콘텐츠 성장은 미래 세대의 성장과 분리될 수 없었다. 미래 세대가 즐겨보는 콘텐츠가 어디에 있는가에 따라 그 미디어와 문화 지형의 미래는 달라졌다. 그 미래가 오지 않을 것 같지만 언제나 오고야 말았던 것이 그간의 역사였다. 어린이날에 어린이들이 어디에 모여 있고자 하는지 코로나19시대에도 여전히 지켜봐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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